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온라인 서비스 13년, 유저들의 인생이 묻어 있는 공간이 됐다

엄청나게 많은 신작이 쏟아지고 있는 게임 시장에서 10년 넘게 지속적인 인기를 이어가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한국을 넘어 전세계에서 사랑 받는 게임이 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지난 2002년 공개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까지 중국, 일본, 미국, 터키 및 유럽 30개국에 진출한 엠게임의 나이트 온라인은 이 힘든 일을 성공시킨 몇 안되는 게임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이른바 대세 게임으로 분류된 적은 없으나 1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는 스테디셀러로 인정받고 있으며, 터키에서는 전체 게임 순위 3위, MMORPG 분야 1위로 국민 게임 대우를 받고 있기도 하다.

나이트온라인
나이트온라인

지난 2013년에 첫 신규 캐릭터와 신규 서버 추가로 인해 동시접속자 수가 급등한 것이나, 얼마전 미국, 터키에서 신규 서버 추가로 매출이 오픈 전 대비 2배 이상 상승한 것은 나이트온라인의 저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보통 엠게임하면 열혈강호만 연상하는 경우가 많지만, 나이트온라인 역시 지금의 엠게임을 만든 든든한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

“10년 넘게 게임을 서비스하는 경우도 드물지만, 저희처럼 하나의 게임에만 집중하는 회사는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오랜 기간 회사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저희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그보다 더 지금까지 변함없이 사랑을 보내주신 나이트 온라인 유저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00년에 설립된 노아시스템이 출시한 게임은 나이트온라인 포함 단 2종이다. 그나마도 작년에 블러드킹덤이라는 게임을 새롭게 출시하면서 2종이 된 것이지 그전까지는 나이트온라인 하나만 10년 넘게 매달려왔다. 나이트 온라인의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노력한 직원들과 변함없이 꾸준한 지지를 보내준 유저들이 있었기 때문에 해외에 이름을 알린 글로벌 게임사 노아시스템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노아시스템의 조재준 대표는 지금의 모든 것을 나이트 온라인 유저분들이 만들어준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블러드킹덤을 출시하고 다른 신작 게임들과 경쟁을 해보니 변함없이 나이트 온라인을 지지해주는 유저들의 소중함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꾸준한 인기의 비결이요? 추억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최근 무한도전의 토요일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에 사람들이 열광한 것처럼”

몇백억을 투자한 신작 온라인 게임들도 울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나이트온라인 같은 고전(?) 게임들이 아직도 화제가 되는 것에 대한 조대표의 생각은 추억이다. 단지 그래픽이나 게임성만 생각하면 신작 게임들이 당연히 유리하지만, 그 게임들에는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즐거운 추억이 담겨 있어 이탈이 적고, 잠시 떠났더라도 새로운 소식이 들리면 다시 돌아가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이 정도가 되면 게임이 아니라 인생이 묻어 있는 공간으로 변해 단지 게임만 즐기기 위해 게임에 접속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을 회상하고,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 자체를 즐긴다는 얘기다.

조대표가 나이트온라인을 특별하게 여기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물론 회사를 먹여 살리는 주력 매출원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긴 하지만, 그 시절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유저들이 간식을 사들고 사무실에 찾아온 일, 폭력배들이 아이템을 달라고 협박해서 직원들이 퇴근도 못하고 회사에 숨어 있던 일, 첫번째 간담회에서 고레벨 유저들이 자기들이 좀 손해를 봐도 좋으니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해 혜택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던 일 등 13년간의 여러가지 추억이 담겨 있어 더욱 특별하다. 특히 국민 게임으로 자리잡은 터키에서는 장관 아들이 나이트온라인을 열정적으로 즐기는 바람에 장관이 서비스 중지를 추진하는 위기상황도 있었으며, 나이트 온라인을 열성적으로 좋아한 나머지 몸에 문신을 세긴 사람들까지 있었다고 한다.

조대표는 중학생 때 나이트 온라인을 시작했던 유저들이 이제는 성인이 됐다며, 이제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그들의 생활이고 문화가 된 것 같아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서비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조대표의 부모님은 지금도 안방에 나이트온라인 포스터를 붙여놓고 계신다고 한다.

노아시스템 조재준 대표
노아시스템 조재준 대표

“오래된 게임들은 변화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픽을 업그레이드하면 컴퓨터 사양이 올라가는 문제가 있고, 기존 유저들의 평균 연령대가 매우 높아져 있기 때문에 작은 변화로도 적응하기 힘들다는 불평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아무리 추억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최신 기술로 만들어진 신작 게임들과 경쟁을 하려면 계속해서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조대표 역시 변화를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눈에 확 띌 만큼의 급격한 변화는 피하고 있다고 한다. 유저들의 적응 문제도 있고, 작은 변화로도 안정화되어 있는 게임 내 밸런스가 급격히 붕괴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조대표의 말에 따르면 2013년 신규 캐릭터와 신규 서버를 추가할 때도 6개월이 넘는 사전 논의 기간을 가졌다며, 변화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는 것만 선택하다보니 다소 조심스럽게 콘텐츠를 추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조대표가 생각하는 나이트온라인의 발전 방향은 플랫폼의 확장이다. PC온라인 넘어 다른 플랫폼으로 나이트온라인의 세계를 확장시키겠다는 것. 실제로 중국에서 나이트온라인의 드라마화 제안을 받아 검토중이며, 모바일 게임과 웹게임, 만화책, 소설책 등도 검토 중이다.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이트온라인을 안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었던 것은 유저분들의 응원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어떠한 즐거움을 드릴 수 있을지 더 고민하겠습니다. 변함없는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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