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민 기자의 '주간 모바일게임의 맥(脈)'
5월 둘째 주, 긴 연휴가 마무리되며 '수요병'이라는 희귀병으로 시작된 한 주도 어느새 마지막이 다가왔다. 지난주 20종 이상의 게임이 출시되며 뜨거운 모습을 보였던 카카오 게임하기는 휴일인 석가탄신일인 6일을 한 번 건너뛰고 9일인 금요일에 10개 작품이 출시되며 2주 연속 두 자릿수 게임 출시를 이어갔다.
뜨거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카카오 게임하기와 다음 주 월요일인 12일에 출시되는 밴드게임이 어떤 경쟁 구도를 형성할지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휴가 길었기 때문일까. 모바일 게임 순위 자체는 큰 변동 없이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여전히 양대 글로벌 마켓인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네시삼십삼분의 '블레이드 for Kakao'가 자리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애니팡2 for Kakao', '몬스터길들이기 for Kakao', '모두의마블 for Kakao', '세븐나이츠 for Kakao' 등 기존의 인기 작품들이 그대로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큰 변동이 없는 매출 순위를 뒤로하고 인기 다운로드 순위를 살펴보면 앞으로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작품들이 존재한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역시 엠게임의 '프린세스 메이커 for Kakao'다. 이 작품은 PC용 인기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인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를 모바일화한 게임으로 출시 첫날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프린세스 메이커 for Kakao'는 출시 직후 다운로드 순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3위를 기록한 뒤 이번 주 후반에 들어서는 1위 자리까지 결국 치고 올라갔다. 이미 매출 순위에서도 구글 플레이 기준으로 30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게임의 출시 직후 문제로 지적됐던 운영적인 측면도 빠르게 대응하며 해결을 해가고 있는 모습이기에 앞으로의 흥행이 더 기대된다.
물론 원작의 재미를 기대했던 게이머들에게는 원작과는 다른 시스템 등이 아쉬운 점이 될 수 있겠으나, PC용 '프린세스 메이커'를 즐기던 시절과 달리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지금 시대의 게이머들에게는 어느 정도 전략이 먹혀들어간 경우로 해석할 수 있겠다.
구미코리아에서 출시한 '퍼즐버블 for Kakao'도 향후 흥행이 더 기대되는 게임들이다. '퍼즐버블 for Kakao'는 타이토의 유명 원작 게임을 모바일에 최적화한 게임으로 최신 퍼즐게임의 유행인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이 도입된 것이 특징이다.
'퍼즐버즐'의 유사장르인 '타이니팡 for Kakao' 같은 경우도 시즌2가 업데이트되고 스테이지 시스템이 도입되며 많은 주목을 받은 과거 이력이 있었던 만큼 '퍼즐버즐'이라는 이름값에 게임 자체도 나쁘지 않은 모습이기에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현재 시스템이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캔디크러쉬사가'나 '애니팡2'와 달리 스테이지에 진입만 하면 클리어 여부와 상관없이 하트가 소모되는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어, '캔디크러쉬사가'나 '애니팡2' 등에 익숙한 게이머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도 있다. 향후 스테이지 추가 등 다양한 업데이트가 이뤄진다면 퍼즐 자체의 난이도를 올리는 등으로 추가적인 수익모델을 설계하고, 하트는 기존 유행 게임을 따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이번 주 순위표에서는 살펴볼 수 없지만 꽤 강력한 신작도 등장했다. 바로 액토즈 소프트와 스퀘어에닉스가 공동으로 개발해 전세계 6개국에 동시 출시하며 서비스하는 모바일 TCG '밀리언연의'다. 국내 TCG 열풍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던 '밀리언아서'의 외전격인 작품인 만큼 게임 자체는 '밀리언아서'에 뒤지지 않게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밀리언아서' 특유의 깔끔한 인터페이스도 그대로 구현됐으며, 게임의 자랑인 일러스트도 삼국지라는 배경에 맞춰 모두 새롭게 그려졌다. 