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놈놈놈]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Q for Kakao
2012년 9월, SCEK에서 주관한 PS비타용 리듬액션게임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튠의 기자간담회 당시 많은 이들이 던진 질문은 이것이었다.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버전을 출시하실 계획은 없나요?”
원작인 디제이맥스 테크니카가 터치 인터페이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게임이니만큼 터치스크린이 장착된 휴대기기로 이식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목 마르면 물 마시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 자연스러운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스마트폰과 타블렛 PC에서 즐길 수 있는 디제이맥스 테크니카가 출시된 것이다.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Q for Kakao’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조영준 기자(이하 모르는 놈): 혈관 속에 리듬이 흐르고 있다는 한준선배에게 기쁜 소식이네요. 아케이드 리듬액션 게임이 이식됐으니 말입니다.
김한준 기자(이하 까는 놈): 그렇지. 평소 59 BPM 정도의 리듬을 갖고 있는 내 심장도 이 소식에 70~80 BPM 정도까지 뛰었으니. 리듬게임 팬들이라면 심장이 바운스바운스 할 소식이지.
김형근 기자(이하 달래는 놈): 너 평소에 심장 그렇게 천천히 뛰냐?;; 성격은 엄청 급하면서 심장은 뭐 그렇게 느긋해;;
<게임성: 원작을 재미있게 했다면 이것도! Vs 원작의 단순 이식작. 다른 게 뭐에요?>
모르는 놈: 이거 오락실에서 제법 유명한 게임이죠? 오락실에 가끔 가면 종종 눈에 띄는 게임이더라구요. 커다란 터치스크린 앞에 서서 손으로 화면을 타다닥~ 하는 사람들이 눈에 안 보일래야 안 보일 수가 없지만.
달래는 놈: 리듬액션 마니아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았던 디제이맥스 시리즈에 터치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작품이지. 리듬액션게임이란 게 ‘리듬에 맞춰 정해진 타이밍에 정확한 입력을 한다’는 문법을 벗어날 수가 없다보니, ‘어떻게 개성있는 입력 방식을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남들과는 다른 노트를 만들어야 할까?’에 개발사들이 집중하게 되거든.
이런 고민 끝에 출시된 것이 디제이맥스 테크니카야. 디제이맥스에서 이미 즐겼던 음악들도 새로운 입력방식으로 즐길 수 있기에, 이 게임은 출시되자마자 좋은 반응을 얻었어.
까는 놈: 첫 출시 당시만 하더라도 터치스크린이 게임에 적극적으로 활용된 예가 적다보니, 이 녀석을 처음 접한 게이머들은 당시 유행어로 ‘우왕~ 굿~’을 외칠 수 밖에 없었을 걸?
나 역시도 디제이맥스 테크니카가 출시 전 개발 버전을 직접 해보고는 ‘우왕~ 굿~’ 이랬으니까.
달래는 놈: 게이머의 손 끝이 닿는 곳에서 이펙트가 발생하면서 소리가 나오니, 화려하게 음악을 연주한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고. 이래저래
참신한 게임이었어.
까는 놈: 그래. 확실히 디제이맥스 테크니카는 그런 게임이었지.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Q 역시 그런 특성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어. 화면 크기가
조금 작아졌고, 그에 걸맞는 노트 배치가 다시 이루어지긴 했지.
문제는 이 노트배치가 다시 이어졌다는 것과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게임의 특성을 빙자한 기기의 특성을 제외하면 새로운 것이 없다는 점이야. 말 그대로 완전한 단순이식작.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
원작이 워낙에 인기가 있었던 작품이니까, 원작을 그대로 재현하기만 해도 의미가 있다고는 할 수 있겠지만. 무언가 새로운 점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야. PS비타로 출시됐던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튠의 경우에는 후면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새로운 노트를 만들기도 했잖아.
모르는 놈: PS비타야 새로운 기능을 갖추고 있었으니 그를 활용할 수 있었지만, 스마트폰이나 타블렛 PC는 새로운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우니까요.
까는 놈: 그런 점은 나도 인정하지만... 그래도 살짝 아쉽달까? 2라인 모드와 3라인 모드가 있는데, 상대적으로 노트가 적게 나오는 2라인 모드에는 스마트폰의 틸트 센서를 활용한 노트가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 정도는 해볼 수 있잖아?
이런 새로운 노트가 불편하다고 하면 옵션에서 이런 노트가 배치되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게만 하면 문제가 안 됐을텐데. 어차피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튠에서도 후면 터치 노트를 활용할 것인지 아닌지를 옵션에서 정할 수 있었으니까.
<콘텐츠의 양: 카톡에서 무제한 플레이 해 봤냐? Vs 기본제공 곡 수가 적다>
달래는 놈: 카카오 게임하기로 출시된 게임으로는 다소 파격적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 바로 무제한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 게임을 하는 데 하트나 클로버 같은 아이템을 하나씩 소모하는 일반적인 카카오 게임과는 달리 이 게임은 배터리가 허락하는 한에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에서 마음껏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좋지 아니하냐?
까는 놈: ‘하트 구걸’을 하지 않아도 되니 좋지. 편하기도 하고. ‘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니까.
그런데 기본제공되는 곡이 살짝 적은 느낌 아니야? 7곡 밖에 안 되잖아. 나머지는 돈 주고 사서 해야하는 유료곡들이고.
달래는 놈: 니가 평소 하는 말마따나 게임사들도 먹고 살아야지. 안 그래?
