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러너, 하늘을 날던 돼지는 결국 늑대에게 먹히게 되고…
게임명 : 돼지 러너 for Kakao
점수 : 6/10
한줄평 : 기본에 충실한 미니 게임. 흥미를 자아내는 컨셉으로 승부하다
돼지 러너는 시작부터 흥미를 자아내는 게임이다. 돼지가 하늘을 난다는 컨셉을 비롯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개그코드를 가득 채워놓았다. 이 게임의 퍼블리셔인 아프리카TV(개발사 블리스소프트)가 게임의 첫인상을 좋게 하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게임의 시작은 이렇다. 탐욕스러운 늑대가 입맛을 다시며 달려가고 있다. 그 늑대의 한 손에는 뷔페에서 볼 수 있는 스테인리스 음식 접시가 있고, 우연히 늑대가 넘어지면서 접시 안에 있던 돼지는 점프해 탈출한다.
돼지가 선택한 공간은 하늘. 밑에서는 여전히 늑대가 입맛을 다시고 있기 때문에, 돼지는 계속 하늘 위에 있어야 한다. 날지 못하는 돼지가 어떻게? 바로 지나가는 새들을 계속 밟아가면서다. 견우와 직녀 이야기처럼 돼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새들은 그렇게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했나 보다.
조작은 카카오톡을 통해 출시되는 게임답게 간단하다. 좌우 두 개의 이동 키만 있다. 시작하면서 새들이 하늘에 랜덤으로 마구 날아다니기 때문에 돼지가 아래로 떨어지려고 하면 좌우로 조정해서 새를 밟으면 된다.
첫 인상은 ‘가만히 있어도 웬만큼 돼지가 알아서 날아가네?’다. 별 다르게 할 것 없이 좌우로 살짝 살짝 이동을 하면 되었다. 하다 보니 다양한 아이템이 나온다. 햄버거나 자석처럼 먹어서 좋은 효과를 주는 것도 있고 구름처럼 화면을 가리거나 폭탄처럼 체력을 깎는 나쁜 효과를 주는 놈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게임 내에 딸기가 나오는데, 그것을 먹으면 체력이 살짝 회복된다는 것 역시 알게 된다. 가끔 전기봉이 나오는데 닿으면 죽는 다는 것도 파악된다.
이쯤 되면 게임의 파악은 끝난 셈이다. 열심히 돼지의 체력을 아껴가면서 나쁜 아이템을 피하고 계속 공중에서 살아남으면 된다.
그냥 둬도 돼지가 적당히 살아남는 게임이지만, 본격적으로 점수를 높이겠다고 마음 먹어보니 생각만큼 그렇게 녹록하지가 않다. 딸기를 먹는데 치중하게 되고, 시시때때로 나오는 나쁜 아이템들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되고, 좋은 아이템은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신경을 써서 먹게 된다. 하늘 위에 떠다니는 동전이나 과일 등도 점수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다.
적당한 랜덤성에, 적당한 중독성, 적당한 긴장감 등 밸런스 적으로 딱 알맞다. 게이머들이 처음 다가가기에 무리가 없고 쉽게 플레이가 가능하며 가볍게 즐기기에 좋다. 컨셉을 통해 입소문도 잘 날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이 없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일단 돼지의 비행 거리가 정해져 있다. 30번 40번 반복 플레이 해도 돈을 쓰지 않고는 도저히 더 늘릴 수 없는 거리가 정해져 있다. 대충 1만5천미터 정도일 것이다. 레벨 또한 미션제로 운영되는데, 돈을 써야 다음 레벨로 갈 수 있게 짜여져 있다. 게이머가 신경써서 최대한 잘하면 피버를 한 번 정도 더 할 수 있게 밸런스를 맞추는 게 좋지 않았을지.
외부 리뷰를 썼을때 주는 코인도 너무 적다. 또 열심히 동전을 모아 캐릭터를 레벨업 시켜 보았는데 거의 티도 안나서 허탈하다. 매출적인 측면에서 아이템의 가격과 기능을 너무 빡빡하게 걸어놓은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날뛰어도 결국 돼지는 다시 늑대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열심히 날다가 체력이 다한 돼지는 늑대의 음식 접시 속으로 들어가면서 게임이 오버된다. 마음이 아프다. 조종하며 잘 날던 내 돼지가… 늑대의 한끼 식사로 사라지다니..
여튼 이 게임은 컨셉부터 플레이 중간까지 딱 즐길만 하다. 게임 내에 부분 유료화 부분이 빡빡한 만큼 마케팅으로 푸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다. 야심차게 시작한 아프리카TV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맛이다.
기자의 선택 : 이왕 깔아놓은 거 지우지 않고 한 번씩 꺼내서 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