또한, 게임을 진행하면 '밀리언아서'를 진행하며 만날 수 있었던 아서 들도 적으로 등장해 소소한 재미를 전해 주며, 한국과 대만, 홍콩, 마카오,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 6개국의 게이머가 하나의 통합 서버를 이용하기에 다른 나라의 친구를 사귈 수도 있는 특별한 재미도 준다.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고 이미 검증된 시리즈이지만, 한 가지 아쉬운 요소가 있다면 '밀리언아서'와 비교했을 때 주인공 카드들이 삼국지로 바뀐 것 외에는 크게 느껴지는 차이점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아서왕의 이야기보다는 삼국지의 이야기가 국내에서 더 친근하기에 삼국지라는 차별화 포인트가 얼마나 게이머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지가 향후 흥행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카카오 게임하기 >
9일 금요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서는 CJ E&M 넷마블의 '올킬몬스터 for Kakao', 브런치소프트의 '던전탐험대 for Kakao', 하프브릭스튜디오의 '프루트 닌자 쓱싹 for Kakao', 조이클의 '정글텀블러 for Kakao', 오믹스의 '망치왕 for Kakao', 픽토소프트의 '정무문히어로즈 for Kakao', 모스스튜디오의 '파이브카드스토리 for Kakao', 유비누리의 '에브리마트 for Kakao', 플라잉토마토의 '쿠아쿠아 for Kakao', 아이스커피게임즈의 '몬스터크래쉬 for Kakao' 등 총 10작품이 출시됐다.
10 작품이라는 많은 게임이 출시된 가운데 신선한 아이디어와 콘셉트로 승부를 거는 모스스튜디오의 '파이브카드스토리 for Kakao'와 전세계 5억 다운로드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가진 '후르츠닌자'의 후속작 '프루트 닌자 쓱싹 for Kakao', 대전 액션을 쉽게 풀어낸 '정무문히어로즈 for Kakao' 정도가 눈에 띈다.
'파이브카드스토리 for Kakao'는 포커의 규칙과 퍼즐을 결합해 만든 게임으로 게이머는 자신이 보유한 카드와 바닥에 있는 카드를 조합해 원페어 이상의 조합을 만들어내며 적을 공격할 수 있다. 별 볼 일 없는 몬스터와의 대결도 포커와 퍼즐의 결합이라는 전투의 특성상 꽤나 길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 단점일 수 있겠으나 반대로 진득이 머리를 써가며 플레이를 하길 원하는 게이머에게는 장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프루트 닌자 쓱쓱 for Kakao'는 전세계를 강타한 모바일게임 '후르츠닌자'의 후속작으로 한층 강화된 게임성이 강점이다. 과거의 게임이 단순히 과일을 베고 폭탄을 피해 높은 점수른 얻는 것에 그쳤다면, '프르투 닌자 쓱쓱 for Kakao'는 다양한 캐릭터의 추가와 피버모드, 콤보 등의 게임적인 요소를 더해 몰입도를 높였으며 베는 동작 외에도 화면을 두드리는 동작을 가미해 한층 게임을 입체적으로 강화했다. 원작 자체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었던 게임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는 있지만 한 층 더 게이머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은 모습이다.
픽토소프트의 '정무문히어로즈 for Kakao'는 어찌 보면 단순할 수 있는 게임이지만 만화풍의 그래픽으로 격투와 액션 게임의 재미를 잘 풀어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격투 게임을 즐기길 원했던 게이머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오락실 한쪽을 지켜주던 두더지 잡기를 모바일화한 '망치킹 for Kakao' 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게임 자체의 볼륨이 작다는 약점이 조금 있다.
<마치며>
다음 주 월요일이면 드디어 밴드의 게임서비스가 정식으로 론칭된다. 이미 1차 라인업 10종을 대상으로 진행된 사전 등록의 이용자가 55만 명에 육박하고, 밴드 자체의 이용자도 3,000만 명을 넘어선 만큼 기존의 모바일 게임 플랫폼과 비교해봐도 만만치 않을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 주면 뚜껑을 여는 밴드게임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지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