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꿈꾸는 '밴드게임' 게임사의 의견이 최우선
지난 12일 캠프모바일의 폐쇄형 SNS 서비스인 '밴드'를 통한 게임 서비스인 밴드게임이 베일 벗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플랫폼 사업자와 달리 20%의 저렴한 수수료, 큰 문제만 없다면 별다른 심사과정 없이 플랫폼에 게임을 실을 수 있는 등 파격적인 정책으로 무장한 밴드게임은 단연 업계의 화두다.
이에 지난 14일 게임 기자연구모임은 캠프모바일 박종만, 이람 공동대표와 서초동 캠프모바일 사옥에서 만나 밴드게임 서비스에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밴드게임은 e커머스(전자상거래)에 노하우가 풍부한 박 대표가 의욕 차게 준비한 서비스다. 오픈마켓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그는 밴드게임을 초창기부터 오픈 플랫폼으로 구상했다. 밴드는 유통망을 제공해줄 뿐 선택은 게임사에게 전적으로 맡긴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밴드게임의 중심에는 플랫폼 사업자가 아닌 각 게임의 개발사가 자리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는 밴드라는 유통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일 뿐 게임을 어떤 OS로 언제 출시할지 또 이미 서비스 중인 게임의 경우 서버를 새로 신설할지 아니면 기존의 서버를 그대로 활용해 즐길 수 있게 할지 등의 판단은 게임사 스스로 내린다.
이는 밴드 게임의 서비스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며 많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온 박 대표의 철학이 담긴 부분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모바일게임으로 만만치 않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회사들의 실상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밴드게임 서비스를 준비하며 몸소 체험했고 최소한 게임사들에게 공정한 기회라도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그는 밴드가 게임사들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것이 3,000만 이용자를 기반으로 한 다운로드와 소셜 그래프라고 생각했고, 이를 각각 10%로 책정, 밴드게임의 수수료를 20%로 가닥을 잡았다.
그는 여기에 20%로 낮춘 수수료 외에도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자 했다. 단순히 1년 이상 서비스한 게임의 수수료를 5% 더 낮추는 것보다 더 많은 개발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식인 게임인재단에 기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는 수수료 기부는 물론 게임인재단과 지속해서 연계해 인디 게임 개발사를 위한 혜택도 준비할 계획이다.
이미 공개된 1차 라인업과 오는 26일 공개 예정인 2차 라인업을 제외하면 사실상 오픈 플랫폼의 형태로 변하는 밴드게임은 무심사 정책이지 기본이지만, 게임의 질적 저하나 부작용 방지를 위해 일종의 장치를 마련했다. 바로 500만 원의 입점 수수료다. 무작정 일단 출시하고보자는 식의 게임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밴드의 소셜 API를 탑재한 게임이 출시되는 점을 제외하고 기존의 오픈 플랫폼과 밴드게임이 갖는 차이점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은 이람 대표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이 대표는 밴드게임이 갖는 가장 큰 차이점을 일단 밴드의 소셜 그래프라고 꼽았다.
밴드의 소셜 그래프는 밴드게임이 주는 재미와도 직접 연결된다. 밴드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실제 주변 지인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경쟁이다. 휴대폰에 번호가 저장되어 있지만 연락이 뜸한 친구나 친척이 아닌 실제 반 친구들 또는 같은 취미를 가진 주변 지인들과 함께하는 것이 밴드 게임이 주는 핵심 재미다.
이 대표는 밴드가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공간도 장점으로 꼽았다. 밴드에 입점한 게임의 경우 자동으로 게임의 커뮤티니가 제공된다. 이용자가 게임에 가입하면 해당 게임의 팬 밴드로부터 초대가 날아온다. 게이머들은 별도의 노력 없이 밴드 안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 만으로 커뮤니티의 장까지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다. 게이머 입장에서는 각종 정보나 팁 등을 모두 밴드 안에서 해결할 수 있으며, 게임사 입장에서도 게임 내에 커뮤티케이션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별도의 커뮤니티 구성을 위한 부담을 덜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기존의 플랫폼만큼 다양한 장점을 가진 밴드게임은 이미 개발사들 사이에서도 화제다. 밴드의 소셜 API를 요청해 받아간 업체가 100개를 이미 넘어섰다. 박종만 대표가 연말이되면 밴드를 통한 게임이 100개에 달하지 않을까라는 자신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서비스 초창기인 만큼 캠프모바일은 밴드게임을 알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단, 게임을 위한 밴드를 만들어가겠다는 방침은 아니라고한다. 즉 밴드를 사용하러 왔다가 자연스럽게 지인들과 게임을 즐기는 환경. 그것이 현재 캠프 모바일이 꿈꾸는 밴드게임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