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의 전설부터 이카루스까지, 위메이드 MMORPG의 역사
지난 2012년부터 국내 게임시장에 급격하게 불기 시작한 이후,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는 어느 사이엔가 모바일게임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졌다. 모바일게임을 주로 즐기는 이들이라면 가질 수 있는 이미지다.
그도 그럴 것이 윈드러너, 에브리타운, 아틀란스토리 등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게임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메이드는 설립 당시부터 MMORPG에 꾸준한 공을 들여온 기업이다. 야구에 비교하자면 모바일 플랫폼이라는 원정 구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원래는 PC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홈 구장에서 MMORPG라는 구종으로 이름을 떨친 투수와 같은 기업이라는 이야기다.
위메이드가 오랜 기간 공을 들여 개발한 대작 MMORPG 이카루스의 공개 서비스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위메이드의 MMORPG 역사를 되짚어봤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위메이드는 2001년 3월부터 미르의 전설2 공개서비스를 시작한다. 당시 유행하던 2D MMORPG의 형태를 띄고 있는 미르의 전설2는 단순한 사냥과 아이템 파밍을 강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른 게이머들과의 협력, 동맹 등의 커뮤니티 활동을 부각시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서양 판타지 세계관을 활용하지 않고 동양적 색채가 뚜렷한 세계관을 구축했다는 점도 미르의 전설2가 지닌 장점이었다.
미르의 전설2는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게임이다. 당시에는 온라인게임 낙후지였던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 진출해 최고 동시접속자 50만 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서양 판타지 세계관이 아닌 동양적 색채가 뚜렷한 세계관을 채택한 덕분에 가능한 성과였다.
지난 3월에는 서비스 13주년을 맞아 6년만에 ‘궁수’ 캐릭터와 신규 지역을 포함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하는 등,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뚜렷한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미르의 전설2의 뒤를 잇는 미르의 전설3는 2002년에 공개서비스를 시작하고 이듬해인 2003년부터 정식서비스에 돌입했다. 미르의 전설2가 중국에서 좋은 성과를 내며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노하우가 쌓인 덕분인지 위메이드는 미르의 전설3를 중국 시장에 빠르게 진출시켰다.
전작보다 입체적인 그래픽을 갖추고 있었으며 이동을 위해서는 걸어다닐 수 밖에 없던 전작과는 달리 새롭게 ‘탈 것’을 추가해 게임의 편의성을 높였던 것도 당시에는 획기적인 변화였다.
퀘스트를 통한 스토리텔링을 강조했으며, 퀘스트 수행을 하면서 기술을 익히는데 영향을 주도록 게임 구조를 만들어 게이머와 퀘스트가 보다 밀접한 관계를 맺도록 노력한 것도 미르의 전설3의 장점이었다.
2009년 11월 11일에는 미르의 전설X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온라인게임 시장의 흐름을 반영한 탓인지 미르의 전설X는 전투, 퀘스트 수행 등의 요소보다 PvP 요소를 부각시킨 게임으로 등장했다.
영지전, 문파전, 방파 시스템과 대규모 공성전 등 당시 유행이었던 PvP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됐다. 사냥을 통해 보상을 얻는 재미가 아닌 다른 이들과 치고 받으며 명성을 쌓아 올리는 재미를 추구한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역대 미르의 전설 시리즈 중 가장 커다란 규모의 맵과 다양한 방식의 아이템 능력 강화 시스템 등을 갖추며 전작을 통틀어 ‘가장 스케일이 큰 미르의 전설’이라는 평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미르의 전설X는 지난 2013년 10월 24일을 기점으로 서비스가 종료되어 게이머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미르의 전설 시리즈 이외에 창천 온라인도 위메이드의 MMORPG 역사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임이다. 삼국지라는 소재에 액션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었던 창천 온라인은 2007년 공개서비스에 돌입했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게임은 3D 그래픽으로 구현됐으며, 당시 비디오게임을 연상케 하는 그래픽 품질을 자랑하며 위메이드의 그래픽 기술이 재평가 받는 계기가 됐다.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의 진삼국무쌍을 연상케하는 박력 넘치는 호쾌한 액션과 영지에 게이머가 장수를 배속해 다양한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나름의 전략성을 갖추며 어느 한 쪽에 치우친 재미가 아닌 복합적인 재미를 전달하기 위해 애쓴 작품이었다. PvP 혹은 레이드 전투 콘텐츠에 집중한 당시의 여느 MMORPG와는 확연히 다른 재미를 갖추며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노력을 게이머들이 알아준 덕분인지 창천 온라인은 2007년 게임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메이드는 국내 온라인게임 1세대 기업으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온 기업이다. 근래 모바일게임 이미지가 강해지기는 했지만 온라인게임 개발 역량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뜻도 된다. 미르의 전설 시리즈와 창천 온라인을 통해 매번 자신만의 색을 입히려 노력한 위메이드가 출시를 앞두고 있는 이카루스에서도 어떤 독특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게임업계는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