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경 기자의 ‘주간 모바일게임의 맥(脈)’
9월 넷째주, 길었던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날씨도 선선해지며 엄연한 가을로 접어들었다. 여전히 양대 스마트폰게임 매출 순위 1위는 '몬스터 길들이기 for Kakao'가 지키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상위권의 큰 변화는 없는 편이다. 과거 온라인게임의 경우 연휴 기간에는 '반짝'하는 게임들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스마트폰게임의 경우 사용자층이 넓고 기존 매출이 특정층에 집중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휴 특수를 보인 게임은 전반적으로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주간 모바일 이슈>
킹의 '캔디크러시사가 for Kakao'가 페이스북 버전에 이어 카카오 매출 순위에서도 큰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두었고 카카오 게임하기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며 큰 이슈가 되었지만 기존 게임과 연동이 되지 않는 문제로 매출에서
부진할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카카오의 넓은 인맥 관계를 통한 하트 수급, 미션 개방 등의 이유로 카카오 버전의 '캔디크러시사가 for Kakao'는 현재 10위권을 위협할 정도의 매출 상승을 기록 중이다. 현재 페이스라면 10위권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400개의 스테이지가 넘는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만큼 롱런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초기 스마트폰게임 시장 매출을 리딩했던 액토즈소프트의 '밀리언아서' 겅호의 '퍼즐앤드래곤'은 구글플레이 2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조만간 순위권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생겼다. 두 게임 모두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둔 후 국내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지만, 이미 일본 시장에서도 1년 정도의 라이프사이클이 게임의 한계로 평가받은 만큼 한국 시장에서도 사용자 층이 서서히 옅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 및 서비스가 지속되고 있지만 스마트폰게임의 특성상 하드코어해지는 콘텐츠의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온라인게임 수준의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는데, 사용자들 간의 경쟁에서 뒤쳐지는 결과가 발생하면서 게임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지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결국 지출로 그 부분을 메워나가야 하는데 서비스 1년을 바라보는 게임들이고 돈을 들이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신작들이 연이어 발매되는 것이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앱스토어에서는 밀리언아서가 3위, 퍼즐앤드래곤이 11위를 기록 중이지만, 구글플레이와 비교해 매출 부분에서 큰 차이가 있는 만큼 전반적인 사용자 감소 및 매출 하락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직, 구글플레이 순위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앱스토어 순위에서는 신작 '피파14'가 17위에 랭크되었으며, 인피니티블레이드3 역시 2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만한 게임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외에도 국내에서는 지난 26일 일본의 RPG 명작 파이널판타지5가 100% 한글화 되어 발매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중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의 완성도와 재미를 자랑하는 만큼 올드 및 코어 사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 RPG에 관심이 있고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사용자라면 다운받아서 즐겨도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할 수 있다.
다만 가격은 다소 비싼편이다. 과거 시리즈에 비하면 저렴하지만 최근 무료 게임이 대세가 모바일 시장에서 18,000원이란 가격은 사용자들에게 부담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있다. 게임의 출시를 기념해 일주일 동안 30%가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으니 구입할 사용자들은 서두르는 것이 좋다. 게임은 티스토어, 올레마켓, LGU+, 네이버 N스토어에 출시됐다.
<화요일 카카오 게임하기>
지난 24일 발매된 신작 카카오 게임하기에는 '매일매일 벽돌깨기 for Kakao' '스트리트라이더 for Kakao' '마이티피기 for
Kakao' '솔리테어리그 for Kakao'가 서비스됐다. 전반적으로 매출 상승이 예상되는 게임은 없지만 매일매일 벽돌깨기와 솔리테어리그
정도는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컴투스의 매일매일 벽돌깨기는 지난주 위메이드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두근두근 바운스: 영계의 역습 for Kakao'과 마찬가지로 고전 게임인 '알카노이드'에 모티브를 두고 개발됐다. 두근두근 바운스가 다양한 화려한 시스템을 앞세웠다면 컴투스의 벽돌깨기는 기본에 충실한 편이다. 때문에 화려함은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게임에 집중하기에 좋고 인터페이스도 깔끔한 편이다.
알파벳을 모으고 레이저나 미사일 등의 액션이 추가됐지만 경쟁해야 하는 다른 캐주얼게임에 비해 원작이 가진 게임이 다소 밋밋한 만큼 큰 임펙트를 전달하기는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솔리테어리그는 컴퓨터에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솔리테어와 같은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 고득점을 위해서는 같은 모양으로 순서를 맞춰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순서를 맞추기만 해도 스테이지나 미션 클리어가 가능해 부담없이 게임을 즐기는데 큰 무리는 없다. 그렇다보니 부담은 없지만 게임을 플레이 해야 하는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것은 약점이 될 수 있다.
<금요일 카카오 게임하기>
금요일 카카오 게임하기에는 '보더 브레이크 폭풍의 건프론트 for Kakao' '좀비하자드 for Kakao' '블링팝 for Kakao'
'마이컨트리 for Kakao' '내친구 용팔이 for Kakao'의 5개의 게임이 출시됐다.
가벼운 캐주얼게임인 블링팝부터 TCG개념의 건프론트, 시뮬레이션게임 마이컨트리, 디펜스게임 좀비하자드, 미들코어 RPG 내친구 용팔이까지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다.
