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제로에서 시작했다' 파판14 디렉터 요시다 나오키 인터뷰
액토즈소프트의 야심작 파이널판타지14(이하 파판14)의 개발자 요시다 나오키의 인터뷰가 지스타 2014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BTB관에서 진행됐다.
파판14는 일본, 북미, 유럽 등지에서 250만 명 이상의 게이머가 플레이하고 있는 온라인게임으로, 오는 2015년 상반기 베타 테스트를 앞두고 있는 최대 기대작 중 하나다.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내 출시를 천명한 파판14는 일본 대표 RPG게임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의 온라인버전으로, 방대한 스케일의 배경과 다양한 전투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일본 PRG의 정수를 담은 작품'이라고 평가 받을 정도로 전세계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파판14는 과연 국내 게이머들에게 어떤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일까?
일본 스퀘어 에닉스에서 파판14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요시다 나오키 디렉터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Q: 지난 발표회 이후 추가된 콘텐츠는 무엇이 있는가?
A: 당연한 이야기지만 현재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현지 로컬이다. 스퀘어에닉스에서 로컬을 담당하는 것이다 보니 모그리, 초코보 등
게임 고유의 단어를 어떻게 한글화 시킬까 많은 회의 중에 있다. 개발팀에 한국 로컬을 담당하는 직원이 있기 때문에 파판14의 콘텐츠를
한국어를 반영함에 있어 매우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 중이다. 현재 한글 버전의 벨런스를 잡고 있으며, 프로모션 계획 역시 협의 중이다.
Q: 이번 '지스타 2014'의 체험 버전을 한국어가 아닌 글로벌 버전으로 공개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이 질문은 파이널판타지 팬들에게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기도 하다. 파판14에는 일반 텍스트뿐만 아니라 그래픽으로 표현되는 텍스트까지
표현되는데, 아직 완성하지 않은 버전을 공개한다면 게이머들에게 누를 끼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지스타의 체험버전은 글로벌 버전
그대로 선보이게 되었다.
Q: 이번 지스타에서 출품된 MMORPG과 비교해 '파판14' 만의 특징이라면 무엇이 있는지?
A: MMORPG는 종합 콘텐츠가 공존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이것만은 다르다고 할만한 콘텐츠가 그다지 많지는 않다. 하지만 파판14는 다른
MMORPG에 비해 크게 3가지의 장점이 있는데 가장 비중이 큰 것이 스토리다. 일반적인 MMORPG의 경우 스토리가 경시되는 풍조가 있지만
파판14의 스토리라인은 매우 방대하고, 하나의 영화를 보는 듯한 다양한 컷신이 등장한다. 이를 통해 게임에 더욱 깊이 있게 몰입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그래픽 퀄리티다. 단순히 화려하거나 사진 같은 것이 아닌 배경과 캐릭터가 어울리는 그래픽이 '파판14'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이런 그래픽 퀄리티를 유지하면서도 사양이 낮은 PC에서 구동할 수 있기 때문에 게이머들이 더욱 접근하기 쉽다. 마지막은 사운드다. 모든 사운드가 5.1채널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직접 음원을 제작하여 게임의 깊이를 더했다. 한마디로 개발사들의 고집이 담긴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방대한 커뮤니티를 통해 하나의 테마파크와 같이 여러 명의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길 수도 있으며,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진행해 즐길 거리를 계속해서 늘리고 있는 중이다. 최근의 MMORPG 장르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처럼 방대한 요소를 담은 게임은 '파판14' 밖에 없다고 자신한다.
Q: 한국의 게이머들은 유난히 성장과 PvP 콘텐츠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위한 시스템이 도입될 예정인가?
