카카오 이석우 대표 "무심사 정책, 특정 업체만을 위한 편의 아냐"
카카오 게임하기 서비스가 우리나라 모바일게임을 대표하는 플랫폼이 되면서 이 서비스의 움직임은 모바일게임 시장을 좌지우지할 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카카오톡 게임하기 무심사 입점 정책'은 "평소 내세우던 '상생'과 거리가 있다" "대형 업체에 편중되는 정책이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업계로부터 눈치를 받고 있는 중이다.
게임산업협회 기자연구모임에 초청된 카카오의 이석우 대표와 반승환 게임사업본부장은 이런 외부의 시선에 대해 "무심사 입점정책은 카카오에서 추구하는 상생 정책의 첫 단계"라며 특정 기업에 편의를 제공하고 있지 않음을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카카오가 생각하고 있는 상생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밝히며 앞으로의 발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Q. 카카오 게임하기의 무심사 입점정책이 대규모 게임 개발사의 편의만 고려하는 제도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석우 대표: 무심사 입정정책은 카카오에서 준비 중인 다양한 제도 변화의 라인업 중 첫 번째 단추일 뿐이다. 물론 이 자체로 완성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보완 요소가 발견된다면 기꺼이 수정할 것이다. 기준인 누적 매출 1억의 경우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게임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인 만큼 타당성 있는 기준이라 생각한다. 또한 만일 무심사 티켓을 주더라도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꼭 어느 쪽에 치우친 정책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반승환 본부장 : 이석우 대표님도 말씀하셨지만 절대 완성형의 정책이 아니며 앞으로 2차,3차 제도가 이어지면서 수정 여지가 있다면 언제든지 고쳐질 것이다. 그리고 특정 대형 업체만 신경쓴다는 것은 오해이며, 누적 매출 1억원 이상의 업체가 전체 업체의 60%에 달한다. 그 중 대형 업체는 약 10여곳 남짓이며, 실질적으로는 중소 개발사 가 더 많이 가져간다고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가 카카오 게임하기를 선보이기 전까지만 해도 대형 게임사들은 모바일 사업에 소극적이었으며,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성과가 충분히 나왔기 때문에 대형 게임사들이 참여하게 된 것이다. 지금 우리가 진행하는 정책들은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과정의 하나로 봤으면 하며, 단편적인 면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
Q.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정책은 카카오가 이야기하는 '상생'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반승환 본부장: 예를 들어본다면 과거 대형 퍼블리셔로부터 투자받은 소규모 개발사가 6개월 정도 열심히 게임을 개발한다고 해서 카카오 게임하기 입점 심사를 통과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물론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번 제도가 도움이 되는 업체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석우 대표: 중소기업, 대기업 어디든 간에 가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면 그 것을 게이머들에게 온전히 전달하는 것이 진정한 '상생'이라고 생각한다. 있는자와 없는자라는 이분법적으로 나눠서 없는자만 챙기는 것을 '상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Q. 그렇다면 신규 개발사나 사전 검증이 어려운 업체들은 혜택을 받기 어려운데?
이석우 대표: 우리는 입점에 대한 여러 의견들을 듣고 그 중에서도 가장 빨리 내릴 수 있는 조치를 먼저 발표한 것이다. 당연히 이것은 전체 조치에 있어 첫 단계에 지나지 않으며, 앞으로도 수 차례의 개선 작업을 통해 대부분의 입점 업체들이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갖춰갈 것이다. 좋은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지 카카오에 이야기해도 좋다. 우리도 처음 시도하는 것이기에 참고할 만한 곳이 많지 않아 시행 착오가 많기 때문이다.
Q. 카카오 게임하기 입점시 해당 게임 수익의 20%를 수수료로 지불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반승환 본부장: 수수료는 상대적인 것으로 처음 우리가 제도를 만들면서 참조했던 페이스북 웹게임의 경우 수익의 30%로 책정돼 있다. 우리의 20% 수수료가 많게 느껴지는 것 역시 구글과 애플이 수익의 30%를 먼저 가져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수료의 차등화 이야기도 많이 들리는데, 이 부분은 우리도 논의 중이다.
