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선택]색다른 달리기가 필요하다. 팔라독미니와 스피릿캐처

현재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런게임이 대세인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윈드러너와 쿠키런이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치던 몇달 전에 비하면 다소 주춤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윈드러너 흥행과 동시에 개발을 시작한 신작들이 수십종 몰려나오면서 현재 게임 시장에서 런게임이 차지하고 있는 양적인 비중은 과거보다 훨씬 늘어난 상태다.

다만, 현재 출시된 런게임들은 기존 런게임들의 인기 공식을 그대로 따라하다보니 게이머들에게 새롭다는 이미지를 전혀 주지 못하고 있다. 세계관을 바꾸고, 타격 액션을 더하는 등 몇가지 변화점을 더해서 출시하고는 있지만, 껍데기를 벗기고 알맹이만 살펴보면 전부 윈드러너나 템플런에서 한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올해 초 다함께 차차차 때처럼 표절 논란이 공론화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런게임들의 성적을 보면 게이머들이 비슷한 게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쿠키런과 데빌메이커가 증명했듯 기존 게임의 인기 공식을 따라했더라도 자기만의 확실한 특색을 확보할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이번주 개발자의 선택 코너에서 다룰 게임은 런게임의 흥행 공식을 자신만의 개성으로 소화한 팔라독 미니 for Kakao와 스피릿캐쳐 for Kakao다.

팔라독미니 스크린샷
팔라독미니 스크린샷

팔라독 미니는 카카오 게임하기가 없던 시절에도 이미 개발력을 전세계에 과시한 페이즈캣의 대표작인 팔라독의 후속작이다. 굳이 카카오에 합류하지 않아도 강력한 게임에 for Kakao가 붙었으니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한 일. 출시 후 바로 3위에 등극하면서 전작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액션 디펜스 장르인 팔라독 미니에서 런게임을 얘기하는 이유는 카카오에 합류하면서 기존 팔라독에 런게임의 흥행 공식을 더했기 때문이다. 기존 팔라독은 적과 싸우면서 전진하다보면 보스 몬스터가 등장하고, 이기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구조이지만, 팔라독 미니는 런게임처럼 최대한 많은 거리를 전진하는 것을 겨루는 게임이다.

사실, 런게임처럼 전진하는 거리를 친구들과 경쟁하는 것은 기존 디펜스 게임에서도 이미 등장했던 방식이다. 하지만 팔라독 미니가 똑같은 방식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독특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은 여기서 퍼즐 요소를 더했기 때문이다.

팔라독미니 스크린샷
팔라독미니 스크린샷

팔라독 미니에서 적과 싸우면서 전진을 하다보면 하단부에 여러가지 모양의 블록이 쌓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블록들은 유닛 소환과 직접 공격을 담당하는 것들로 블록을 클릭하기만 해도 자동으로 소환과 공격이 이뤄진다.

재미있는 점은 이 블록들이 같은 모양이 연이어 있을 때 합쳐져서 더욱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블록이 쌓이는 순서는 무작위이니 블록을 합치기 위해서는 중간에 방해되는 블록을 먼저 사용해서 없애야 한다는 얘기. 적들은 절대 기다려주지 않으니 강력한 블록이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리기만 할 수도 없으며, 블록 합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마구 눌렀다가는 갈수록 강력해지는 적들 때문에 금방 다시 시작하기 화면을 보게 된다.

화면을 터치하기만 해도 게임이 진행되는 단순한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디펜스 게임이면서 런게임의 경쟁 요소를 갖추고, 퍼즐의 재미까지 더한 종합 선물 세트 같은 게임이다.

스피릿캐처 스크린샷
스피릿캐처 스크린샷

스피릿캐처는 처녀작 드래곤플라이트로 단숨에 국민 게임 개발사 반열에 오른 넥스트 플로어에서 두번째로 내놓은 게임이다. 드래곤플라이트로 스마트폰 슈팅 게임 장르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개발사의 신작 답게 런게임 장르이면서도 기존과는 다른 느낌의 런게임으로 만들어졌다.

스피릿캐처는 외견상으로는 기존의 런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화면에 캐릭터가 뛰어가고 있고 조작 버튼으로는 점프 버튼 하나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들이 등장했을 때 점프 버튼을 눌러보면 기존 런게임과 확연히 다른 요소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체인 콤보 액션이다.

스피릿캐처에서는 캐릭터가 마치 영화 타잔에서 주인공이 덩굴을 타고 정글을 이동하는 것처럼 적들에게 체인을 걸어 줄타기 액션을 할 수 있다. 공중에서 체인을 연속적으로 걸어 공중에 오래 있을수록 콤보가 쌓이면서 고득점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냥 뛰어가는 것이나 체인을 걸어 줄타기 하는 것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직접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난이도나 속도감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냥 앞에 다가오는 장애물을 점프로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체인을 걸어 공중으로 이동을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지상의 장애물과 공중의 적, 양쪽을 모두 신경써야 하며, 체인콤보를 오래 유지할수록 고득점을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존 런게임에 비해 확실히 어렵게 느껴진다. 또한, 체인이 고무줄 같은 느낌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캐릭터의 탄력있는 움직임에서 오는 속도감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스피릿캐처 스크린샷
스피릿캐처 스크린샷

칭찬할만한 것은 이처럼 다른 느낌을 기존 런게임에서 버튼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이 원버튼으로 구현했다는 점이다. 게임의 새로운 재미만을 생각하다보면 기존 게임에 비해 조작이 불편해지면서 게이머들에게 적응을 요하는 경우가 많은데, 게이머들에게 별도의 적응 과정을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재미라는 목적을 달성한 것은 드래곤플라이트의 신화가 우연이 아님을 증명해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다만, 속도감을 너무 중요시하다보니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순식간에 전환되는 화면 스크롤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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