A: 아직까지 한국 서버만을 위한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파판14'는 '아라곤 툼스톤'이라는 토큰을 이용해 아이템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한국 버전의 경우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2.3~2.4버전이 도입될 예정이다. 한국 서버의 경우 완전히 새롭게 서버가 시작되기 때문에 하드코어
게이머와 라이트 게이머 간의 차이가 벌어질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 고려하여 게임의 콘텐츠를 잘 다듬고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Q: 현지화 작업에서는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A: 일본은 물론, 미국, 유럽, 중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현지화를 진행했지만 사실 각 국가별로 그렇게 많이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성공적인
현지화는 퍼블리셔와 긴밀한 관계가 매우 중요한데, 한국과 중국의 회사는 정말 열심히 일해서 놀랬다. 일본이 야근이 많은 나라기도 해서 한국의
야근 문화에 그다지 놀라지는 않았지만 그 열정은 깊이 느낄 수 있었다. 한번은 새벽 1시에 메일을 보냈는데 바로 답장이 오는 것을 보고 '아
정말 일을 열심히 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웃음)
Q: 일본과 한국 게이머들의 성향은 어떻게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나?
A: 각국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웃음) 세계 게이머들은 모두 자신만의 색이 있고, 개개인마다 취향이 다를 수는 있지만,
게임을 좋아한다는 것만은 크게 다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드코어 게이머와 캐주얼 게이머의 차이는 어느 나라에나 있는 것 같다.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일본 게이머들은 PvP와 PK의 구분을 잘하지 못하며, 한국과 중국의 게이머들은 오히려 PK 등의 PvP 콘텐츠를 선호한다.
한국은 워낙 e스포츠가 인기가 높은 나라라서 상위권을 노리는 게이머들이 많은 것으로 생각한다.
Q: PC방 지원을 위한 별도의 정책이 진행될 예정인가?
A: '파판14'의 모든 지휘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써 말씀 드리면 각 국가별 서비스는 그 나라의 상황을 맞추지 않는다면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버전에 없다고 해서 따로 콘텐츠를 추가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지금도 액토즈소프트와 얼굴을 맞대며 상의를
해나가는 상황이다. 하지만 하나의 국가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등장한다면 그것은 다른 국가의 게이머들에게 불만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이다.
때문에 게임의 밸런스를 헤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 PC방의 문화를 모르기 때문에 액토즈소프트의 의견을 많이 받아서 기획하고 있는 단계이며, PC방에 가는 게이머와 가지 않는 게이머의 차이가 나지 않은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
Q: 연령대가 높은 게이머들에게 파이널판타지가 가지고 있는 향수는 매우 강하다. 이들을 위한 콘텐츠가 따로 준비되어 있는지?
A: '파판14'는 과거의 콘솔게임과 같이 깊이 있는 스토리라인이 다른 온라인게임에 비해 잘 구현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어필 할 수 있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물론, 모든 게이머들의 연령층이 높은 것은 아니며, 글로벌 버전을 봐도 게이머 연령층의 폭이 매우 넓다. 한가지 예로
동경게임쇼에서 온 가족이 4인 파티를 이루어 게임을 즐겼는데, 아들이 아버지에게 '잔소리도 많으면서 게임도 못한다'고 하며 투닥이는 것을 본
경우도 있었다.(웃음)
Q: 국내에서 파이널판타지가 가지고 있는 인지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다. 사실상 다른 게임들과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각오가 궁금하다.
A: 인지도가 낮다는 것은 이미 익숙한 일이다. 오리지널 파판14가 한번 실패를 했기 때문에 게임을 성공시키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제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그래픽, 음악 등 게임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알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했고, 지금의 성적을 기록하게 됐다.
한국의 게임시장도 이와 마찬가지로, 완전히 기본부터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며, 모두가 게임을 알 때까지 게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한국 서비스의 경우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지만 조바심 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를들어 LOL을 즐기는 게이머도 나이가 들면 MMORPG에 눈을 돌릴 법한데 흐름에 급급해 LOL을 따라간 게임들만 있다면 이를 충족시켜 줄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게임 콘텐츠를 가지고 승부를 볼 것이며, 이를 통해 게이머들을 만족시킬 것이다.
Q: 한국 게이머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A: 먼저 파이널판타지14를 한국에 소개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 게이머들의 열정은 내부에서도 익히 알고 있으며, 이번 서비스를
통해 게이머들을 만족시켜 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로 보답할테니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