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회의 모바일게임 위클리] 6월 첫째 주 신작
모바일게임 위클리는 지난 한 주간 주목받은 모바일게임 중 세 작품을 직접 플레이하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 편집자주 >
-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퍼즐, '펫레스큐사가'
'캔디 크러쉬 사가', '팜 히어로즈 사가' 등으로 유명한 킹이 '캔디 크러쉬 소다' 국내 출시 후 약 석 달 만에 다시 신작 퍼즐 모바일게임을 선보였다. 해외에서 이미 1억 다운로드를 달성해 화제가 된 '펫레스큐사가'가 그 주인공이다. 지금까지 킹이 국내 출시한 모바일게임 대부분이 게이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만큼 이번 주 모바일 위클리에서도 당연히 살펴봤다.
'펫레스큐사가'의 퍼즐은 두 개 이상 같은 색깔의 블록이 붙어 있을 때 터치해 블록을 깨트리는, 일명 '투매칭 클리커'라는 규칙이 적용됐다. 이렇게 블록을 지우면서 퍼즐 위에 올라가 있는 동물들을 무사히 바닥까지 내려놓는 것이 게이머에게 주어진 목표이며, 플레이 중에는 터치 횟수 제한, 시간횟수 제한 등 여러 제약이 등장해 퍼즐을 풀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터치하면 같은 색의 블록을 지워주는 풍선, 주위의 블록을 조건 없이 파괴하는 폭탄처럼 게이머를 도와주는 아이템과 세로 블록 한 줄을 지워주는 로켓, 블록의 색깔을 바꾸는 페인트 붓 등 여러 부스터 아이템도 준비돼 게이머가 블록을 깨는 실력, 아이템의 활용 그리고 약간의 운에 따라 점수가 결정된다.
색깔이 같은 블록을 두 개만 붙이면 돼 '캔디 크러쉬 소다'처럼 세 종류의 블록을 붙여야 하는 게임보다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 게이머가 체감할 난이도는 생각보다 높다. 먼저, 블록들이 왼쪽의 공간을 채우기 위해 움직일 뿐 게이머가 직접 블록을 이동시킬 수 없어 두 수, 세 수 앞을 예상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무작정 블록을 지우다간 블록이 붙기 어려운 세로 한 칸짜리 공간에 구출해야 할 동물이 블록과 섞여 다른 블록을 붙이기 어려운 상황처럼 퍼즐 진행이 막히는 외통수 블록 배치가 발생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부스터 아이템이지만 블록을 지우는 조건이 쉽다보니 게이머가 외통수에 이르기 직전에 위기를 알아챌 수 있으면 부스터 아이템 없이도 다른 퍼즐을 지우면서 블록 배치를 바꿀 수 있다. 위기를 알아채지 못한 게이머의 경우 블록 배치가 단순해서 외통수 상황에 걸리자마자 직전의 블록 배치를 바로 생각해내 어떤 실수를 했는지 금방 깨달을 수 있다. 이렇게 선택 하나에 결과가 바로 달라지는 '펫레스큐사가'의 특징이 게이머의 도전 정신에 불을 붙인다. 아깝게 실패한 도전일수록 다시 도전하고 싶어지는 것이 바로 게이머의 심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블록을 지우는 조건이 쉽다면 블록을 연속으로 지우는 조건 역시 어렵지 않다. 따라서 운만 조금 따라준다면 게이머가 어디를 터치해도 블록이 한꺼번에 지워지면서 기존 플레이보다 높은 점수가 기록된다. 특히 블록과 수 싸움을 벌이다가 이런 상황을 경험하면 그 기쁨은 더 크다. 이런 묘미를 확인할 수 있는 스테이지가 900개 넘게 존재하는 게임이 전 세계 게이머들로부터 1억 다운로드를 이룬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 대열에는 이제 국내 게이머들도 함께할 것이다.