이석우 대표: 한 가지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수익 20%를 가져가는 것'이 꼭 지켜져야 할 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충분히 바뀔 여지는 있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모바일게임 업계의 성장에 기여한 것을 생각했을 때 수수료 20%가 터무니 없는 수준인지는 생각해 봤으면 한다. 카카오 게임하기가 생기기 전에는 '룰더스카이'와 같은 게임들이 대박을 쳤을때 한달에 벌어들이는 돈에 대단하다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지금은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한 게임이 하루에 10억 매출을 올리는 게임이 나올 만큼 시장 규모가 커졌다. 과연 어느쪽이 더 이익인가를 고려했을 때 카카오 게임하기의 20%가 인정을 못 받을 수준인지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Q. 그 동안 카카오는 '수익보다 상생을 추구한다'라고 누차 강조해왔는데, 지금의 모습을 보면 수익 추구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석우 대표: 카카오 게임하기에 들어온다고 해서 무조건 수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이는 단지 절차상의 문제일 뿐이며 수익은 입점과는 다른 문제로 봐야 할 것이다.
Q. 일부 업체들은 대형 퍼블리셔들을 통하는 게임들이 마케팅 지원을 받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런 혜택을 못 받는 업체에 대한 카카오의 지원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반승환 본부장: 애니팡이나 드래곤플라이트 같은 게임들은 대형 게임사들이 모바일게임에 뛰어들기 전에 입점해 성공을 거뒀으며, 이는 당시 시장에 경쟁작이 적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카카오 게임하기에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으며, 블록버스터급 게임들도 늘어나고 있으나 게이머들의 눈높이 또한 매우 높아졌다. 과거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게임의 퀄리티가 뛰어나야 하고 업데이트도 철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카카오 게임하기가 마케팅에 100% 좌우되는 것 같지는 않으며, 게임성쪽에 더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쿠키런'은 '윈드러너'라는 시장 1위 게임이 있었음에도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했으며, 최근 출시된 '회색도시' 역시, 비주류 장르의 게임임에도 다운로드 순위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이들 게임들에는 특별한 마케팅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 만큼 현재 중소 개발사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Q. 카카오쪽에서 안드로이드와 iOS 동시 발매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 안드로이드와 iOS의 비율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때문에 개발사측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반승환 본부장: 개발사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게이머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애니팡'이나 '드래곤플라이트'는 초기에는 안드로이드 버전만 있었고 때문에 하트와 같은 아이템을 보내도 응답이 오는 사람과 오지 않는 사람으로 갈렸다. 카카오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단절이 생기는 것이다. 이에 서비스에 조금 더 신경써야 한다는 생각에 동시 발매를 결정하게 됐다.
Q. 카카오 게임하기가 성공한 이후 카피캣 게임들도 많아졌다는 점에 대한 지적도 많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반승환 본부장: '애니팡'이나 '다함께 차차차' 등의 게임이 논란에 휘말린 것에 대해서는 우리도 잘 알고 있지만 이는 플랫폼이 직접 관여해 판단을 내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석우 대표: 우리와 같은 사업자가 표절이다 아니다를 판단하는 것은 일종의 월권이 되기 때문에 법원 역할을 할 수 없다. 즉 카카오가 표절이라고 단정짓는 것 자체가 그 게임에 대한 권리 침해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문제가 생겼다면 이것은 법원에서 당사자들끼리 처리해야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결법이다. 우리가 심사하는 부분은 게임의 명백한 하자나 음란성에 대한 부분이지 저작권은 간섭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Q. 그렇다면 카카오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이석우 대표: 가장 고민하는 것은 개인 정보에 대한 것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때를 보면 아시겠지만 순식간에 많은 정보가 풀려버릴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리가 가장 걱정이 되고 있다. 참고로 카카오의 개인 정보 총괄 담당자가 바로 나다. 만약 여기서 잘못되면 내가 바로 감옥에 가게 되는 것이다.(웃음)
