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민 기자의 '주간 모바일게임의 맥(脈)'
8월 첫째 주, 지난 일요일인 2일 중국 상해신국제박람회장에서 차이나조이 2015가 4일간의 화려한 일정을 마쳤다. 날씨 만큼이나 뜨거운 열기속에 진행된 이번 차이나조이를 통해서는 중국 시장의 주요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부분은 중국 게임 업체의 치열한 IP(지적재산권)확보 노력이다. 올해 차이나조이에서는 기존의 유명 IP를 적극 활용한 게임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모바일게임은 두말할 것도 없으며 현장에서 소개된 다수의 온라인게임도 유명 IP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나루토, 명탐정코난, 은혼, 스타워즈 등 유명 애니메이션과 영화부터 더킹오브파이터즈, 몬스터헌터, 콜오브듀티, 미르의전설2 등 유명 게임의 IP를 활용한 게임이 대거 전시됐다.
이처럼 중국 게임 시장에 IP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이유는 몇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중국 게임 시장에서 유명 IP확보자체가 뛰어난 마케팅 수단이 된다는 점이다. 특히 국산 온라인게임 ‘뮤 온라인’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전민기적’이 대박 신화를 쓰면서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의 모범사례를 만들어놨고, 유명 IP를 활용하면 다른 게임과 경쟁을 펼칠 경우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음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또한, IP를 정식으로 확보하면 무단으로 IP를 침범해 사용 중인 업체에 제제를 가해 해당 IP를 독점적으로 사용하며 더욱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것도 이유로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중국 모바일게임도 이제 중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에 ‘헬로키티’, ‘스타워즈’, ‘나루토’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 있는 IP를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이처럼 중국 시장에 불고 있는 치열한 IP 확보 움직임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도 최근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주로 대형 게임사들이 앞다퉈 IP를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 게임이 중국에 진출 할 때 복병으로 자리하고 있는 게임의 용량 문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도 현장에서 들을 수 있었다. 주요 중국 게임사의 관계자들은 여전히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한 게임의 최적 용량으로 150~300 메가바이트 수준을 꼽았다. 최근 국내에 기가바이트 수준의 용량을 자랑하는 게임도 중국 현지에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 것과 상반된 이야기다.
이같은 게임의 용량에 대한 시선차이는 워낙 인구가 많기 때문에 모바일게임 시장 내에서도 다양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모바일게임의 주류는 여전히 300MB 수준의 게임이지만, 커다란 용량을 자랑하는 게임에 대한 수요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 현지도 1,2 급 도시에 LTE 망이 구축되고 3급 도시에도 3G 망이 구축될 정도로 네트워크 속도가 발전하고 있으며, 모바일 기기의 스펙이 대거 상승하면서 고용량의 고퀄리티 게임을 원하는 코어 게이머들의 시장이 있고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현지에서는 한국 모바일게임에 대한 곱지만은 않은 시선도 엿볼 수도 있었다. 한국 게임의 경우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보다 콘텐츠의 양이 부족하다는 의견과 중국형 BM을 게임에 붙이기가 힘들다는 지적도 있었다. 중국은 10% 내외의 게이머들이 전체 매출의 90% 정도를 책임질 정도로 아이템 구매 비율이 특정 계층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조금 과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BM도 중국의 하드코어 게이머들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패턴을 파악한 BM을 구축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여기에 차이나조이 현장에서는 많은 인구를 기반으로 방대하면서도 다양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에 시장에 다양한 장르의 게임의 출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시장 조사 결과도 2015년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도탑전기'로 대표되는 '카드 게임' 장르의 비중은 15.2%, RPG 장르가 14.2%, 파크루 게임(런닝게임)이 13.1%, 캐주얼 퍼즐게임이 9,3% 등 고르게 나타났다.
이외에도 관람객을 대상으로하는 B2C 전시장에서도 모바일게임이 시장의 주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으며, 모바일게임에 밀려 3위에 그친 웹게임도 여전히 건재하고 성장 중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주와 이번 주는 차이나조이가 진행된 중국만 뜨거웠던 것이 아니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핫’한 소식이 대거 전해졌다. 유명 IP기반의 신작들이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먼저 출시 일주일 만에 글로벌 구글 플레이 다운로드 300만건을 돌파한 아이덴티티 모바일의 ‘그랜드체이스M’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7월 30일 서비스를 돌입한 모바일 RPG ‘그랜드체이스M’은 동명의 온라인게임 ‘그랜드체이스’의 IP를 활용한 스핀오프격인 모바일게임으로 전세계 2,000만 회원을 보유한 ‘그랜드체이스’의 위력을 그대로 뽐내고 있다. 게임은 ‘그랜드체이스’ 특유의 화려한 액션과 짜릿한 콤보 스킬의 재미를 그대로 살렸으며, 기존 온라인게임의 세계관과 ‘지크하트’, ‘엘리시스’, ‘라스’ 등 인기 캐릭터들도 모두 등장한다.

뛰어난 원작 IP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랜드체이스M’은 출시 일주일 만에 국내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16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국내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18위에 앞으로도 꾸준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코에이테크모게임즈가 개발하고 간드로메다가 서비스 중인 ‘대항해시대5 모바일’의 활약도 주목할만하다. 지난해 웹버전을 서비스하며 긴밀한 협업을 진행해온 양사가 선보인 ‘대항해시대5 모바일’은 웹버전의 모든 콘텐츠를 게임에 그대로 담아내는 것은 물론 모바일 버전만의 PvP인 래더 시스템과 채팅 시스템 지원 등으로 한층 강력한 모습을 자랑한다.
국내 서비스 10일만에 2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제1회 팬아트 공모전도 시작 하루 만에 100개가 넘는 등 게이머들이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다. 매출 순위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7일 현재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순위 21위에서 활약 중이다.
with NAVER의 세번째 작품 ‘엔젤스톤 with NAVER(엔젤스톤)’의 데뷔 성적도 흥미롭다. ‘레이븐’, ‘크로노블레이드’가 초반부터 폭발적인 매출을 올리며 높은 순위로 데뷔한 것과 달리 ‘엔젤스톤’은 서서히 순위를 끌어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30위 밖이었던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순위는 7일 기준 18위에 올랐으며, 매출 순위가 서서히 올라오고 있는 것은 뽑기형 아이템에 기대는 BM 구조를 벗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페이스북 웹 버전을 대응하는 등 멀티플랫폼을 지원하고 있기에 결제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엔젤스톤’의 현재 순위가 그저 전부가 아닐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국내 마켓에서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게임들의 연예인 마케팅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일렉스는 자사에서 서비스 중인 ‘클래시 오브 킹즈’의 홍보를 위해 모델로 대세로 자리매김한 EXID의 하니를 선정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며, 원작 웹툰의 캐릭터와 각종 기술을 그대로 게임에 적용해 인기를 끌고 있는 와이디온라인의 ‘갓 오브 하이스쿨’도 모델로 배우 박보영을 선정한 이후 케이블 체널 등에 TV 광고를 진행하며 게임의 이름을 더욱 높이고 있다. ‘세븐나이츠 for Kakao’도 각종 이벤트와 함께 모델로 배우 이순재를 선정해 탄탄한 매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 마치며 >
이번주에는 주요 모바일게임 회사들이 실적 발표가 이어졌다. 캐주얼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상장까지 이어간 회사들의 실적이 대부분 좋지 않게 나타난 가운데, 해당 회사들이 하반기 반격을 꾀하고 있어 앞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의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