그중 주목해봐야 할 게임은 이름부터 독특한 넷마블의 내친구 용팔이다. 이미 몬스터길들이기로 큰 성공을 거둔 넷마블이 새롭게 선보이는 이 게임은 캐주얼RPG이자 몬스터길들이기에서 한 단계 진화된 게임으로 볼 수 있다.
몬스터길들이기가 몬스터 가챠를 통해 파티를 꾸몄다면, 내친구 용팔이는 용을 모으고 합성해서 펫으로 사용하며 다양한 친구들과 3인 파티를 맺는 개념이다. 때문에 두 게임은 다른 게임이지만 묘하게 닮음꼴을 이루고 있다.
일단 깔끔한 그래픽과 인터페이스, 퀘스트 등이 눈에 띄며 이미 몬스터 길들이기로 미들코어에 가까워진 사용자들에게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게임성을 전달한다.
다만 몬스터길들이기 보다 많은 것을 담기 위해 다소 복잡해진 인터페이스와 마을, 이로 인해 많아진 글과 설명은 다소 어려움으로 느껴질 수 있다. 사용자들이 게임을 어떻게 느끼고 접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몬스터길들이기 보다 높은 허들이 있다.
어떻게 게임을 쉽게 표현하고 전달할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두 명의 친구 캐릭터와 같이 전투를 하는 만큼 몬스터길들이기 보다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도 조금 더 신경을 썼는데, 게임 플레이에 따른 친구 부족 현상에 대한 부분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보인다. 또한, 다양한 용을 뽑는데 매출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용을 매력적으로 표현하고 전달할 지가 매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게임은 세가에서 출시한 건프론트다. 이미 일본에서 서비스되어 인기를 모았던 작품이고 게임을 시작하면 미려한 동영상이 사용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게임은 밀리언아서로 익숙해진 일본식TCG방식이다. 다양한 메카닉 유닛과 보더를 조합해 상대방과 대결하고 캐릭터의 부대와 클랜을 키워나간다. 쉽게말해 밀리언아서 사용자들이 클랜 행태로 조직되어 다른 클랜과 경쟁하며, 전투는 카드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정통 보드게임의 방식이 채용했다.
이 때문에 전략적 요소나 수집욕구, 밀리언아서의 성공모델 등 다양한 시스템은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다만 신규 사용자들에게는 전투, 부대 편성, 건프론트 조합 등 초기 장벽이 다소 높게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대신 마니악한 요소들이 산재해있어 사용자 대비 매출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초기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을 모을 수 있을지가 중요한 셀링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2013년 하반기는 카카오 게임하기가 대중적으로 가까워지며 장르적으로 캐주얼 시장과 함께 미들코어가 성장을 거둘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개발사들도 이에 집중하면서 시장이 보다 단단하게 커지며 온라인게임과 비슷한 흐름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 곳도 많았다.
2013년 4분기가 되었지만 여전히 미들코어나 RPG류 게임들은 자리 잡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몬스터길들이기는 RPG의 게임성을 가지고 있지만 주된 요소가 새로운 몬스터를 모으는 가챠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몬스터 길들이기 하나로 미들코어의 성장으로 평가하긴 무리가 있다. 대부분의 상위권 게임들이 캐주얼 장르이고 기존 게임들의 콘텐츠와 경쟁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미들코어의 성장은 생각 보다 오래걸릴 가능성이 있다.
반면 캐주얼게임의 경쟁력은 여전히 뛰어나다. 신작 캐주얼게임들 중 개성 있는 게임성을 가지고 있거나 경쟁력을 갖추었다면 빠르게 성장이 가능하다는 부분도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성공해 카카오로 진입한 캔디크러시사가가 대표적이며, 올드 게이머들이 아케이드 게임장에서 많이 즐겼던 '진격1942 for Kakao' 역시 드래곤플라이트로 익숙해진 사용자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가고 있다.
SNG 역시 꾸준한 인기로 기존 게임들과 함께 공존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기존 게임들이 다소 순위가 하락하긴 했지만 룰더스카이와 에브리타운이 여전히 건재하며 아이러브 치킨, 헬로우펫 등 서비스 보름이 지나지 않은 게임들도 순위권에 등장할 수 있는 만큼 소재와 게임의 완성도를 갖추면 여전히 시장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때문에 현재 가장 성공이 어려운 것은 미들코어 장르다. 순위권의 게임들 중 미들코어게임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몬스터길들이기, 아틀란스토리, 헬로히어로 정도인데, 결국 게임성 보다 가챠 부분이 인정받은 게임들이다. 온라인게임과 같이 하나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성장시키는 게임은 아니다.
아틀란스토리 정도만이 스마트폰게임 중 온라인게임과 비슷한 요소나 게임성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게임이 웹게임의 과금 방식과 서비스 요소를 채택하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소재의 웹게임 방식 게임이라면 스마트폰게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아직 국내의 많은 스마트폰게임 사용자들이 하나의 게임을 오래 플레이 하기엔 부담을 가지고 있고,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에도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가볍게 즐기고 적은 돈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캐주얼게임의 가챠 부분에서 매출이 꾸준하게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든 게임에서 그러하듯이 매출을 발생시키는 요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단순히 가챠나 캐릭터 판매 등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매출원 개발에 대한 고민은 꾸준히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