- 게이머의 눈길을 사로잡다, '브레이브 헌터 for Kakao'
그래픽과 연출로 게이머의 눈길을 사로잡는 게임엔 으레 '영화 같다'란 표현이 따라온다. 이 표현 한 마디에는 영상 문화의 최고봉에 오른 영화계의 지위, 게임이란 문화가 그래픽 부분에서 얼마나 영화를 동경하는지가 함께 담겨있다. 그리고 수십 년 동안 영화계가 노력했던 것처럼 게임 개발사들은 오늘도 영화 같은 게임 그래픽을 구현하기 위해 시행착오와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또한, 이런 경향은 비디오게임만이 아니라 NHN스튜디오629가 개발하고 NHN엔터테인먼트에서 서비스 중인 롤플레잉 모바일게임 '브레이브 헌터 for Kakao'(이하 '브레이브 헌터')처럼 모바일게임에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브레이브 헌터'는 '우파루 사가', '우파루 마운틴'을 개발한 NHN스튜디오629의 첫 롤플레잉 게임으로, 게이머는 남주인공 검사 '로키'와 쌍권총을 쓰는 '나나'를 조작해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펫으로 육성하면서 모험을 즐길 수 있다. 펫은 뽑기 혹은 몬스터를 물리치고 획득하는 영혼석을 써서 소환해야 하며, 이렇게 얻은 펫은 전투에 참가하는 '출전펫' 자리나 로키 혹은 나나의 능력치를 올려주고 추가 스킬을 부여하는 '버프펫' 자리에 배치해 활용할 수 있다. 이 밖에 '브레이브 헌터'에는 게임의 스토리 진행 및 보상 콘텐츠를 담당하는 퀘스트, 희귀 몬스터나 강화 재료 등의 아이템을 얻는 던전, 다른 게이머와 실력을 겨루는 PvP도 준비됐다.
그중에서 게이머에게 가장 인상적일 부분은 바로 캐릭터의 외형 변화와 카메라 연출에 있다. 먼저, 외형의 경우 전투 보상으로 얻거나 상점에서 루비를 결제하고 구입할 수 있는 장비 아이템을 장착시켜 머리 모양, 머리카락 색, 복식 등 다양한 신체 부위를 꾸밀 수 있다. 장비 아이템은 공용 없이 로키 혹은 나나만 장착할 수 있게 구분돼 캐릭터의 개성과도 잘 어울린다.
카메라 연출의 경우 전투 중 게이머의 조작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면서 게이머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만약 '브레이브 헌터'의 카메라 연출을 체감하기 힘든 게이머는 헌터 스킬의 발동만 게이머가 조작하는 일반 전투, 헌터 스킬까지 자동 진행되는 오토 전투 대신 노트 입력 기능을 활용해보자.
노트 입력 기능을 활성화하면 로키와 나나가 헌터 스킬을 사용하기 전에 화면 좌 하단, 우 하단에 터치할 수 있는 아이콘과 함께 노트가 나타나며, 노트 입력에 성공하면 카메라가 점프하거나 옆으로 뛰어가는 캐릭터를 함께 따라가면서 영화 같은 화면을 게이머에게 보여준다. 노트를 얼마나 빨리 입력했느냐에 따라 최소 10%에서 최대 30%까지 스킬 위력이 상승하는 부과 효과도 있어 여기에 익숙해지면 일반, 오토 전투만으로 성이 차지 않는다. 아울러 헌터 스킬에 성공할 때마다 쌓이는 게이지를 모아 발동시키는 '블리츠 어택'도 준비됐다. 이 공격은 게이머가 입력할 노트가 많아지는 대신 불리한 전황을 뒤집는 위력을 가져 게이머에게 위협적인 보스와 싸울 때 사용하면 좋다.
