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위기보고서] 엔씨소프트. 묵묵히 개발 한길..'업계의 중심으로'
[게임산업 위기보고서 5부 : 위기를 넘기려는 국내 게임사들]
7화. 엔씨소프트. 묵묵히 개발 한길..'업계의 중심으로'
[본지에서는, 대형 기획 '대한민국 게임산업 위기보고서 : 그래도 희망은 있다'를 통해 한국 게임산업에 대한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을
다룰 계획이다. 이번 기획이 한국 게임산업의 총체적 위기를 진단하고, 한국 게임사들에게 진정한 위기를 타파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게임산업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각종 규제와 치열한 경쟁, 중국 게임시장의 성장과 자본 유입 등 국내 게임사들을 위협하는 요소는 한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히려 위기를 타개하려는 게임사들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더욱 빛을 발한다. 국내의 많은 게임사들이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그리고 다시 한 번 게임시장의 부흥기를 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여전히 게임산업에 희망이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도 이러한 게임사들의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업계의 터줏대감격인 엔씨소프트는 게임산업의 위기를 대처하는 방법으로 '묵묵함'을 택했다. 꾸준히 개발하고 또 노하우를 쌓아가는 정공법을 택한 것. '꾸준함을 능가할 그 어떤 것도 없다'는 말처럼, 개발 한 길로 꾸준히 실력을 쌓아가는 엔씨소프트는 튼튼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현재 게임업계에 몰아치고 있는 위기를 타파하고 있다.
대표적 타이틀인 '리니지'를 보면 이런 부분이 더욱 명확해진다. 올해로 16주년을 맞이하는 '리니지'는 1999년에 최초의 100만 회원 온라인 게임 기록과 지난 2007년에 단일 게임 최초 1조원 누적 매출을 기록한데 이어 2013년에는 누적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보통 온라인 게임 매출이 서비스 5년을 기준으로 줄어드는데 반해 '리니지'는 더욱 탄탄하게 매출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한결같은 콘텐츠 업데이트와 타 게임사들을 압도하는 서비스 노하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1998년 '리니지'를 출시함과 동시에 첫 번째 에피소드 '말하는 섬'을 시작으로 열두 번째 에피소드 '아덴'까지 무려 12회에 걸친 대형 업데이트를 선보였으며, 2009년부터 총 8차에 걸쳐 게이머 조작환경(유저 인터페이스)를 변경하는 등 게이머들에게 꾸준히 신뢰를 쌓아갔다.
또 초창기 '리니지'를 그리워하는 게이머들을 위해 지난 2009년에는 11주년을 맞아 초창기 '리니지'를 모티브로 한 오크 서버를 오픈하는 등 게이머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도 신뢰를 쌓는 요인이 됐다. 이런 신뢰로 인해 '리니지'의 사용자층은 99.5% 성인으로, 특히 20대부터 꾸준히 게임을 해온 게이머들이 현재 30대가 되어도 게임을 즐기고 있는 상황이다.
'리니지'의 후속작 '리니지2'와 '아이온'도 엔씨소프트가 일궈놓은 꾸준함의 산물이다. '리니지2'는 지난 2003년 최초의 국내 3D MMORPG 시대를 연 게임으로, 서비스 7년만인 지난 2011년 6월에 누적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탄탄한 즐길거리와 함께 혼돈의 연대기, 혼돈의 왕좌, 파멸의 여신, 아덴 대서사시에 이르기까지의 꾸준한 업데이트가 장수의 비결로 꼽힌다.
'아이온'도 출시된 후 약 160주간 온라인 게임 1위를 차지하며 한국 MMORPG의 자존심으로 불리웠으며, 현재까지도 온라인 게임순위 5위권 내에 위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블레이드앤소울' 또한 2012년 6월21일에 공개서비스에 돌입한 이후 공개 서비스 날 최고 동시접속자 수 24만 명을 기록하는 모습을 보였고, 중국 텐센트와 중국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현재까지도 발 빠르게 성과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렇게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부터 '블레이드앤소울'에 이르기까지 나오는 게임들 하나하나를 끝까지 책임진다는 신뢰를 주게 만들었고 이같은 현상이 온라인 게이머들에게 어필하는 힘이 되었으며, 온라인 게임 정액제(매월 29,700원)를 유지시키는 거의 유일한 회사로 남게한 비결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개발과 서비스 노하우 외에도 엔씨소프트의 위기 파타법은 또 있다. 게임시장이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급변하자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차세대 MMORPG와 모바일을 실시간 연동케 하는 '클라우드' 시스템 방식을 최근 발표했다.
이 방식은 스마트폰 단말기로 온라인 게임을 직접 컨트롤하게 하는 기술로, 급변하는 게임 시장을 빠르게 대응하는 엔씨소프트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지스타 사전 행사 때 김택진 대표가 직접 나와 아직 출시되지도 않은 '리니지 이터널'을 스마트폰으로 직접 시연하는 모습은 업계에 큰 충격을 던져주기에 충분했다.
이외에도 엔씨소프트는 야구단 '엔씨 다이노스'를 창단하여 1년여 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으며, 현재까지도 게임 회사의 인식을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등 게임업계에 맏형격인 모습을 보여주며 타 게임사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