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14 더쇼 표지모델 추신수, 역대 시리즈 모델의 성적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가 오는 4월 발매 예정인 야구게임 MLB 14 더쇼(이하 더쇼14)의 국내 발매버전 표지모델로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의 추신수 선수를 발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시즌 통산 3번째 20홈런 20도루를 기록하며 20-20 클럽에 가입하는 것은 물론 출루율 0.423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출루율 순위 전체 2위, 메이저리그 전체 4위에 오른 추신수의 활약상이 반영된 결과라 하겠다.
비록 국내 정발판에 국한된 표지모델이기에 아쉽다는 반응도 있지만, 적어도 추신수가 메이저리그 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로 인정 받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마케팅적인 측면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하더라도, 추신수가 거둔 성적이 형편 없었다면 이러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추신수가 더쇼14의 표지모델이 됐으니 이번 시즌 성적도 좀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내비치는 이들도 있다는 점. 실제로 더쇼 시리즈 모델로 발탁된 해에 전년보다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도 있기에 이러한 기대가 나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더쇼 시리즈의 표지모델이 됐다고 해서 모든 선수가 전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은 아니다. 역대 더쇼 시리즈의 표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뽐낸 선수는 총 8명. 데이빗 오티즈, 데이빗 라이트, 라얀 하워드, 더스틴 페드로이아, 조 마우어, 애드리안 곤잘레스, 호세 바티스타, 앤드류 매커친 등이다.
이 중 조 마우어는 시리즈를 통틀어 유일하게 2년 연속으로 표지모델로 발탁이 됐고, 호세 바티스타는 캐나다 지역에 유통되는 버전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과연 역대 더쇼 시리즈의 표지모델들은 게임의 표지를 자신의 모습으로 장식한 이후에 어떤 성적을 거뒀을까?
더쇼06의 표지모델이었던 데이빗 오티즈는 2005년에 타율 3할에 장타율 0.601, 41홈런을 기록하고, 타점은 148점이나 올리며 MVP 2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하며 이듬해인 2006년에 더쇼06의 표지를 장식했다.
2006년에 오티즈는 타율은 0.287로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장타율은 0.636으로 높아졌으며, 홈런는 전년보다 13개나 많은 54개를 기록했다. 타점 137개는 덤이었다. MVP 순위는 전년보다 한 단계 낮은 3위를 기록했지만, OPS는 1.049를 기록하며 전년도의 1.001보다 높아진 모습을 보이며 위력을 과시했다.
더쇼07의 표지모델이었던 뉴욕 메츠의 3루수, 데이빗 라이트 역시 전년보다 좋아진 기록을 남겼다. 데이빗 라이트는 2006년에 타율 0.311, 출루율 0.381, 장타율 0.531, OPS 0.912에 181안타, 26홈런, 116타점, 20도루를 남기는 뛰어난 활약을 했다.
하지만 데이빗 라이트는 2007년에 타점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2006년에 달성한 자신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타율은 0.325, 출루율 0.416, 장타율은 0.546, OPS는 0.963을 기록했고, 홈런 30개에 도루 34개를 기록하며 30-30 클럽에도 가입했다. 타점은 107개, 안타는 200안타에 4개 모자란 196안타로 리그 MVP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2008년에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라얀 하워드가 더쇼08의 표지를 장식했고, 하워드 역시 성적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며 ‘더쇼의 표지를 장식하면 전년도보다 성적이 상승한다’는 징크스 아닌 징크스를 만들었다.
2007년에 타율 0.268에 장타율 0.584를 기록하고 142개의 안타와 107개의 볼넷, 136 타점을 달성한 하워드는 2008년에는 타율, 출루율, 장타율은 하락했지만(각각 0.251, 0.339, 0.543) 48개의 홈런을 날리고 타점은 전년보다 10점이나 높은 146타점을 달성했다. MVP 순위는 리그 5위에서 2위로 상승했다.
2009년의 표지모델은 2008년에 MVP를 거머쥔 보스턴 레드삭스의 주전 2루수, 더스틴 페드로이아였다. 더스틴 페드로이아는 앞선 세 명의 모델들이 모두 전년대비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여전히 쟁쟁한 실력을 과시하며 ‘올스타급’ 활약을 이어갔다.
