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게임시장 RPG 대전..'차별화 없으면 바로 셧다운'
"대세는 RPG죠. 경쟁이 치열한 국내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RPG를 준비하고 있지요."
"퍼블리싱이요? RPG 아니면 받지 않아요. 캐주얼 게임으론 이제 승산이 없는 것 아시잖습니까."
최근 시장에서 만난 한 중소 게임 개발사 대표와 한 퍼블리싱 담당자의 말이다.
이처럼 국내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RPG가 대세 장르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퍼즐게임, 보드게임 등 비교적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인기를 얻었고 또 등장했었지만, 2014년 1분기에 접어들면서 시장 분위기가 급격하게 RPG 향으로 바뀌고 있다.
개발사들은 지난해부터 준비했던 대작 RPG들을 봇물 터진듯 쏟아내고 있고, 퍼블리셔들 또한 캐주얼 게임 라인업을 접고 RPG만 찾아 다니는 모양새다. RPG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다보니 시장 또한 신작 RPG 간의 전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게임사들도 일제히 자사 게임들의 차별점을 알리는데 주력하며 게이머 잡기에 혈안이다.
< 국내 RPG들, 그래픽적인 차별화에 '심혈'>
최근 등장하는 RPG들의 가장 큰 차별점은 단연 그래픽이다. 처음에 게이머가 게임에 대한 정보를 얻고 다운받을지 말지를 판단하기 때문에 해당 부분에서 다른 인식을 주려는 개발사들의 노력이 지대하다.
일례로 '별이되어라'는, 고품질 일러스트를 기반으로 캐릭터 및 배경을 꾸민후 전용 3D 엔진을 통해서 부드럽게 움직임을 재현, 현재까지 국내 스마트폰 게임업계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2D 애니메이션풍의 고퀄리티 그래픽을 구현해냈다.
흡사 '드래곤즈 크라운'과 같은 전용 콘솔게임에서나 보이던 그래픽 기법을 스마트폰에서 재현해내 차별화에 성공했고, 이를 토대로 현재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6위까지 올라오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는 최근 게임빌이 출시한 신작 게임들 중 단연 돋보이는 성적이다.
컴투스의 '아임히어로'는 이와 반대로 아주 캐주얼적인 형태의 그래픽을 채용했다. '애니팡'이나 '드래곤플라이트' 정도만 즐기던 게이머들도 쉽게 접근가능하게 보이는, 진입장벽을 낮춘 그래픽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또 NHN의 '가디언스톤'도 아예 픽사나 디즈니 풍 애니메이션 같은 북미풍 그래픽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위메이드의 '아크스피어'는 아예 전문 온라인 게임사들이 좋아할만한 그래픽으로 타겟층을 명확히 하고 있다.
< 전투 부문 특화점, '더 쉽게 더 박력있게'>
그래픽 적인 차별화 외에도 RPG들의 시스템 별 개성도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전투 분야에 대해 특화된 모습을 보이는 게임들이 많다. 일단 대부분의 RPG들이 자동전투를 기본 시스템으로 채용한 후 저마다 개성적인 모드를 도입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게임빌의 '별이 되어라'는 게임 내에서 게이머가 자신이 원하는대로 스킬을 찍을 수 있다. 레벨업으로 주어지는 스킬 포인트를 어떤 스킬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똑같은 캐릭터라도 게이머가 원하는 나만의 방식으로 육성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게임들이 턴 방식을 정형화해서 다소 답답한 모습을 보이는 것들에 착안, 속도에 따른 액티브 타임 방식을 채택했다. 때문에 박진감 넘치고 이펙트가 보다 화려해질 수 있었으며, 다른 자동전투에 익숙한 이용자들이 훨씬 속도감을 느낄 수 있게 됐다. 턴방식을 정형화해서 처리하지 않고 화려한 플레이를 지향한 것이 주효했던 셈이다.
전투에 또 특화된 게임으로는 '큐라레:마법도서관'(이하 큐라레)도 빼놓을 수 없다. '큐라레'는 카드배틀RPG에 실시간 파티전투 시스템을 접목해 차별화를 꾀했다. 카드배틀RPG의 종주국 일본에서도 구현된 적이 없는 신개념 전투로 입소문이 나고 있는 중이다.
이외에도 위메이드의 블록버스터급 대작 '아크스피어'가 정통 MMORPG 방식으로 광활한 필드에서 다수의 이용자가 동시에 게임을 즐기는 방식을 재현해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 스토리와 감성, RPG의 중요 포인트로 거듭나>
RPG의 마지막 차별점으로는 감정이입이 되는 스토리와 감성적인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최근 스마트폰 게임들이 스토리의 비중이 약해지고 부분유료화에 특화되어 나오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차별점이 역으로 부각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빌의 '별이되어라'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강점이 있다. 스토리 전개 상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캐릭터들이 동료로 채용되는가 하면 할수록 즐길거리가 늘어나는 패턴을 가져 식상함을 없앴다는 평가다. 또 판타지 동화를 읽고 있는 듯한 게임 구성과 주요 퀘스트 중간 중간 나오는 시나리오 영상은 게임의 몰입감을 높여주는 효과도 주고 있다. '감성'을 자극한 것이 성공한 셈이다.
넥슨의 '영웅의 군단' 또한 PC MMORPG를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게임답게 스토리도 하나의 무기로 꺼냈다. 게임의 전체적인 시나리오가 막과 장으로 구분돼 차차 게임의 스토리에 빠져들 수 있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시나리오를 진행할 때 만나는 주요 NPC들이 동료로 함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게임 내 모든 캐릭터가 각자의 이야기와 배경을 갖고 있어 차별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외에도 액토즈의 '체인크로니클'이 캐릭터 별로 별도 스토리를 구현하는 등 스토리성을 강조한 게임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