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민 기자의 '주간 모바일게임의 맥(脈)'
4월 마지막 주, 지난 28일 중국에서 먼저 출시돼 대 히트를 기록한 '뮤오리진'이 국내에도 상륙했다. '전민기적'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에서 서비스되며 말 그대로 기적을 일으킨 '뮤오리진'은 국내에서도 화려한 데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서비스 이후 처음 집계된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순위에서 7위를 기록했으며, 이후 이틀 동한 하루에 두 계단씩 순위 상승을 이끌어 내며 5위를 거쳐 주말에는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본격적 TV 광고 등이 5월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앞으로의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할만하다.
구글 플레이에서의 호성적에만 그치지 않는다. '뮤오리진'은 출시 당시부터 구글 플레이와 티스토어 양쪽에서 서비스됐으며, 티스토어에서도 1년 넘게 서비스해온 기존 인기 게임들보다 많은 다운로드 수인 12만 건을 단숨에 돌파했다. 아울러 티스토어에서는 이벤트로 10% 캐시백 이벤트가 진행돼 헤비 게이머들이 구글 플레이가 아닌 티스토어로 눈을 돌려 만만치 않은 매출이 발생했다. 양스토어에 갈라진 매출의 하나로 합친다면 구글 플레이에서도 1위나 2위를 노려볼만한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뮤오리진'은 웹젠의 원작 게임인 '뮤온라인'의 세계관과 방대한 콘텐츠 대부분을 그대로 이식한 것은 물론, 게임 내 작은 효과음과 다양한 스킬 효과 등도 모두 원작을 느낌을 그대로 전해줄 수 있도록 준비됐다. 또한,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뮤오리진'만의 시스템과 사용자 환경 구성, 원작과 견줘도 손색없는 그래픽, 최신 모바일게임다운 다양한 시스템과 트렌드를 더했다. 그리고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개발을 중국에서 맡았다는 점이다.
특히, '뮤오리진'은 온라인게임 못지않은 방대한 콘텐츠와 수준급의 그래픽으로 무장했음에도 게임의 전체 용량이 300MB(메가바이트)에도 못 미친다. 최근 국내의 인기 게임들이 적게는 600MB를 넘어 GB(기가바이트)단위로도 쉽게 올라가는 것과 비교했을 때 어마어마한 수준의 클라이언트 최적화 기술을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게임사의 개발력이 물오를 대로 올랐다는 것의 방증이기도 하다.
'뮤 오리진'은 중국에서 IP(지적재산권)만 가져가 중국 현지 시장에 맞춰 개발한 작품으로, 간단히 터치만 하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전형적인 중국 스타일의 게임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으며, 중국의 모바일 RPG가 가진 위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다만 '뮤오리진'이 넘어야 할 산이 하나 있다면, 중국산 웹 MMORPG나 모바일 게임이 그랬듯이 초반 폭발적인 게이머 유입 이후 모든 것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콘텐츠에 지쳐 흥미를 잃게 되는 게이머들을 얼마나 최소화하고 코어 게이머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IP를 가져가 중국이 개발하고 국내에서 역으로 진입해 성공을 거두는 ''과 경우가 앞으로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미르의전설2', '카발2'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각각 중국의 게임사인 샨다 게임즈와 창유가 맡아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 게임사의 경우에도 로열티 수입도 꽤 짭짤한 수준이며,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 위해 겪어야 하는 시행착오의 과정마저 생략되기에 손 안대고 코푸는 격인 현재와 같은 시스템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이미 중국의 게임 개발력이 우리나라를 따라잡았다는 것이 주요 여론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이 어떤 카드를 꺼내 반격에 나설지 지켜보는 것도 모바일게임 시장을 살펴보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뮤오리진'의 뜨거운 데뷔로 기존 신작들의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순위가 조금씩 떨어졌다. 단숨에 톱10의 순위를 기록하며 순위 상승을 기약했던 넥슨의 '탑오브탱커 for Kakao'는 9위에서 10위로, '하스스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은 10위에서 12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이 두 작품의 하락으로 생긴 공백은 앞서 이야기한 '뮤오리진'과 챔피언스리그로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는 '피파온라인3M'이 차지했다.
서비스 1주년을 맞아 신규 서버 오픈, 신규 캐릭터 추가, 대대적인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진행 중인 네시삼십삼분(이하 4:33) '블레이드 for kakao'은 아쉽게도 반등하지 못했다. 1주년을 기념한 다양한 콘텐츠 업데이트와 이벤트 등으로 역습을 준비한 '블레이드 for Kakao'는 지난주 13위에서 한 단계 하락한 14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4:33의 다른 인기 모바일 RPG '영웅 for Kakao'도 지난주 6위에서 이번 주에는 9위까지 순위가 하락했다. 최근 들어 만만치 않은 신작들이 등장했기에 순위가 자연스레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순위가 다소 떨어졌어도 기존과 큰 차이가 없고, 이미 4:33에서는 TCG부터 FPS, 레이싱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 게임을 준비 중에 있어, 4:33이 언제 어떻게 반격에 나설지 앞으로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프로야구의 열기를 손에서도 그대로 이어줄 게임으로는 '컴투스프로야구2015'가 게이머들에게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현재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20위,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5위를 기록 중이다. '컴투스프로야구2015'의 뒤를 이어 '프로야구 6:30 for Kakao', '마구마구2 for Kakao', '이사만루2015KBO'가 추격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무료 다운로드 순위와 애플 앱스토어로 눈을 돌려보면 넷마블의 글로벌 공략 모바일 RPG 야심작 '마블 퓨처파이트'가 눈길을 끌 만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다른 대형 게임들에 비해 별다른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구글 플레이 무료 다운로드 9위, 애플 앱스토어 무료 다운로드 1위를 기록 중이며,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최고매출 순위 20에도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 마치며 >
'뮤오리진'과 '마블 퓨처파이트' 등 대형 모바일 게임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와이디온라인의 '갓오브하이스쿨', NHN엔터테인먼트의 '히어로즈킹덤', 넷마블게임즈의 '크로노블레이드' 등의 대형 게임들이 상반기 내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외에도 아울러 핀콘의 '엔젤스톤' 등 기대작들이 한 창 개발이 진행 중인 가운데 올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승리자는 어떤 게임이 될지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