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퀄리티 모바일 신작들 대거 출격..’RPG 트렌드’ 넘어설 수 있을까
지난해부터 국내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RPG의 바람으로 뜨거웠다.
‘몬스터 길들이기’로 시작된 열풍은 액션을 가미한 ‘블레이드’로 이어졌고, ‘별이되어라’, ‘서머너즈워’ 등 기라성 같은 RPG들이 시장 상위권을 휩쓸며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했다.
상황이 RPG로 흘러가다보니 게임 퍼블리셔들도 일제히 RPG 찾기에 나섰고, 시장의 요구에 따라 신작들도 대부분 RPG로 구성되는 등 RPG의 열풍은 영원히 사드라들지 않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RPG의 열풍에 반기를 들고 일어선 고퀄리티 신작 게임들이 늘어나면서 시장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최고의 기술력과 그래픽으로 무장한 신규 게임들이 RPG로 굳어진 기존의 시장을 타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가장 먼저 반기를 든 것은 네시삼십삼분(이하 4:33)이다. 4:33은 지난해 ‘블레이드’로 시장을 휘어잡은 후 최근 스마트 드라마를 표방한 신작 ‘회색도시2’로 또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우선 ‘회색도시2’는 전작보다 4배 가까운 분량을 자랑한다. 복수, 배신, 죽음의 미스터리 군상극을 주제로 복잡한 인간의 내면을 그려냈으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치밀한 시나리오, 국내 정상급 성우 23인의 열연, 캐릭터 옷 변환 등 국내 최정상의 어드벤처 게임을 표방했다.
또 전작부터 부각됐던 사운드를 더욱 발전시켜 OST를 준비하는 등 어드벤처 게임 분야의 리더로 우뚝 솟은 모습이다. 전작 ‘회색도시’가 어드벤처 게임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 계약되는 등 퀄리티를 인정받는 등 호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회색도시2’의 선전 여부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소셜 게임의 명가 파티게임즈도 현재의 RPG 군단에 반기를 들었다. 파티게임즈는 연내 상장을 앞두고 세 번째 자체 개발작이자 숨겨둔 비밀병기 ‘숲 속의 앨리스’를 최근 발표했다.
'숲 속의 앨리스'는 동화 풍의 귀여운 그래픽과 감성적이고 따뜻한 스토리가 특징인 감성 어드벤처 SNG(소셜게임)로, '홈랜드'를 중심으로 펼쳐진 숲으로 모험을 떠나 몬스터 '무니'를 물리치고 귀여운 상상속의 동물 미니언(캐릭터)들을 모아 마법의 숲을 구한다는 내용을 가지고 있다.
귀여운 미니언들을 수집하고 강화해나가는 재미에, RPG의 전투 방식을 일부 채용하는 등 기존의 소셜 게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는 평가다. 특히 오프라인으로 친구들끼리 만나 폰을 흔들어 희귀한 미니언을 뽑는 ‘쉐이크’ 기능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업계의 관심이 지대하다.
또 유명 화장품 브랜드와 제휴하여 ‘미니언’을 테마로 한 화장품을 출시하는 등 마케팅 또한 대폭 강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마지막으로 모라이즌에서 출시한 ‘유혹의 한수’도 프리미엄 캐주얼 게임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유혹의 한수’는 사람들이 편하게 즐기는 오목, 장기, 빙고, 보석찾기와 같은 보드 게임을 실시간 매칭이 되도록 한 캐주얼 게임 모음으로, 원활한 구현을 위해 웬만한 MMORPG(다중접속롤플레잉게임) 수준의 서버 기술을 구현했다.
개발사인 모라이즌 측은 누구나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간단한 게임이지만 채팅, 하트보내기, 친구맺기, 아이콘 등의 커뮤니티 기능을 극대화 시켜 반전을 노려보겠다는 포부다. 게임 내 인기 점수로 경쟁하여 총 1억 원을 게이머들에게 경품으로 뿌리는 이벤트도 이슈가 되고 있다.
이외에도 일본 ‘사무라이 쇼다운’ 아이피를 활용한 ‘사무라이쇼다운 슬러시’, ‘테일즈런너’ 개발팀이 만든 ‘전설의 도둑왕’ 등 기라성 같은 캐주얼 게임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어 시장에 타도 RPG 기류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 세대를 풍미했던 자동전투 RPG들 이후 RPG 장르도 웹RPG를 비롯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진화하고 있고, 캐주얼 게임들 또한 RPG 군단에 대항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급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분간 RPG가 스마트폰 게임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맞겠지만, 고퀄리티에 힘쓰는 만큼 ‘캔디크러시사가’나 ‘퍼즐버블’ 처럼 게임성으로 승부해 성과를 내는 캐주얼 게임들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