까는 놈: 그렇지. 먹고 살아야지.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일인데. 그래도 기본 제공되는 곡이 7곡 밖에 안 되는 건 아쉽다. 조금만 더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야. ‘하트’를 주고받는 시스템을 제외하는 바람에 생긴 수익모델의 공백을 곡 판매로 매꾸려는 건가...하는 생각도 해 봤는데.
그런 것 치고는 상당히 많은 아이템을 게임 내에서 판매하고 있거든. 그것도 점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노트나 이펙트, 서브 캐릭터들을 말이야. 사실상 점수 경쟁에 특화된 게임에 점수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을 이렇게 다양하게 팔고 있으면 수익 모델이 적다고는 말 못 하지.
무료 곡을 조금만 제공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충분히 이해해도 문제는 남아. 한 곡의 가격이 싼 편이 아님에도 곡을 구매하기 전에 노래를 미리 들어볼 수 있는 기능이 전혀 없어. 음원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1분 미리듣기’ 같은 기능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뭐 ‘30초 미리듣기’ 정도만 해도 곡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구매할 수 있었을텐데.
모르는 놈: 그러고보니 노래를 다 구매하면 6만 원 정도가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까는 놈: 왠만한 패키지게임 가격이잖아 -_- 그리고 그 가격으로 구매를 한다 하더라도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없으면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마무리: 어째서 디제이맥스 시리즈는 출시 때마다 버그에 시달리는가>
까는 놈: 실력이 좋지는 않지만, 디제이맥스 시리즈를 꾸준히 즐기고 있는 사람이기에 생기는 의문이 하나 있다.
달래는 놈: 뭔데?
까는 놈: 도대체 이놈의 시리즈는 왜 신작이 나오기만 하면 버그에 시달리냐? PSP 버전도 그랬고 이번도 그렇고. 그러고보니 PS비타
버전에도 버그가 있었지? 버그 뿐만 아니라 여러 문제가 내포되어 있어.
모르는 놈: 뭐... 소소한 문제라면 그냥 웃고 넘어가셔도...
까는 놈: 안 소소해! 안 소소하다고! 장난치냐!!!!
달래는 놈: 왜 화를 내고 그래;;;
까는 놈: 인풋 렉이 너무 심하고, 게임 중에 싱크로가 어긋나서 판정이 죄다 빗나가는 경우도 있어. 네트워크도 불안정적이어서 접속이 안 될 때도 있고. 휴대성만 놓고 본다면 핸드폰으로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데, 성능과 최적화 문제 때문에 정작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면 버벅이는 게 마음에 걸려.
달래는 놈: 싱크로 문제는 옵션에서 저사양 옵션을 활성화 하면 해결되지 않아? 배경 애니메이션만 꺼도 게임이 아주 안정적이 되던데?
까는 놈: 아니 -- 그래도 어긋난다는 사람들이 있어 -- 이게 또 계속 일정하게 어긋나는 것이면 적응을 하면 될 일인데... 상황상황에
따라 어긋나는 정도가 달라져서 게임을 할 수가 없을 때도 있어.
아. 고사양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타블렛 PC를 활용하는 이들은 걱정 안해도 될 문제야. 쌩쌩 잘 실행되니까. 그런데 모든 카카오 게임 이용자가 이런 기기를 활용하는 건 아니잖아?
달래는 놈: 역시나 리듬액션게임에서 싱크로 문제는 영원한 숙제구만.
까는 놈: 개인적인 불만이긴한데... 음질도 그다지 좋지는 않아. 음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인데 말이지. 용량 문제 때문에 음질을 어느 정도는 포기한 거 같은데... 크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고음질을 기대한 이들은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모르는 놈: 이어폰 너무 싸구려 쓰시는 거 아니에요?
달래는 놈: 원래 저음질 음원의 노이즈는 고성능 리시버를 쓸 수록 잘 느껴져.
그리고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헤드폰 사용하는 게이머들은 일반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게임을 해야 돼. 가뜩이나 싱크로가 잘 안 맞는데, 이건 블루투스 특유의 레이턴시 문제 때문에 더 안 맞아;
도대체 팬타비전은 왜 출시 할 때마다 이런 비판의 여지를 계속 남기는 거야? ‘게임은 잘 만들었지만 그래도 싫은 소리가 듣고 싶으니까...’ 하는 ‘츤데레’ 기질이 있는 거야? 이건 개발사의 신용이 걸린 문제야. 기획력, 개발력은 인정하지만 퀄리티 안정화가 부족한 회사라는 이미지는 개발사 입장에서 득될 것이 하나도 없어. 게임 잘 만들어 놓고 아쉬운 소리 들으면 개발자들도 얼마나 허탈하겠어.
모르는 놈: 그런데 오늘은 간만에 아쉬운 점을 엄청나게 나열하시는데요;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까는 놈: 아오!! 게임이 내 폰에서 안 돌아가!!!!
모르는 놈: 아니 그럼 리뷰는 어떻게 하신 거에요!;
까는 놈: 아이패드로 했단다. 너 이거 들고 지하철에서 서서 게임하는 거 은근 힘들다? 실내에서 바닥에 내려놓고 두들기는 재미는
탁월하지만... 이동하면서 하기엔 좀 무리가 있더라고.
모르는 놈: 크으... 선배랑 같은 지하철 탄 사람들 ‘와. 저 적극적인 오덕은 뭐지?’ 했겠네요. 좋은 구경 시켜주셨군요.
까는 놈: 안 창피해. 오덕은 벼슬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