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014] 김용하 PD, ‘모에는 모두의 마음 속에 있는 본능입니다’,
금일(28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이하 NDC)에서는 흔히 애니메이션 마니아나 일본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의 전유물로 알려진 ‘모에’를 주제로 한 세션이 진행돼 큰 관심을 받았다.
‘모에론’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이번 세션에서는 스마일게이트 산하의 IO스튜디오의 김용하 PD가 직접 ‘모에’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심리, 사회학적인 시점에서 이를 분석하는 시간이 진행되어 세션에 참가한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았다.
너무 거창한 이름을 타이틀로 내세워 다소 쑥스럽다는 김용하 PD는 모에라는 단어는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하며, ‘왜 사람들이 만들어진 캐릭터에 대해 단순한 몰입 그 이상의 감정을 느끼는가? 라는 것이 이번 세션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그는 진화 심리학 이론에 따르면 보호의 자극 이른바 ‘C회로’는 귀여움. 큰 눈, 몸집이 작고 둥글며, 장난기, 애교 등의 유아적 특징을 통해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포유류 공통적인 습성 중 하나이며, ‘C회로를 얼마나 캐릭터에 적용하는가?’에 따라 모에 캐릭터의 유무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장 강력한 본능 중 하나인 짝짓기의 경우를 보더라도 남성은 가슴, 엉덩이, 대퇴부가 발달한 여성을, 여성은 근육이 발달하거나 어깨가 벌어진 남성을 선호하는 이른 바 S회로가 강조된 것이 사실이라며, 일반적인 매력 배합은 S회로 C회로를 7:3의 비율로 조합하는 것이 가장 매력적으로 꼽힌다고 전했다.
바로 이 배율에서 C회로 즉 귀여움을 중점으로 매력을 가진 캐릭터를 모에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에의 기준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모에라는 정의에 대한 설명을 끝마친 김용하 PD는 본격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예를 들며 강의를 이어나갔다.
그는 캐릭터를 중점으로 보자면 크고 둥근 눈동자나, 교복, 순진한 성격의 캐릭터뿐만 아니라, 목도리, 큰 옷, 모자. 의상 등의 요소가 존재하거나, 파스텔톤의 채색과 노출보다 분위기가 강조된 의상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귀여움과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캐릭터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른바 ‘소녀 앉기’ 등의 포즈로 모에함을 강조한 캐릭터도 존재하며, 동물의 귀여운 포인트와 어린 캐릭터를 조합한 엘린 같은 캐릭터 역시 모에 성향이 강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해 방문객들의 웃음을 이끌어 냈다.
특히, 이 같은 캐릭터도 일종의 자극으로 볼 수 있으며, 지속적인 자극은 더욱 높은 자극을 원하기 때문에 모에의 트랜드 역시 계속 변화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사람들의 취향이 달라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게임, 애니메이션, 게임 등 캐릭터가 등장하는 모든 콘텐츠에는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동생계’, 동경의 대상이자 섹시 코드를 가진 ‘누님계’, 친숙하면서도 나만을 바라봐주는 ‘동급생계’의 캐릭터로 나뉜다고 밝혀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강의 막바지 '모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 그는 “동물을 귀여워하는 것은 학습이 아닌 본능 적으로 알게 되는 것이며, 이 같은 귀여움이 함축된 C회로가 강하게 적용된 모에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은 어찌 보면 사람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어서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서 한 참가자에게 아동청소년보호법 이른바 ‘아청법’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는 질문을 받은 김용하 PD는 “우리가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은 범죄를 일으키는 것이 아닌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것을 보고 싶을 뿐이지 범죄를 저지르고자 함이 아니다”라며, “나는 절대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아청법이 전혀 두렵지 않다”고 말해 참가자들에게서 뜨거운 환호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