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구 아닌 돌직구, 정통 밀리터리 ‘블랙스쿼드’로 세대교체 노린다
FPS 게임의 명가 네오위즈게임즈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 블랙스쿼드가 오는 12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네오위즈게임즈 대표직을 역임했던 윤상규 대표와 아바를 개발한 박보현PD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이 게임은, 바이퍼서클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공개된지 2년만에 모든 것이 달라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NS스튜디오의 윤상규 대표는 출시일이 수능 전날이다보니 마치 수능을 앞둔 학생 같은 기분이라며, 오랜 기간 노력한 결과물을 드디어 선보이게 될 12일이 무척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요즘 모바일이 대세이다보니 초기에는 참 힘들었습니다.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는 곳도 드문데, 거기다 FPS이니까요. 석기 시대 유물을 보는 듯한 시선이 많았습니다”
다들 모바일 게임을 얘기할 시기에 온라인 게임, 그것도 끝판왕 서든어택이 버티고 있는 FPS 게임을 만든다고 했으니 윤대표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은 응원보다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게다가 언리얼 엔진3를 사용한 대작 게임이다보니 막대한 개발비가 투입되어야 하지만 시장 상황상 온라인 게임에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웠다. 윤대표는 지금까지 블랙스쿼드를 준비하면서 유일한 걱정거리가 자금 문제였다며, 올해 5월에 투자가 결정되기 전까지 정말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느낌으로 하루 하루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대표가 블랙스쿼드에 대한 믿음을 유지할 수 이유는 개발진에 대한 무한 신뢰다. 아바를 개발한 박보현PD를 필두로 모든 개발진이 국내 FPS 최고 전문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그들에게 충분한 시간과 지원을 해준다면 최고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윤대표는 네오위즈게임즈 대표 시절 블랙스쿼드 개발팀을 구성한게 자신이었다며, 이들이라면 네오위즈게임즈를 다시 FPS 명가로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초반 바이퍼서클 시절에는 1인칭과 3인칭을 모두 지원하는 게임으로 공개됐지만, 정통 밀리터리FPS로 변화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게임들이 시점 변경, 세계관 변경 등 다양한 변화구를 시도해봤지만, 결국 살아남은 것은 게이머들이 익숙한 정통밀리터리FPS 뿐이니까요”
윤대표가 NS스튜디오 대표로 취임한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기존의 TPS 컨셉을 버리고 정통밀리터리FPS로 개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기존 인기게임과의 차별화를 위해 TPS 컨셉을 구상했지만, 게이머들은 익숙하지 않은 스타일에 혼란을 느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윤대표는 현재 인기 게임들은 나온지 10년이나 된 게임들이고, 시장 상황상 당분간 신작 FPS 게임이 출시될 확률이 낮기 때문에 정통밀리터리FPS로 가는 것이 더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아 개발진들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명 클랜들을 초청해 여러 번의 테스트를 진행해보니 이 때의 결정이 맞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한다.
개발 도중 방향을 선회하는 것은 자칫하면 프로젝트가 무산될 수도 있는 어려운 일이지만, 결정이 어려웠지 실제로 개발에 적용하는 것은 무척 빠르게 진행됐다고 한다. 기초를 탄탄하게 만들어둔 덕분에 콘텐츠 변화 및 추가가 용이했기 때문이다. 윤대표의 말에 따르면 개발진이 체계적으로 시스템을 설계해둔 덕분에 언리얼 엔진3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클라이언트 용량이 1.8G에 불과하며, 해외 어느 지역에 진출해도 문제가 없을 만큼 낮은 사양에서도 최상의 플레이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기존 게임들은 이제 브라운관TV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새대 교체를 해야죠”
윤대표가 생각하고 있는 블랙스쿼드의 성공전략은 탄탄한 기본기를 앞세워 게이머들의 시선을 끌고, 차후 전세계를 아우르는 e스포츠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윤대표는 FPS 게임들의 e스포츠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가 보는 재미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결정적인 장면이 순식간에 끝나버리는 장르적인 한계도 있지만, 그것보다 그래픽 품질의 한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비유를 하자면 LED시대에 브라운관TV 화면을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블랙스쿼드는 언리얼 엔진3로 만들어진 화려한 그래픽과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보는 즐거움까지 잡았다고 한다. 윤대표는 출시 후 PC방 대회를 시작으로, 방송 리그까지 구상중이라며, 플레이하는 재미 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까지 앞세워 10년째 정체되어 있는 국내 FPS 게임 시장의 세대 교체를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모바일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FPS의 재미는 아직 모바일에서는 불가능합니다. 만약 온라인 게임이 다 사라지고 마지막으로 남는 장르가 있다면 FPS 일거에요. 그리고 다들 모바일 게임을 만들다보니 온라인 게임은 별로 없습니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어긋난 것이죠”
윤대표가 블랙스쿼드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역으로 시장 상황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이 대세이기 때문에 온라인 게임 개발이 줄어들어 오히려 경쟁력이 생겼다는 것. 윤대표는 온라인 게임이 출시되기 위해서는 1차 테스트 후 최소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데, 최근 테스트를 진행한 게임도 드물었다며, 당분간은 경쟁작이라고 할만한 신작이 나오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랜 기간 사랑 받는 게임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이 즐겨서 큰 규모의 세계대회도 만들어보고 싶네요. 이제 준비는 다 마쳤으니, 오는 12일에 뵙겠습니다. 최고의 개발진들이 만든 최고의 FPS 게임 블랙스쿼드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