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민 기자의 '주간 모바일게임의 맥(脈)'
2월 둘 째주, 길게만 느껴질 줄 알았던 설 연휴도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며 본격적인 2월이 시작됐다. 4일 입춘을 지나면서 절기상으론 봄에 들어섰건만 강원 산간에는 많은 눈이 내리는 등 아직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
아직 쌀쌀한 날씨 탓일까.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한 게임 출시는 1월 중반 이후 주 당 10개 이상으로 평년의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설이 포함된 주와 이번 주를 통틀어 총 7개의 게임만 출시되며, 평소보다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직은 자사를 대표할 게임의 출시 시기를 확정하기 못했거나 치열한 정보전으로 눈치 싸움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작의 출시는 적었지만, 이와는 별개로 다른 화제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급 부상했다. 바로 카카오가 선점한 국내 모바일게임 플랫폼 시장에 네이버가 참전하는 것. 빠르면 네이버는 올해 3월 본격적으로 모바일게임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네이버는 자회사인 캠프모바일의 폐쇄형 SNS 서비스인 '밴드'에 게임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밴드 이용자의 대다수가 게임에 대한 구매력이 높은 30대 이상이라는 점과 국내 다운로드 수가 1,800만 건을 넘어선 것을 봤을 때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앱의 유통 과정도 네이버의 자체 앱스토어를 이용해 현재의 카카오보다 더욱 간결하게 구성되며, 수수료도 카카오에 비해 적게 책정될 것으로 알려져 개발사 입장에서는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밴드를 통한 이용자 확보보다 구글 플레이에 비해 이용자의 접근이 어렵고 이용이 저조한 네이버 앱스토어의 활성화가 관건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을 좌지우지할만한 플랫폼 사업자들의 소식이 들렸지만 설 연휴 이후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설 연휴에도 게이머들은 몬스터를 길들이느라 바빴으며, 이러한 강세는 이번 주까지 이어졌다. 많은 캐주얼 게임 트래픽이 대폭 상승하며 1위 자리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CJ E&M 넷마블의 '몬스터 길들이기'의 아성을 무너뜨리진 못했다.
2월 들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선데이토즈 '애니팡'의 매출 하락세다. 설 연휴를 기점으로 서서히 하락세를 보이던 '애니팡'은 7일 기준으로 매출 순위가 18위까지 떨어졌다. '애니팡2'와 이용자가 겹치는 부분이 발생하며 자연스레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니팡'의 많은 이용자가 유입된 '애니팡2'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설 연휴에 앞서 '캔디크러쉬사가'의 턱 밑까지 추격하더니 연휴 이후에는 표절 논란의 대상인 '캔디크러쉬가'사가의 매출을 넘어서 시장 2위에 안착했다. 아류작이 원작을 넘어선 셈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영화 '겨울왕국'의 홍보용 게임인 '프로즌: 프리 폴'의 행보도 주목할만하다. 이 게임은 영화의 홍보용으로 제작됐지만 단순 홍보용 게임이라고 보기에는 게임이 보여주는 모습이 제법 괜찮은 편이다.
'애니팡2'가 '캔디크러쉬사가'와 비교 했을 때 크게 변한 것 없는 모습이었다면, '프로즌: 프리 폴'은 '캔디크러쉬사가'와 똑같은 게임 방식을 도입했음에도 영화 속 등장인물을 게임 내에 특수 능력을 가진 동료로 등장시켜 차별화를 꾀했다.
예를 들면 '엘사'는 같은 색의 얼음 블록을 모두 제거할 수 있고, '안나'는 화면 내에 8개 블록을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또한, '한스', '올라프' '할아버지 트롤' 등 다양한 등장인물들도 모두 자신만의 특수 능력을 가지며 게임에 등장해 색다른 재미 요소로 작용한다. 여기에 원작 영화의 스토리 라인을 따라 진행되는 게임의 스테이지 구성도 원작을 재미있게 본 이용자라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스테이지 추가나 캐릭터 추가는 물론 게임의 모드까지 추가하며 단순 홍보용 게임 이상의 모습으로 장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소셜 요소가 없기 때문에 게임의 코인이라고 볼 수 있는 '하트'는 구매하거나 시간을 기다리는 방법 밖에 없다는 점이다.
