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맞물린 게임관련 협회장들, 걱정 느는 게임업계
게임업계가 다시 한 번 술렁이고 있다. 온갖 규제, 새로운 규제를 위한 시도에 시달리는데 익숙한 게임업계도 이번에는 다소 당황스러운 눈치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긴 덕분이다.
게임업계를 새로운 근심의 늪으로 빠트린 인물은 다소 의외의 인물이다. 꾸준히 게임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자세를 취해왔던 손인춘, 신의진 의원이 아닌 남경필, 전병헌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남경필 의원은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한국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이하 K-IDEA)의 협회장이며, 전병헌 의원은 한국 e스포츠협회의 협회장으로 두 명 모두 한국 게임산업을 대변하며, 게임업계와 친밀한 거리를 유지해 온 인물들. 얼핏 보면 다소 의외의 상황으로 보인다.
게임업계가 걱정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이 게임업계와 치밀한 관계를 유지한 이들이라는 데 있다. 자칫하면 이들 두 협회장이 자리를 비우게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남경필 의원은 금일(5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물론, 남 의원은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를 하더라도 K-IDEA 협회장 임기를 마무리 할 것이라고 공언한 상황이다. 하지만 선거 출마와 동시에 의원직을 포기해야 함에는 변함이 없다.
게임업계는 4월부터 임시 국회에서 게임규제 관련 법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당의 5선 의원이 원외로 나가게 되면, 국회 안에서의 영향력이 약해질 것으로 우려하는 모습이다. 지방선거는 6월에 시작되지만, 이에 앞서 선거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협회 일에서 한 발 물러설 수 밖에 없지 않냐는 우려를 하는 이들도 있다.
또한 협회장 직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남 의원이 협회장직을 유지한 채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경우, 야권에서 이를 문제로 삼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근 게임산업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게임회사들이 밀집한 경기도 지역의 도지사로 출마할 경우는 이러한 견제가 더더욱 강해질 수도 있다. 자칫 표심이 한 쪽으로 기울어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e스포츠협회의 전병헌 협회장의 경우는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게임업계가 우려를 표하는 이유는 국회의원 겸직 금지법에 있다. 국회의원 겸직 금지법에 현역 국회의원이 이익단체장을 겸하지 못 하도록 하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는 e스포츠 공인 종목을 선정하는 기관이라는 공공성을 갖춘 상황이다. 또한 이익단체가 아닌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비영리 민간 법인이기에 관련 법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 관련 법안에 따르면 현직 국회의원은 비영리 민간 법인에 해당하는 체육단체장을 겸임할 수 있다.
그럼에도 게임업계는 안심하지 못 하는 눈치다. 워낙에 많은 규제에 시달려온 탓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충분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이들 두 의원의 행보가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현 상황에서는 가능성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작은’ 가능성에도 게임업계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