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차별 외침, 한번이면 '족했다'
해당 기사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스마트폰 게임 중 화제가 되거나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소개 자료는 모바일게임 개발사를 비롯한 퍼블리셔 및 모바일게임 커뮤니티 헝그리앱(http://www.hungryapp.co.kr) 등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게임업계에서 한동안 역차별 논란이 일었다.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 셧다운제때문이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한국에 서비스하는 게임은 셧다운제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의 불만 당연했다. 해외 이전을 서둘러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웃어넘길 수 없는 소리까지 나왔다.세계화 시대에 뒤떨진 규제정책이 한국 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피해와 우려가 팽배하면서 생겨난 것이다.
게다가 한국을 겨냥한 해외 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블리자드, 라이엇게임즈 등 세계 인류기업과 더불어 최근에는 일본 모바일게임사를 비롯해 후발주자로만 여겨왔던 중국 기업들의 진출도 무시못할 수준에 달했다.
일본과 중국은 가까운 나라다. 서버 본토에 두고 한국 서비스를 진행해도 무관할 만큼 가깝다.한국 정부의 규제정책가 자칫 한국 기업의 발목을
잡고 대신 해외 기업들을 키워줄 수 있다. 역차별 논란은 그렇게 세계화 흐름에 뒤떨어진 한국 게임관련 정책에서 비롯됐다. 이미 미국과 영국
등 게임선진국의 관련 단체는 한국의 정책에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한번이면 족했다.
9월29일 또 한번 웃지 못할 '역차별' 논란이 야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주선 의원(새정치민주연합, 광주 동구)의 보도자료 때문이다.
박주선 의원은 '스팀'서비스 기업 밸브가 일부게임에 대해 한국 법만을 무시한채 서비스를 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례까지 들었다. 2010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Day of Defeat : Source’는 북미와 유럽에서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한국에서는 한글로 론칭됐음에도 심의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주선 의원은 “미국, 유럽, 독일, 일본 등에서는 등급분류를 받으면서 한국정부의 등급분류를 받지 않겠다는 스팀의 이중플레이는 한국 법체계만 무시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동시에 국내 게임업체의 해외 시장진출 장애와 스팀사의 홈페이지 차단조치 우려 등을 이유로 등급분류 조치를 미적거리는 우리 정부 역시 논리가 빈약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와 해외에 동일한 규정을 집행하지 못하는 게임물등급관리위원회에도 일침을 가했다.
더불어 우리 정부가 국내게임업계에 대해서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해외게임업계에는 느슨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이는 국내 게임업계에 대한 역차별”이라면서, “국내외 게임업체를 동일한 잣대로 규제할 역량이 부족하거나, 게임 등급분류를 엄격히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 없어서 방치하는 것이라면 그런 규제는 폐지해야 한다”까지 말했다.
박의원의 역차별 지적은 상당한 자료에 근거했다.
스팀을 통해 서비스되는 한국게임은 심의율이 100%에 달하지만 해외 게임은 40%에 미치지 못했다는 자료는 신빙성이 높다.
여기까지 였다. 보도자료는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졌다. 스팀은 밸브가 서비스하는 게임유통채널이다. 또 해외 심의기관으로 예를 든 미국의 ESRB(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등급위원회), 유럽의 PEGI(Pan European Game Information, 범유럽 게임 정보), 독일의 USK(Unterhaltungssoftware Selbstkontrolle, 게임용 소프트웨어 자율심의기구), 일본의 CERO(Computer Entertainment Rating Organization,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 등은 한국 심의기관과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모두 민간에서 운영되는 자율심의 기구다.
또 있다. 스팀에서 서비스 게임의 심의는 밸브가 받아야하는 것이 아니다. 해당게임을 개발한 기업과 혹은 퍼블리셔가 해당 서비스 국가의 심의기관에 의뢰하는 것이다.
한국 기업과 해외 기업의 역차별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박의원이 비유한 밸브에 의한 것이 아니다.
세계적 흐름은 물론 시대에 뒤쳐지는 규제로 일관하는 한국의 게임정책을 악용한 일부 해외 게임사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
말 잘듣고 정부 정책에 착실히 따르는 착한 한국게임사와 달리 요리조리 한국의 법망을 피해가는 일부 해외 게임개발사에 빗댄 '오류로 점철된 역차별'이다. 분란의 소지가 있어보이는 이유다. 우려도 있다.
밸브는 글로벌 기업으로, 스팀은 전 세계적인 서비스망이다. 자칫 밸브가 한국에서의 심의를 문제삼아 페이스북 처럼 서비스를 차단할 경우, 그 피해는 심의를 필하고 서비스 중인 한국 게임에게 전가될 수 있다.
오해의 소지도 있다. 자료를 살펴보면 해외 심의 기관을 예로 들었다. 더불어 심의료를 명시했다. 역차별을 설명하기에도 부족했을텐데 애써 언급된 '심의비용'. 혹 스팀을 통해 한글화로 서비스하는 게임들이 왜 심의료를 내지 않고 서비스를 하는냐는 무언의 압박처럼 보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역차별에 대한 지적은 끊임 없이 제기돼 개선되어야 마땅하다. 그 전제조건은 퇴행적 기준에 맞춘 역차별 해소가 아니라 세계적 흐름에 동참해 건전한 성장이다.
자료 출처 : 헝그리앱(http://www.hungryap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