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류가 아니라 료마가 간다. 용과 같이 유신
일본 야쿠자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해줬던 용과 같이 시리즈의 최신작 용과 같이 유신이 발매됐다. 넘버링이 붙지 않은 것을 보고 눈치 챈 사람도 있겠지만 기존 용과 같이 시리즈와는 별개의 이야기로 전개가 된다. 이번에는 키류가 일본 근대사에 큰 영향을 끼친 사카모토 료마라는 인물이 된다. 이전에도 용과 같이 시리즈는 미야모토 무사시의 이야기를 다룬 용과 같이 켄잔을 비롯해, TPS액션 방식의 용과 같이 오브 더 엔드를 통해서 색다른 컨셉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그리고 해당 결과물은 용과 같이 팬들에게 대체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과연 사카모토 료마의 이야기를 다룬 용과 같이 유신은 어떨는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옛 교토를 간접체험 한다!
용과 같이는 도쿄나 오사카 등의 실제명소를 이름만 살짝 바꿔서 사실적으로 묘사했으며, 이러한 점은 간접체험이라는 부분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는 용과 같이 유신도 마찬가지다. 단지 현대가 아닌 1800년대의 일본의 모습을 재현했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이미 용과 같이 켄잔을
통해서 사극의 분위기를 잘 살렸던 만큼 용과 같이 유신에서도 1800년대 교토의 모습을 잘 살렸다. 실제로 그 시대에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남아 있는 역사적 명소와 고유지명들이 그대로 등장하면서 일본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게임을 즐기면서 좀 더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고층 빌딩이 아닌 단층에 목조형 건축물이 주를 이루는 마을의 모습이지만 사람들이 북적거리며 활기를 띄고 있는 마을을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사카모토 료마가 묵었던 것으로 유명한 테라다 여관이라던가, 교토의 유명한 절인 청수사(기요미즈테라) 등 실제
존재하는 장소를 게임 속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점은 용과 같이 시리즈의 간접체험적인 측면을 잘 살리고 있는 부분이다.
그래픽의 발전은 느끼기 어렵다
용과 같이 유신은 시리즈의 최신작이지만 특별히 전작에 비해서 그래픽의 발전을 그다지 느끼기 힘들다. 솔직한 표현으로 PS3에 처음 등장했던
용과 같이3에서 이미 용과 같이 시리즈의 그래픽 발전은 끝이 났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용과 같이의 그래픽은 한결 같다는 게 맞는 표현이다.
그나마 용과 같이 유신이 기존 컨셉을 벗어나 과거 교토를 무대로 하는 시대극이라는 것 때문에 사람들의 복장이나 건물의 형태들이 크게 변화했기
때문에 새로운 시리즈의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든다. 전작에 비해서 그래픽 퀄리티의 발전을 느끼기는 힘들지만 여전히 하나 칭찬할 만한 부분이
있다면 용과 같이에서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사실적인 표정연기다. 이벤트신에서 얼굴 클로즈업이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데 그때마다 사실적인
얼굴표정이 극의 몰입감을 더한다. 어떻게 보면 익숙해서 편안한 그래픽이라고 할 수 있는데 PS4로 제대로 된 신작이 등장할 때에는 더 멋진
모습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PS4로도 발매됐지만 애초에 PS4를 베이스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해상도만 높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다양한 포메이션으로 느끼는 전투의 재미
용과 같이 유신에서는 검과 총, 그리고 주먹을 사용한 4가지 타입의 격투가 나온다. 총과 검을 활용하는 난무, 검을 활용하는 일도, 총을
사용하는 단총, 맨손 혹은 특수 무기를 사용하는 격투 중에서 원하는 스타일 혹은 공략에 필요한 스타일로 적절히 바꿔가며 사용하는 재미가
있다. 일단 격투의 경우 기존 용과 같이가 추구하던 익숙한 배틀 스타일로 맨손 격투를 비롯해 창 같은 특수무기를 활용할 수 있으며, 맵에
흩어진 각종 도구를 들고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 단총 스타일의 경우 피스톨을 이용한 공격형태로 원거리에서 안정적으로 상대를 공략할 수
있으며, 특수 탄환을 이용해서 상대를 공략할 수 있다. 일도는 말 그대로 검 한자루를 들고 전투를 펼치며 가드가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안정적인
스타일을 추구한다.
마지막으로 난무의 경우 총과 검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자신의 공격 동작을 캔슬하면서 마치 춤을 추듯이 이리저리 맵을 누비며 공격하는 스타일이다. 이처럼 각 스타일은 특색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적을 상대하느냐,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공격 스타일은 어떤 것이냐에 따라서 언제든지 십자키를 이용해서 배틀 스타일을 바꿔가며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각 스타일 마다 고유의 히트액션이 존재하며 스타일에 따라 회피 스타일, 공격 스킬이 달라진다. 어떤 스타일을 사용할지는 유저의 마음!
