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RPG 시장 장악..캐주얼 게임들 新무기로 돌파구 찾는다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RPG가 대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만 봐도 매출 상위 20위권 내에 50% 정도를 RPG 장르가 장악하고 있고, 게임 개발사들 또한 일제히 RPG 개발에 매진하며 시장을 온통 RPG 판으로 만들고 있다. 근 2달 내 상위 20위권에 올라온 신작들도 대부분 RPG이며,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도 RPG에 대한 성공 예측 비중이 훨씬 높아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캐주얼 게임들이 무작정 대책없이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건 아니다. 모바일 RPG의 강세에 대항해 캐주얼 게임을 준비하는 개발사들도 저마다의 경쟁력있는 무기를 갖추며 시장 수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국내 모바일RPG 득세에 허를 찌른 대표 게임으로는 gumi Korea의 '퍼즐버블'을 꼽을 수 있다. 출시 20주년을 기념해 새로 개발된 '퍼즐버블' 모바일 버전은 명작 오락실 게임의 귀환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출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게임은 과거 오락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귀여운 공룡 캐릭터가 방울을 각도에 맞춰 쏴 터뜨리는 식으로 진행되며, 스테이지 방식으로 구성해 원작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매 스테이지 마다 시간 제한을 없애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하게 했고, '버블 속 착군을 구하는 미션', '모든 버블을 없애는 미션' 등 스테이지별 클리어 조건을 다르게 설정해 퍼즐성을 강화한 것도 인기의 주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카카오톡을 통해 남녀노소 쉽게 접하고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렇게 범 국민적 인지도와 퍼즐성을 무기로 '퍼즐버블'은 출시된지 이틀 만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 인기 무료 게임 2위에 등극해 다른 RPG들을 놀라게 하고 있으며, gumi Korea 측은 향후 여성 및 레트로 게이머들 위주의 마케팅을 강화해 장기적인 인기 관리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스페셜포스'를 개발-서비스하며 국내 PC 온라인 FPS(1인칭 슈팅) 게임의 터줏대감으로 인식되는 드래곤플라이도 모바일로 발걸음으로 옮기며 묵직한 캐주얼 게임을 준비했다. 게임의 이름은 '꽃보다 할배'.
tvn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꽃보다 할배'의 라인선스를 바탕으로 개발된 이 게임은 원작의 인지도와 드래곤플라이의 개발력을 무기로 한 대표적인 RPG의 대항마중 하나로 꼽힌다. 출시는 올 상반기에 진행될 예정이며, 원작처럼 여행을 콘셉트로 캐주얼 보드게임 장르로 개발됐다.
게이머들은 '직진 순재', '미소천사 구야형', '로맨틱 근형', '떼쟁이 일섭' 등 할배 캐릭터들과 세계 여러 나라의 랜드마크를 주사위를 굴려 여행할 수 있고 10여개의 다양한 이벤트를 경험할 수 있다. 게임 내에서 다양한 변수를 제공하는 '나PD의 지령카드' 등이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청년층부터 중장년 층까지 감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인생 게임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다 원작의 인지도가 높아 모바일 게임의 반향도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의 자회사이자 모바일 게임분야의 전환으로 절치부심하고 있는 엔트리브도 첫 자체 개발 프로젝트인 SF 전략 디펜스 게임 '세컨어스'(Second Earth)로 화려한 부활을 노린다.
'세컨어스'는 미래 자원 전쟁이 한창인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전략 디펜스 게임으로, 다른 게이머의 기지를 침략해 확보한 자원으로 자신의 기지를 성장시키고, 동시에 자신의 기지를 지키기 위해 수비병력과 방어시설들을 확장해가는 형태를 가졌다.
손노리의 창립 멤버이자 '악튜러스', '화이트데이', '팡야' 등을 개발한 스타 개발자 서관희 엔트리브 이사의 첫 모바일 게임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엔트리브소프트는 5월중에 안드로이드와 iOS 플랫폼으로 '세컨어스'를 전 세계 동시 출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컴투스의 '낚시의신'도 국내 RPG들의 대항마로 손색이 없는 수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8일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천만 건을 달성한 '낚시의 신'은 국내 RPG와의 직접적인 격돌하는 대신 글로벌로 초점을 맞춰 승승장구하고 있다.
출시 초기 전세계 69개국 애플 앱스토어 인기 게임 톱(TOP) 10 진입해 컴투스의 주가를 1.5배 뻥튀기를 시켰으며, 71개국 스포츠장르 부문 1위 및 중국에서의 폭발적인 인기로 컴투스의 2분기 실적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같은 캐주얼 게임들의 약진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RPG가 시장에 가장 큰 흐름이라는 것은 대부분의 업계가 인정하고 있다."라고 운을 떼면서도 "캐주얼 게임이 묻히지 않기 위해 저마다의 강점을 부각시켜 나가고 있어 향후 반RPG 군단들의 약진도 기대해볼만 하다."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