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패우승 달성한 SK T1 K, 시카고 불스의 향기가 나는 이유
'극강'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어울릴 수 있을까? 지난 25일 '2014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리그 윈터'(이하 LOL 챔스 윈터) 결승전에서 'SK텔레콤 T1 K'(이하 'SK T1 K')는 삼성 갤럭시 오존을 꺽고 우승을 자치했다. 지난 2013 LOL 챔스 섬머 우승에 이은 2연패를 달성한 것.
특히, 'SK T1 K'은 결승전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매 경기 압도적인 실력차를 보이며 승리를 거뒀으며, 예선전부터 결승전까지 18연승을 기록하며 '무패우승'이라는 금자탑을 달성해 현재 LOL 프로팀 중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하나의 스포츠 리그에서 경쟁이 무색해질 정도로 압도적인 전력차를 보이며 승승장구를 달리고 있는 'SK T1 K'의 행보는 지금도 NBA 팬들에게 전설로 회자되는 90년대 시카고 불스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뭔가 어울리지 않은 비교 같지만 이 두팀은 상당히 많은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우선 두 팀 모두 최고의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SK T1 K'는 LOL에서 가장 중심으로 평가되는 미드에서 페이커(이상혁 선수)이라는 독보적인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페이커는 선수들의 능력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KDA(킬데스어시스트), 경기 MVP 등 각종 순위에서 1위를 독점하고 있는 중이며, 전세계 LOL 미드레이너 중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다.
더군다나 다른 미드레이너들을 압도하는 실력과 동시에 경기의 판을 뒤집는 플레이를 선보여 상대팀들에게 페이커를 견제하는 전술을 짜도록 강제하여 다른 팀원들에게 보다 유리한 플레이를 이끌어내는 스타 플레이어 이기도 하다.
이 같은 모습은 마이클 조던이라는 불세출의 스타를 보유한 90~96년 시카고불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매년 득점왕과 에이스를 모두 독차지해 지금도 NBA 최고의 선수로 기억되는 마이클 조던은 사실상 1:1로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지니고 있던 부동의 에이스였다.
때문에 조던을 막기 위해 두 명의 수비수가 몰리는 것은 일반적이었으며, 시카소 불스는 이를 이용해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보다 유리한 전술을 펼쳐 나갈 수 있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9월에 열린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뛰어난 실력을 펼친 페이커를 두고 해외 언론이 'LOL의 마이클조던'이라고 평가한 전적이 있기도 하다.
에이스를 보유한 팀이지만 한 선수에게만 의존하는 '원맨팀'이 아니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마이클조던이라는 희대의 스타를 보유한 시카고불스에는 피펜과 로드맨이라는 또 다른 스타들이 존재했다.
마이클 조던과 함께 시카고불스의 전성기를 이끈 피펜은 상대를 질식 시키는 수비력과 기복 없는 경기력, 에이스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탁월한 보조능력, 넓은 시야 등을 통해 조던이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었다.
'SK T1 K'의 탑레이너 임펙트(정언영 선수) 역시 이와 비견될 만해 2:1 라인스왑에 가장 잘 대처한다는 호평을 받는 뛰어난 실력과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공격 타이밍 그리고 꾸준한 경기력과 경기의 판을 읽는 능력까지 'SK T1 K'의 전력을 보다 극대화 시켜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이다.
페이커, 임팩트 이외의 선수들의 기본기 역시 타 팀을 압도하는 수준이라는 것이 SKT T1을 향한 세간의 평가다.
여기에 조던, 피펜의 이름에는 가려져 있었지만 시카고 불스에 오기전 LA 클리퍼스에서 평균 20득점을 하던 득점원이었던 론 하퍼를 포인트가드로 활용했던 시카고 불스처럼 SK T1 K 역시 탄탄한 실력의 구성원들을 갖추고 있다. 팀에서 페이커라는 에이스의 이름을 지워도 모든 레이너들의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팀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시즌 MVP 파이널 MVP 올스타 MVP 퍼스트팀 3명, 득점왕, 리바운드왕, 식스맨상, 감독상, 올해의 경영인상 등등 수 많은 상을 기록한 시카고불스처럼 'SK T1 K' 역시 각 포지션별 MVP를 싹슬이 하고 있어 전세계 LOL 게이머 중 최고를 뽑는 'LOL 올스타전'에 3명 이상 출전하는 것이 확실시 되는 정도다.
마지막 공통점은 하나의 리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는 것이다. 'SK T1 K'은 무패우승이라는 e스포츠 역사상 깨지기 힘든 기록을 세우며 공식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 95~96년 72승 10패라는 역대 최다승, 최고 승률을 기록한 시카고불스에 비견된다.
SKT T1은 오는 3월 개최되는 LOL 챔피언스리그 스프링 시즌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만약 스프링 시즌에서도 우승을 거머쥐고 리그 3연패를 하게 된다면, 91~93시즌, 95~98 시즌에 걸쳐 3연패를 두 번이나 달성한 시카고 불스의 기록과 흡사한 기록을 또 하나 쌓게 된다.
종목이 다른 팀을 두고 우열을 가리는 것은 언제나 스포츠 팬들에게 흥미거리를 제공하는 요소 중 하나다. 현재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LOL 프로리그에서 승승장구를 이어나가고 있는 'SK T1 K'와 NBA 최고의 팀으로 꼽히는 90년대 시카고불스, 이 두팀의 기록이 얼마만큼 더 공통분모를 거둘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