모바일기기의 성능이 점차 발전함에 따라 모바일게임의 그래픽도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영화계가 CG 및 특수효과에만 의지하지 않고 각종 촬영 기법을 연구하는 것처럼 이제 모바일게임에서도 촬영 기법을 그래픽 연출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만약 '브레이브 헌터'의 시도가 게이머들에게 계속 호평받는다면 분명 다른 모바일게임의 그래픽 연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 이 주의 인디게임, '내가 지키리'
2012년에 '9히어로즈 디펜스', 2014년에 '올라올라 for Kakao'를 개발한 후 1년 넘게 소식이 없던 인디게임 개발사 9팩토리가 디펜스 모바일게임 '내가 지키리'를 출시하면서 모바일게임 시장에 돌아왔다. 출시와 거의 동시에 지난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열린 '굿게임쇼 코리아 2015' 인디게임 부스에서 관람객들을 모은 이 게임이 어떤 작품인지 직접 구매해 확인해봤다.
'내가 지키리'의 부제 'Monster vs Zombie'에서 알 수 있듯이 게이머는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지구를 점령한 좀비들을 상대로 몬스터를 활용해 본진을 지키는 동시에 좀비를 생산하는 적의 본진을 파괴해야 한다. 본진과 적진의 사이에 네 가지의 라인이 존재하고, 기본적으로 다른 라인으로 넘어갈 수 없으므로 어떤 상황에서 어느 라인에 몬스터를 배치하느냐가 중요하다. 또한, 근거리, 중거리, 원거리, 비행으로 나뉜 몬스터 유형과 몬스터의 이동 라인을 바꿔주는 포탈 등의 장치들을 활용해야 몰려드는 좀비들로부터 본진을 지킬 수 있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다 보면 '강제소환'처럼 게이머에게 유용한 스킬이 추가돼 좀비를 상대하는 전술이 다양해진다.
초반부터 몬스터와 좀비가 열댓 명씩 난전을 벌이는 탓에 양쪽 모두 아동이 사인펜으로 그린 듯한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꽤 박력 있는 공방 양상이 펼쳐진다. 여기에 좀비 측에서 역습을 가하기 위해 물량공세와 보스를 내세우고 게이머 측에서 골드를 소비해 강력한 전체공격을 발동시키게 되면 난전의 규모가 더욱 커져 볼 만해진다.
이 밖에 게이머는 '내가 지키리'에서 몬스터와 강화용 스티커를 수집, 육성하면서 여러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본진과 몬스터의 성능 향상은 물론, 몬스터 카드를 모아 랭크업을 해 기존 몬스터보다 강력해진 '슈퍼 몬스터'를 소환하거나 같은 랭크의 스티커 5장을 모아 상위 등급의 스티커를 확률에 따라 획득해 중복 스티커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싶은 게이머는 과금을 통해 본진 및 몬스터 육성에 필요한 골드를 더 받거나 슈퍼 스티커를 뽑을 수도 있다. 이렇게 강해진 본진과 몬스터들은 기본 스테이지인 '낮 모드' 외에 좀비가 더 강력해지는 '밤 모드', 아이템 획득 특화 모드인 '보급소 습격', 좀비들이 끝없이 들이닥치는 '좀비 러시' 등에서 활약한다.
다만 풍부한 콘텐츠에 비해 이에 대한 안내가 부족해 디펜스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에겐 불편할 수 있다. 네 종류의 몬스터를 모아 각각 레벨 10까지 올려야 진행되는 몬스터 랭크업 방법, 별 3개로 클리어한 스테이지의 보상을 바로 받을 수 있는 '빠른 약탈' 기능의 횟수 제한 등 로딩 중에 나타나는 도움말 외에 게이머가 직접 확인해야 하는 콘텐츠 내용이 많다. 물론 이것을 직접 확인하는 것 역시 게이머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지만 게이머의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대부분이라 게이머의 불편이 더 크게 느껴진다. 개발 인원이 두 명에 불과한 게임에 너무 많은 것을 바란다는 생각도 들지만 '내가 지키리'처럼 여러 콘텐츠가 갖춰진 게임에서 콘텐츠 접근성이 떨어지는 건 게이머에게나 개발자에게나 모두 손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