NHN엔터테인먼트의 '우파루마운틴'과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의 '퍼즐앤드래곤'의 매출 순위 상승도 눈에 띈다. 지난해 2월 5일 출시돼 서비스 1주년을 맞은 '우파루마운틴'은 신년 맞이 기념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여 왔다. 지난해 말일인 12월 31일에는 카카오톡 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티콘'도 무료로 제공하며 게임의 순위를 끌어 올렸고 1주년을 맞는 이번 주에는 8위라는 높은 순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각종 프로모션과 다른 게임과의 콜라보레이션으 등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 '퍼즐앤드래곤'은 다시 순위가 급 상승했다. 게이머를 대상으로 이벤트를 실시하면 매번 매출이 급상승하고 이후에는 잠시 잠잠해지는 모습의 패턴을 이번 주에도 그대로 보여줬다. 확실하게 게임에 투자해주는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화요일 카카오 게임하기>
4일 화요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서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전쟁의 시대', 조이시티의 '정령의 날개' 등 총 2작품이 출시됐다.
'오션테일즈'를 개발하며 개발력을 인정받은 디브로스가 개발한 '전쟁의 시대'는 거대한 운석이 지구에 충돌한 이후 치열한 전쟁이 이뤄지는 시대를 다룬 스마트폰용 SNG다. 가장 눈에 띄는 장점은 밀러터리를 다룬 SNG임에도 너무 남성적이거나 어두운 분위기로 표현되고 있지 않아 여성 게이머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 육군, 해군, 공군을 아우루는 다양한 유닛과 그들이 가진 상성관계로 진행되는 전투도 게임의 장점이며, SNG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 개발사의 작품인 만큼 기본에도 충실한 모습을 보인다.
'정령의날개'는 기존의 비행 슈팅 게임에 TCG의 카드 수집, 강화, 육성의 요소 등을 더해 자신만의 재미를 표현한 게임이다. 적을 물리치거나 게임을 진행하고 있는 중간에는 '속성석'이라는 것이 화면에 등장하고 이를 획득하면 각 속성에 맞는 정령 카드가 공격을 펼친다.
비행기나 캐릭터 일부 마련된 펫만으로 전투를 치르른 기존의 비행 슈팅에 비해 신선한 시스템이며, 장착하는 카드 정령에 따라 매번 색다른 전투 패턴을 보이기에 반복 플레이에도 질릴 염려가 적은 것이 강점이다. 구글에서는 아직 크게 활약하고 있지 않지만 애플 앱스토어에는 이미 최고 매출 20위 안으로 진입했다.
<금요일 카카오 게임하기>
7일 금요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서는 파티게임즈의 '쉽팜 인 슈가랜드', 베스파의 '비트몬스터', 산게임즈의 '터치바니' 등 총 3작품이 선보여졌다.
파티게임즈의 '쉽팜 인 슈가랜드'는 귀여운 양들을 키우고 나만의 마을을 만드는 모바일 SNG다. 파스텔 톤의 동화 같은 그래픽은 여성 게이머들에게 매력을 선보이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먹이를 먹으러 갈 때, 게이머의 레벨이 오를 때, 게임 내 양을 손으로 터치할 때 등 다양한 조건이 발생할 때마다 매우 귀여운 모습을 보이는 양들도 게임의 장점이다.
산게임즈의 '터치바니'는 스마트폰의 터치 기능을 이용해 캐릭터를 움직여 더욱 멀리, 오래 가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는 비행 슈팅 게임이다. 앞서 엔터메이트에서 선보인 '텐버드'와 유사한 장르의 게임으로 이미 미니 게임 모음집에도 탑재될 만큼 단순한 게임의 핵심 때문에 시장에서 크게 반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터치하면 위로 오르고 손을 떼면 아래로 내려가는 단순한 방식으로 구성된 기존 게임에 비해 신경 쓸 것과 즐길 것이 많다는 점이 변수가 되겠다.
반면 베스파에서 출시한 '비트몬스터'는 DJ들이 사용하는 턴 테이블을 게임에 적용해 일반 이용자에게는 신선함을 전해주기에는 충분한 모습을 보인다. 세 줄로 구성된 노트에 맞춰 턴 테이블을 위아래로 움직이기만 하면 누구나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점과 게임에 익숙치 않은 게이머들을 위해 난이도를 세분화한 것도 강점이다.
이외에도 여러 속성을 지니고 있는 몬스터를 리더로 정해 더욱 높은 점수를 노릴 수 있는 시스템을 추가해 리듬액션 게임이 주는 재미에 캐릭터 수집이라는 재미 요소도 더했다.
<마치며>
다음 주면 2월도 중순으로 들어선다. 이번 주에 올해 라인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공개한 컴투스처럼 다음 주를 기점으로 다른 게임 회사들도 대규모 라인업 공개나 신작 정보 공개나 출시 등 다양한 모바일게임 이슈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음 주에는 또 어떤 게임이 새롭게 등장해 게이머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의 향후 행보에 주목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