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민의 게임 히스토리] 최초의 RTS는?
RTS(Real-tiem strategy / 실시간 전략 게임)는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전략 게임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스타크래프트'(Star Craft)의 흥행에 힘입어 널리 알려진 장르로 자원을 채취해 그 자원으로 건물을 짓거나, 병력을 생산해 상대방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RTS의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RTS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eal-time strategy simulation)이라는 장르로 불리기도 했으나, 이는 일반적으로 게임을 아케이드, 어드벤처, 롤플레잉, 시물레이션 등 4부분으로 나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붙여진 장르의 이름이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최초의 RTS는 이미 게이머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1992년 출시된 웨스트우드의 '듄2'(Dune 2)를 꼽는다. 이유인 즉 '듄2'가 출시되면서 웨스트우드는 기존의 게임과는 차별화된 장르임을 부각 시키고자 했고, 그 결과 패키지에 명확하게 'Real- time strategy'라는 장르가 명시됐다. 또한, 현재 게이머들이 흔히 생각하는 RTS의 요소인 자원의 채취, 건물의 건설, 병력 생산 등의 요소가 확립된 게임이며, 전투를 치를 경우 직접 유닛을 컨트롤하는 것까지 구현해냈기 때문이다.
'듄2'는 프랭크 허버트의 인기 SF 소설인 '듄'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으로, 최초의 RTS임에도 '듄2'가 2편인 이유는 당시 웨스트우드의 모회사이자 유통사인 인터랙티브에서 '듄'이라는 이름의 어드벤처 게임이 먼저 출시됐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이 게임은 이후 같은 회사의 게임인 커맨드앤컨커(C&C)시리즈는 물론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등의 게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1998년 '듄2'의 리메이크 작품이라고볼 수 있는 '듄2000', 2001년에는 정식 후속작인 '엠퍼러: 배틀 포 듄'이 출시되기도 했다.
RTS라는 장르를 확립하고 틀을 세웠다는 점에서 '듄2'는 획기적인 게임이지만, '듄2'에 앞서 실시간 전투를 도입했던 게임도 다수 존재한다. RTS는 일반적으로 턴 방식 전략 게임 및 워게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전략과 전술이 묘미인 턴 방식의 전투를 실시간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실시간 전투를 도입했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1983년에 등장한 '스톤커스'(Stonkers)를 RTS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스톤커스'의 경우에는 지금 흔히 떠올리는 RTS와는 다른 모습이지만, 보병, 차량, 탱크, 서플라이 트럭 등을 키보드와 조이스틱을 통해 컨트롤할 수 있었다. 이 게임은 RTS에라는 장르가 확립되기 이전에 출시된 게임이었기에 당시에는 RTS가 아닌 워게임으로 분류됐으며, 많은 게이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병력 생산이나, 자원의 채취와 같은 요소가 없었기에 현재의 RTS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같은 실시간 전략 게임들은 '스톤커스'이후에도 많이 출시됐으며, 1989년에 등장한 '허족쯔바이'(Herzog Zwei)도 비슷한 맥락이다.
'허족쯔바이'는 일부에서는 최초의 RTS로 봐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RTS의 요소들이 접목돼 있다. 게이머는 기지에서 병력을 생산하고 수송기를 이용해 다양한 유닛을 배치할 수 있었다. 생산과 유닛의 배치라는 측면에서 현대의 RTS와 유사한 면이 있으나, 조종할 수 있는 유닛은 수송기 한대 뿐이었기 때문에 완벽한 형태의 RTS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현대의 디펜스 게임과 흡사한 형태라고 이해하면 편하다.
RTS는 개인용 PC가 널리 보급되면서 발전과 보급 속도가 더 빨라졌다. 1993년 펜티엄 기반의 PC가 등장하고 윈도우의 보급 등으로 마우스가 PC에서 중추적인 역할로 자리 잡은 이후에는, 마우스를 기반으로한 RTS가 인기 장르로 올라서기 시작한다.
'듄2'보다 1년 늦은 1993년에는'스트롱홀드'(Strong Hold)가 등장했으며, 1994년에는 '워크래프트'(War Craft)가 등장했다. PC의 발달에 힘입어 다수의 유닛이 등장해 전투를 치르는 RTS는 더욱 많은 작품이 출시되며 춘추 전국 시대를 맞았다. 1995년 '커맨드앤컨커'(Command & Conquer), '워크래프트2'(War Craft 2), 1996년 '커맨드앤컨커: 레드얼럿'(Command & Conquer: Red Alert), 워윈드(War wind), 1997년 '다크레인'(Dark Reign), '토탈애니힐레이션'(Total Annihilation),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Age of Empires), KKND(Krush, Kill 'n' Destroy), 1998년 '스타크래프트' 등 다수의 RTS가 출시됐다.
세계적으로 RTS가 인기를 끌고 있던 가운데 우리나라에도 국산 RTS가 속속 등장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RTS는 1995년 등장한 '광개토대왕'으로 당시 동서게임채널을 통해 유통됐다. 이후에는 김태곤 PD의 '충무공전', '임진록'등의 작품이 선보여졌고, 2000년에는 RPG와 RTS를 결합한 게임인 '킹덤언더파이어'가 등장해 인기를 끌었고 현재도 시리즈가 개발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