Q. 해외 시장을 보면, 특히 일본쪽 모바일 플랫폼은 경쟁 제품인 '라인'에 거의 다 점령된 분위기인데?
이석우 대표: 물론 그렇긴 하지만 아직 게임이 끝났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Q. 시장 진입만 하더라도 카카오가 라인에 비해 먼저 들어갔음에도 현지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상대의 공격적 마케팅에 밀렸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이석우 대표: 경영의 핵심은 한정된 리소스를 어떻게 분배하느냐다. 그때 이야기로 돌아가보자면 당시 일본에서 라인이 마케팅이 시작할 때 한국에서는 틱톡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던 상황이었다. 그 때 우리는 카카오톡의 플랫폼 개선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했기에 1년 정도는 신규 기능 추가와 같은 것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당시는 별 다른 수입원이 없었기에 일본서의 대규모 광고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만일 그런 것을 고려치 않고 일본 시장을 바라봤다면 지금은 한국은 틱톡 세상이 됐을지도 모른다. 모든 일에 있어서 집중해야 하는 것을 결정해야 하기에 당시의 우리의 선택에 대해 잘못됐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Q. 카카오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모바일에서 네이버와 같은 위치에 오르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석우 대표: PC와 모바일은 성격이 같을 수 없다. PC 플랫폼은 기능이 추가될수록 가치가 올라가겠지만, 모바일은 반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PC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며 대표적인 예로 네이버톡이 그 많던 부가 서비스를 털어내고 왜 써야하는지에만 집중한 결과 라인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해 인기를 얻고 있음을 들 수 있을 것이다. PC 포털은 트래픽을 끌어오는 구조라면 모바일 포털은 반대로 던져주는 구조이며 다른 콘텐츠를 잘 연결해주는 것이 카카오의 궁극적인 목표라 할 수 있다.
Q. 그렇다면 사업적인 목표로는 어떤 것을 가지고 있나?
이석우 대표: 2016년까지 안정적 수익을 내는 100만 파트너사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Q. 그렇다면 이는 해외 기업에도 해당되는 것인가?
이석우 대표: 플랫폼의 원활한 역할을 위해서는 사용자 기반이 잘 갖춰져야하는데 현재는 한국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해외 진출시에는 전혀 다른 시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는 아직 여타 라이벌사들에 비해 자금이나 인원이 충분하지 않기에 지역 대 지역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현재는 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와 같은 동남아 권을 타겟으로 삼고 있으며 한류가 친숙한 곳들이 주요 거점이 될 것이다. 때문에 이 100만 파트너사에 대한 것은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국내 한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3년 내로 카카오톡이 해외에서도 플랫폼으로 자리잡는다면 더 좋은 성과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Q. 현재로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수익이 나오는 곳은 대부분 게임사 아닌가. 그렇다면 한쪽에 치우치지 않을런지.
이석우 대표: 그룹으로 묶자면 그 중에서 게임 그룹이 가장 큰 것일 뿐 다른 것도 분명히 존재한다. 우리를 플랫폼 삼아 수익을 내는 업체를 많이 만들어내고자 한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
Q. 현재 '한국 스마트모바일서비스협회'의 회장을 겸하고 있는데, 향후 추진할 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이석우 대표: 협회는 모바일 서비스업체의 목소리를 내 줄 단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설립하게 됐다. 솔직히 지금 있는 기관들은 순수하게 모바일 업계의 입장을 대변해 주는 곳은 아니지 않나? 추후 어떤 일을 할 것인지는 지금 논의 중이며, 지금은 우리와 뜻이 맞는 회사를 모집하고 있는 단계다. 현재 미래창조과학부쪽 단체로 등록돼있어 이쪽과 소통하면서 정책관련 혜택이 어떤 게 있는지 알아보고, 산업 자체를 성장시키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논의해 나가려한다. 미래창조과학부쪽도 잘 해보려는 의욕이 있는 것 같다.
Q. 카카오가 어떤 기업으로 인식되고 기억되길 바라나?
이석우 대표: 항상 참신하고 신선한 기업으로 기억됐으면 한다. 사용자들의 의견에 최대한 귀를 기울이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잘 반영되는 회사였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잘 해왔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일을 이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