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온라인3, 1억원의 금액 보다 컸던 기부 행사의 의미
넥슨의 피파온라인3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국 OB축구회에 1억 원의 금액을 기부했습니다.
1억 원이란 금액도 금액이지만 이번 전설 프로젝트는 행사 자체에도 큰 의미를 가지며, 게임계의 기부 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정부, 혹은 시민단체에서 ‘게임업계는 돈만 벌었지 사회에 대한 기부를 하지 않는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물론 사실과 다른 이야기입니다. 게임 업계는 대기업 수준, 혹은 그 이상의 금액과 인력을 투입해 기부나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고 있을 뿐이죠.
예로부터 선행은 남이 모르게 하는 것이 미덕이고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선행을 많은 사람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넥슨의 전설 프로젝트는 쉽지 않은 과정이 있었습니다. 많은 전설 선수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웠죠. 하지만 피파온라인3의 좋은 의미를 알아주신 선수들은 결국 한자리에 모이게 됐습니다.
요즘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들은 이날 행사에 오신 전설 선수들을 모르고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30대 중반을 넘긴 기자의 입장에서도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익숙한 인물들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과거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하고 족적을 남기신 분들을 알리는 기회도 됐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많은 기사가 있더라도 과거 전설 선수들의 업적이나 그들의 노력을 요즘 사용자들에게 알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금은 한국이 월드컵에 진출하는 것은 당연시 되고 있지만 척박했던 한국 축구 시장에서 과거의 많은 과거 선수들을 포함해, 전설 선수들이 없었다면 지금은 한국 축구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사실과 공로에 기여했던 선수들을 요즘 세대의 청소년들에게 알릴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 피파온라인3 행사와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들의 업적과 그들이 뛰었던 포지션, 특징적 플레이를 알릴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대부분이 현장을 찾은 이운재 선수만 기억할 뿐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 스타일이나 경기는 기억하지 못할 것입니다.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은 현장에서 “선수 시절 조금 더 열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는데, 선수는 조금 착하게 그려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김호 전 감독 역시 게임 캐릭터로 되살아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다소 생소한 듯 말씀하셨고, 허정무 감독 역시 “온라인게임은 해본 적이 없지만 이런 기회를 가지게 해준 것에 감사한다. 한국 축구를 위해 노력해온 많은 선수들이 있으니 그들도 함께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과거 선수 시절의 플레이를 모르는 많은 축구 팬들과 피파온라인3 사용자에게는 이런 대화의 시간도 큰 의미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한 넥슨은 피파온라인3라는 축구 게임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고, 축구 게임으로 얻은 수익의 일부를 축구계를 위해 기부한다는 것 자체에도 올바른 행동으로 비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연말에 불우한 이웃을 위해 매년 기부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번 경우는 축구 게임이 축구 시장을 위해 선행을 펼친 것이죠.
중독, 마약 같은 자극적인 단어로 게임 콘텐츠가 묘사되고 있지만 결국 게임은 사회나 현재 많은 사용자들의 생활에 녹아 있는 콘텐츠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축구계와 함께 함으로서 기부 행사라는 딱딱한 의미가 아닌 한국 축구를 위한 활동을 해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비록 전설 선수들이 피파온라인3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큰 세대차이로 인해 온라인게임이라는 문화 콘텐츠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더라도, 게임이라는 콘텐츠로 인해 축구계와 단단한 끈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부분 자체가 향후에도 큰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스포츠게임이 유소년 육성을 위해 노력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이렇게 과거 선수를 위한 행사가 없었던 만큼 이번 행사는 여러모로 뜻 깊은 의미를 가지게 됐습니다. 이번이 결코 끝이 아닌, 축구계와 보다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나간다면, 사용자들의 게임 아이템 구매가 좋은 의미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특정 아이템의 수익을 기부했던 것과 같은 형태로 말이죠.
기부와 봉사활동도 많은 모습과 형태를 가질 수 있습니다. 꾸준히 게임 업계가 기부나 봉사활동을 해왔지만 아직 사회에서는 이를 제대로 봐주지 않았던 만큼, 피파온라인3와 같이 좋은 의미와 그 뜻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