선호하는 스타일을 강화시켜보자
용과 같이 유신은 다양한 전투 스타일을 자신의 취향에 따라서 활용할 수 있으며 전투 스타일의 능력치도 유저의 입맛에 맞게 올릴 수 있다. 각
스타일의 레벨이 오르거나 플레이어의 레벨이 오를 때 혼구라는 아이템을 입수하는데 이를 이용해서 각 스타일의 스킬트리판에 장착함으로써 스타일의
능력이 올라간다. 혼구는 스타일에 관계없이 어디나 장착할 수 있는 수련의 혼구와 해당 스타일트리판의 색깔과 동일할 때만 장착할 수 있는
타입별 혼구로 나뉜다. 만약 격투 스타일을 선호한다면 격투스타일을 사용하면서 얻은 타입 별 혼구 외에 캐릭터 레벨업을 통해 얻은 수련의
혼구를 이용해서 좀 더 트리를 빨리 올릴 수 있게 된다. 그런 만큼 당연히 해당 스타일이 강력해지니 자신이 잘 사용하는 스타일을 올리면
전투도 그만큼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단순히 혼구를 장착하는 형태이긴 하지만 스킬트리에는 봉인된 구간이 있고 취향에 따라서
설명을 읽고 배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정된 혼구를 활용해 커스터마이즈 하는 재미가 살아 있다.
무기합성과 강화
전투와 관련된 시스템으로 무기합성과 강화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기본적으로 재료를 모아서 새로운 무기를 만들고 강화를 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단순히 버튼을 한 번 누르면 확률에 따라서 자동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대장간에서 직접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눌러서 성공한 횟수에 따라서
강화수치에 영향을 미치는 형태라 긴장감마저 느껴진다. 타이밍 액션에 약한 사람에게는 상당히 불만족스런 시스템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단순하게 진행되는 것 보다 강화에서 조차 액션감이 느껴지는 방식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메인 스토리 외에도 여전히 즐길거리가 많은 게임
용과 같이란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는 요인 중 하나가 메인 스토리의 플레이타임을 훨씬 넘어서는 부가적인 즐길거리가 넘치고 넘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은 메인 시나리오만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으로 즐길 수 있는 점은 더욱 더 매력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마을 내 유흥업소를 통해서 즐길 수 있는 미니게임부터 서브 이벤트를 통해서 마을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경험할 수 있으며 NPC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마을 속에서 살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어나더 라이프를 통해서는 키류(사카모토 료마)의 영원한 파트너 하루카와 함께 밭도 일구고 요리도 하고, 납품을 하면서 돈벌이를 할 수 있다. 또! 신선조의 멤버로 활약하면서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던전모드를 즐길 수 있다. 특수던전모드에서는 신선조의 부대원을 카드 형태로 고용하게 되는데 멤버를 모집하고 성장시켜 가는 재미가 있다. 이렇게 성장시킨 멤버는 특수던전에서 전투보조스킬을 사용해주고 좀 더 미션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게 해준다. 그 밖에도 도전과제 형식으로 마을의 음식을 사먹는다거나 하는 정진목록이 있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요소에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과하다면 과하달까...
한글화로 편하게 즐길 수 없는 아쉬움
용과 같이는 1편부터 꾸준히 국내에 정식발매가 됐지만 안타깝게도 한 번도 한글화가 된 적이 없다.(스토리 상 한국 조직이 나오는 일부분
빼고-0-) 그나마 다행인 점은 가이드북을 제공함으로써 어느 정도 기본 스토리라인은 알 수 있다. 하지만 가이드북은 메인 이벤트만이고 서브
시나리오 같은 경우는 대사 번역이 전혀 없다. 용과 같이 유신은 이벤트 파트에서 대사분량도 상당히 많고 역사극으로 진행되는 만큼 어려운
단어들도 많은데 한글화가 아닌 점은 역시나 하는 사람만 할 수밖에 없는 게임이 되고 만다. 실제로 있었던 인물과 사건들을 이용해서 용과 같이
유신만의 새로운 스토리를 흥미롭게 구성했지만 이러한 점이 한글화가 아니라 제대로 어필할 수 없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
다음 작에는 더욱 진화한 용과 같이를 만나볼 수 있었으면
용과 같이 유신은 그 동안 용과 같이 시리즈가 느끼게 해줬던 재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새롭게 도입된 시스템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익숙하게 즐겨온 게임을 즐기는 듯한 기분으로 즐기게 된다. 문제는 기본을 충실히 함으로써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긴 하지만 어느 정도 슬슬
식상해지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전체적인 시나리오 전개나 이벤트 연출 방식, 등장하는 캐릭터가 너무나 익숙해서
오히려 우려먹기라는 인상이 생긴다고나 할까? 다행스럽게도 이번 용과 같이 유신의 경우는 실제 역사적 사건을 적절하게 재구성해서 실제 역사와
인물을 살펴보게 끔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어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앞으로 나올 용과 같이 시리즈는 검증된 익숙함도 익숙함이지만
새로운 재미로 무장해서 나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