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이 함께 할만한 게임요? 여자 마음을 아는 게임, '테디플래닛'으로 오세요."
세중정보기술의 표성중 부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액션RPG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엔씨소프트 초창기 시절부터 '리니지2' 사업팀에서 서비스를 담당했던 그는 스마트폰 게임 시장으로 넘어와서도 '오베론사가'를 북미 시장쪽에서 히트시키며 액션RPG 분야에 탁월한 수완을 발휘해왔다.
하지만 1년여 만에 신작을 들고 다시 한 번 보자고 하던 그가 뜬금없이 여성향 게임을 손에 들고 보여줄 때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한층 더 충실한 남성향 RPG 게임을 예상하고 왔었는데 너무 예상 밖이었기 때문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다만 요즘 게임들 너무 자극적인 것은 아닌가.. 나도 내 아이들에게 자신있게 권할만한 게임을 개발해야 할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에요."
그는 주말에 집에서 쉬다가, 우연히 장난감 칼로 친구들과 베기 놀이를 하고 있는 아들을 봤다고 했다. 좋은 아빠라며 같이 게임을 즐겨왔는데, 그 모습은 조금 원하는 방향과는 맞지 않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단다.
그 뒤로 표 부장은 온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따뜻한 게임이 있으면 어떨까, 남성들 뿐만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가면서도 글로벌로 인지도 있는 신작은 없을까 고민을 했고, 그렇게 수개월 고민한 끝에 마침내 해답을 찾았다고 했다. 바로 '테디베어' 였다.
"'테디베어'를 싫어하는 여성분들이나 아이들은 거의 없지요. 그리고 글로벌에서도 인지도가 충분하구요.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이거다!' 싶더군요. 그래서 부랴부랴 수소문하여 IP를 계약하고 개발하다 여기까지 오게 된 거에요."
설명을 하면서 표성중 부장은 신이 난 모습이었다. 과거에 액션RPG를 설명할 때에도 그런 분위기이긴 했었지만, 그는 한손에 스마트폰으로 '테디플래닛'을 실행시키며 진심으로 기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게임 장르는 소셜 게임이에요. 건물을 짓고 키우고.. 하지만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여성 이용자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엄청나게 고민했고, 다양한 장치와 요소를 배치해두었다는 것이죠."
여성향 게임. 그는 비공개시범서비스(CBT)를 했을때 남성과 여성이 느끼는 감성이 이정도까지 다를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남자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도구로 보는 반면에 여자들은 테디베어 자체가 온전히 성장하는 모습을 즐기고 감정이입을 하려 했으며 많은 부분에서 남자와 여자는 게임에 대한 접근방식 자체가 달랐다고 한다. 색감 또한 남성들의 의견보다는 여성분들이 가장 선호하는 색감으로 맞추기 위해 몇번이고 뜯어고치기를 반복했는지 모른다고 그는 말했다.
게임 진행 부분도 마찬가지,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구현해놨다가..여성분들이 거추장스러워하는 것을 대거 덜어내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미 만든 부분인데 아깝게 덜어내려니..그런 작업이 가장 힘들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다른 소셜 게임과 큰 차이점은 없어요. 다 있는 시스템들이구요. 하지만 축구도 공격수와 수비수 배치에 따라 달라지듯이 게이머분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잘 조합해두었지요. 하나하나 확장해나가는 재미, 테디 인형을 하나하나 키우는 맛은 틀림없이 기분을 좋게 해줄 거에요."
'테디플래닛'이 어떤 게임이냐고 물었더니 표 부장은 한마디로 '따뜻한 게임'이라고 정의했다. 어릴적에 안고 자던 인형이 지금도 함께 커서 곁에 있는 느낌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로 그가 보여주는 스마트폰 안에서 '테디플래닛'은 파스텔톤 배경과 함께 따스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국내 시장 및 글로벌 시장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승부할 계획이에요. 국내 시장은 이미 파파존스와 토니앤가이 등과 제휴해서 게임서비스를 진행하고 있고, 글로벌에서도 테디베어가 인지도가 있는 만큼 각 국가 별로 인지도 있는 캐릭터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타 브랜드와의 전략적인 제휴, 그것이 바로 표 부장이 생각하는 '테디플래닛' 마케팅의 핵심이었다. 그는 단순히 게임 서비스가 아니라 한 국가의 문화와 융합되어 깊숙하게 해당 시장의 마켓에 침투할 수 있는 협약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까지 게임 개발에 매진했고, 이제 한시름 놓은 만큼 제휴 쪽으로 발 빠르게 행보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또 각 국가별 현지 파트너들도 오래전부터 퍼블리싱과 관련되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테디플래닛'에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주위 누구에게 권하더라도 싫어하지 않을 만큼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뜻한 게임, 여성의 마음을 아는 게임..테디플래닛입니다."
인터뷰 마지막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던 표 부장. 액션RPG 전문가에서 여성향 게임의 선두에 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을까. 그러한 부분이 그 미소 속에서 아련히 느껴졌다.
인터뷰 끝에 그가 말한 한 마디가 계속 여운처럼 맴돈다. "이제는 자신있게 아이들에게 '내가 만든 게임'이라고 권할 수 있게 됐다."는 한마디 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