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카카오톡의 티스토어 인수설.. '본질은 구글과의 결별'
지난 연말에 이어 최근 카카오톡의 티스토어 인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모 매체의 보도로 야기된 인수설은 현재 상당히 구체화 된 상태다. 법률 자문사가 법무법인 태평양으로 정해졌고, 인수 자문사로 글로벌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를 선정했다는 정보도 나왔으며 SK플래닛이 티스토어의 인수 대가로 카카오톡의 지분을 20% 수준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규모도 제시됐다.
SK플래닛과 카카오톡 홍보팀을 통한 양사 관계자들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내부 관계자들에게 따로 물어보면 "아무 얘기도 없는데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건 아니지 않겠냐."는 묘한 답변도 돌아온다.
왜 이와 같은 인수설이 자꾸 불거질까. 사실 그 해답을 유추해보면 구글과 카카오톡 간의 관계를 먼저 생각해볼 수 있다.
일단 지난 2013년에 카카오톡은 약 2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서비스로 얻은 수익이 대부분으로, 매출만 보면 상당히 선전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카카오톡이 승리자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카카오톡을 통해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이 구글이기 때문이다.

게임사에서 카카오톡을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면, 일단 게임 매출의 30%를 구글이 가져간다. 그 다음에 다시 카카오톡이 21%를 가져가고 나머지 49%가 개발사로 돌아가게 된다. 즉, 카카오톡이 2천억 원 정도를 가져간다고 하면 구글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3천억 원을 꿀꺽한 것으로 유추가 가능하다.(3천억 원 중에 국내 이통사로 들어가는 비중이 꽤 크지만) 이 상황이 카카오톡이나 국내 개발사나 달가울리가 없다.
그냥 이체제가 유지되기에는 최근 카카오톡이 전방위로 받는 압박이 너무 크다. 개발사들은 구글과 카카오톡의 이중 쉐어 구조가 너무 개발사들을 힘들게 한다며 카카오톡의 쉐어를 낮춰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반대로 카카오톡 내부에서는 매출을 더 극대화 시킬 방식을 찾아내야 한다. 특히 내년 5월 안에 상장을 준비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만큼 매출 증진에 대한 원동력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카카오톡의 행동은 크게 3가지로 나뉠 수 있다. 일단 자체 로컬 마켓을 만드는 것이다. 구글을 배제한 로컬 마켓을 활성화시킨다면 구글에 30%의 쉐어를 주지 않고, 개발사와 카카오톡이 게임 매출의 달콤한 열매를 서로 배부르게 나눌 수 있다.
카카오톡은 21%의 쉐어를 30%정도로 올려서 약 1/3정도 더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개발사도 49%에서 70%로 자신의 쉐어를 높일 수 있다. 제일 좋은 방향이긴 하지만, 이용자를 새로 유치해야 하는 문제나 IOS 앱스토어 문제 등 리스크가 걸려있는 부분도 있다. 특히 새로운 마켓에 이용자들이 적응을 못할 경우 한순간에 매출이 곤두박질 쳐질수도 있다.

두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카드는 티스토어 인수다. 티스토어는 현재 2천만 가입자(올 4월 18일 기준) 중 월 평균 1150만 명 이상이 꾸준히 찾는 콘텐츠 마켓이다. 등록 콘텐츠 37만건, 누적 다운로드 10억8천만건, 누적 거래액은 2350억원에 이르는 등 카카오톡 입장에서는 단독 마켓을 생성하는 것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상당히 비싼 대가를 치뤄야 하는 부분이 과제다.
세 번째는 현재 체제를 유지하고, 라인처럼 해외 인지도를 급격하게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하지만 위의 두 가지 방법 보다는 힘이 더 들고, 단기간에 목표를 실현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때문에 올해 카카오톡의 화두는 '구글과의 결별'로 좁혀들 가능성이 높다. 티스토어를 인수하든 자체 마켓을 차리든 결과는 구글과 결별하는 것이다. SK플래닛과 티스토어와의 협상이 어떠한 식으로 결말이 날지는 예측이 어렵지만, 이런 소식에 대해 구글의 반응과 대처가 더 궁금해진다.
'세상일은 알 수 없다'는 한 문장이 새삼 머리 속에 맴돈다. 올해의 국내 스마트폰 게임 시장, 연초부터 회오리 칠 기미가 보인다. 어떤 상황이든 한차례 격랑이 올텐데, 개발사들에게 큰 피해가 없는 식으로 정비가 이루어졌으면 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