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천하 모바일게임 시장 '밴드'가 돌풍 일으킬까?

지난 4월 21일 서비스 출시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러운 세월호 사고로 인해 출시를 연기한 캠프모바일의 폐쇄형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밴드의 게임서비스(이하 밴드게임)가 오는 12일 서비스를 시작한다.

무심사 입점과 타 플랫폼에 비해 개발사 친화적인 수수료 정책 등 매력적인 카드를 갖춘 '밴드게임'이 출시 일자를 확정 짓자 '밴드게임'이 카톡 천하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밴드 3천만 다운로드 돌파
밴드 3천만 다운로드 돌파

7일 캠프모바일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밴드는 2012년 8월 출시 이후 약 9개월 만인 2013년 5월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같은 해 10월 2,000만 다운로드, 2014년 4월 기준으로 3,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특히 밴드 전체 이용자 중 70%가 기존 밴드 이용자들로부터 초대를 통해 가입한 경우로 실제 사용자들의 추천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 여기에 이미 이용자들이 밴드 앱 내에서 보내는 체류시간도 네이버나 다음의 카페 서비스보다도 더 긴 시간을 자랑하고 있다.

이처럼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밴드가 게임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자 기존의 모바일 게임 플랫폼 강자인 카카오도 일단 이를 경계하고 나서는 태세다. 안드로이드 기기와 아이폰 이용자 차별을 막고자 실시했던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동시 출시 정책을 일부 완화하며, iOS와 안드로이드 기반 게임의 동시 개발 여력이 다소 부족한 중소 개발사들의 편의를 봐주고 있다.

동시 출시 정책을 철옹성과 같이 유지하고 있던 카카오가 이런 카드를 내놓았다는 것은 아무래도 밴드게임 서비스를 경계하는 모습이 아니겠느냐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카카오도 긴장하게 만든 '밴드게임'이 가진 장점은 명확하다. 먼저 '밴드게임'은 기존 플랫폼 사업자보다 개발사 친화적인 수수료 정책을 갖췄다. 기존의 경우 앱 마켓을 제공하는 구글과 애플에 30%의 수수료를 떼어주고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에게 남은 수익의 30%, 즉 21%를 더 줘야했다.

반면 밴드게임의 경우에는 앱 마켓 제공자의 수수료는 같지만, '밴드게임' 플랫폼의 수수료를 14%대로 낮춰 개발사의 전체 수익을 7%가량 더 보장한다. 특히, 네이버 앱스토어에서 게임을 내려받은 경우에는 앱 마켓 수수료도 20%로 인하한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최대 64%의 이익을 챙길 수 있다. 기존 사업자들보다 최대 15% 이상의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셈이다.

또한, 까다로운 심사 없이 게임을 실을 수 있는 무심사 정책도 장점이다. 일단 1차와 2차 출시 게임만 라인업을 짜고 그 이후부터는 구동에 문제만 없으면 입점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의 긴 심사과정과 함께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앱스토어 대응을 위해 온갖 여력을 집중해왔던 중소 개발사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밴드 이미지
밴드 이미지

일단 눈에 보이는 강력한 카드와 장점은 수수료와 무심사 정책 등이지만, 업계에서는 다른 부분에서도 밴드게임에 기대하고 있다. 먼저 '애니팡' 등 강력한 캐주얼게임의 성공으로 인기 게임 플랫폼 반열에 오른 카카오 게임하기이지만, 최근들어서는 캐주얼게임이 성공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관계자들은 이미 카카오 게임하기는 미들 코어급 게임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는 이야기를 내놓고 있을 정도다.

실제로 매 주 수십개 게임이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서 등장하지만 캐주얼 게임은 소리 소문 없이 게이머에게서 멀어진다. 물론 이같은 문제는 밴드게임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나, 플랫폼이 초반 단계인 것을 감안하면 비 게이머들을 게임에 빠져들게 만들었던 카카오 게임하기의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겠냐는 눈치인 것이다. 실제로 현재 출시 예정인 밴드게임의 라인업을 살펴봐도 미들코어급 보다는 캐주얼게임쪽에 무게가 더욱 실린다.

또한, 게임의 수명 연장도 밴드게임을 통해서 꿈꾸고 있다. 밴드게임의 출시 라인업을 살펴보면 이미 치열한 국내 모바일게임 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난 게임들도 보인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신작 론칭급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니 환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수수료 인하나 무심사 정책 등 다양한 시장 친화적인 정책으로 게임사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밴드게임'이지만, 게이머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이 존재한다. 일단 당장 게이머 입장에서 크게 매력을 느낄만한 게임이 적다는 것이다. 1차 라인업 10작품만 살펴봐도 신작은 1~2작품에 그친다. 이미 한 번쯤 접해봤거나 기존에 출시된 게임의 with 밴드 버전일 뿐이다.

밴드게임 사전등록
밴드게임 사전등록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 차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나 혹시라도 밴드가 지난 게임의 생명 연장을 위한 플랫폼이 된다거나 카카오 게임하기 등 타 플랫폼에서 경쟁에서 뒤처진 작품이 들어와 대결을 펼치는 2부리그 느낌이 물씬 풍긴다면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질 수도 있다. 사실상 오픈 플랫폼을 선언한 '밴드게임'이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밴드게임'을 통해 이용자들에게는 밴드를 통해 보다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전달하고, 게임 개발사들과는 지속 가능한 동반 성장 모델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는 캠프모바일의 계획이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게 될지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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