2009년에 더스틴 페드로이아가 거둔 성적은 타율 0.296에 48개의 2루타와 20개의 도루. 여기에 안타는 185개를 쳤으며 득점도 115점이나 올리는 실력을 과시했다. 전년에 비하면 전체적으로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를 두고 ‘나쁜 성적’이라고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의 사례만 본다면 ‘더쇼 모델이 되면 성적도 좋아진다’는 주장이 나올 법도 하다. 하지만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더쇼 시리즈의 표지모델들이 전년보다 나쁜 성적을 거두게 된다. 더쇼10과 더쇼11의 표지모델이었던 조 마우어는 2년 연속으로 성적이 하락하고, 심지어는 부상까지 얻는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1999년 이반 로드리게스 이후 10년만인 2009년, 포수 출신 MVP에 오른 조 마우어는 타율 0.365, 출루율 0.444, 장타율 0.587, OPS 1.031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홈런은 28개, 타점은 96개에 안타는 191개로 포수가 이 정도의 공격력을 선보였다는 것에 모두를 열광케 만들었다.
더쇼10의 표지를 장식한 2010년만 하더라도 크게 나쁘지 않았다. 홈런 갯수가 9개, 장타율이 0.469로 대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타율은 0.327로 여전히 높았으며, 167개의 안타와 42개의 2루타를 기록하며 여전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전년에 비하면 눈에 띄게 하락한 장타력에 아쉬움을 남긴 시즌이었다.
장타력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MVP 8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활약한 조 마우어였기에 SCE는 더쇼11의 표지모델로 다시 한 번 조 마우어를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2011년 조 마우어는 부상으로 82경기만을 뛰었으며, 3할대의 장타율(0.368), 7할대의 OPS(0.729)를 기록하는 부진에 빠진다. 홈런은 3개, 타점은 겨우 30개에 불과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조 마우어의 저주인지 더쇼 시리즈 표지모델의 부진은 이듬해에도 이어졌다.
2011년에 타율 0.338, 출루율 0.410, 장타율 0.548, OPS 0.957에 213안타, 27홈런, 117타점을 기록한 애드리안 곤잘레스는 더쇼12의 모델로 발탁된 2012년에 타율 0.299, 출루율 0.344, 장타율 0.463, OPS 0.806을 기록하며 명성에 미치지 못 하는 성적을 남겼다. 그 와중에도 타점은 108개를 넘기고, 안타도 188개, 2루타 47개를 기록한 것이 위안이었다.
캐나다 버전의 모델이었던 호세 바티스타의 부진은 더욱 심각했다. 2011년에 타율 0.302, 출루율 0.47, 장타율 0.608, OPS 1.056에 43홈런, 103타점을 기록하며 괴물 같은 활약을 했던 호세 바티스타는 2012년에 부상으로 92게임만 출전하며 타율 0.241, 출루율 0.358, 장타율 0.527, 홈런 27개를 기록했다. 장타율과 홈런 갯수는 나쁘지 않았지만, 타점이 65개, 안타가 80개에 머물렀다는 것은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수치였다. (물론 출전 경기수와 안타수에 비해 타점 생산력은 대단히 높은 수치이다)
3년간 이어진 더쇼 시리즈 표지모델의 부진. 어쩌면 이러한 징크스가 추신수에게도 적용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런 징크스는 2013년 앤드류 매커친 손에 의해 깨지게 된다.
앤드류 매커친은 2013년, 타율 0.317, 출루율 0.404, 장타율 0.508, OPS 0.911, 185안타, 21홈런, 84타점, 27도루를 기록하며 MVP에 올랐다. 2012년에 거둔 성적(타율 0.327, 출루율 0.400, 장타율 0.553, OPS 0.953, 194안타, 31홈런, 20도루)에는 다소 못 미치는 성적이지만, 약체 팀의 핵심타자로 활약하고, 집중견제를 당하는 와중에도 거둔 기록이라는 것에 큰 의의가 있는 성적이었다.
또한 더쇼 시리즈의 표지모델 중에 성적의 형태와 포지션이 추신수와 가장 흡사한 선수라는 점도 더쇼14의 표지모델이 된 추신수의 성적 향상을 기대하는 이들의 기분을 좋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