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드림] 중국 게임기업 탐방, ‘텐센트’ 上편

[차이나드림 1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중국 게임시장의 현주소]

6화. 중국 게임기업 탐방, ‘텐센트’ 上편

[본지에서는 대형 기획 시리즈 '차이나드림'을 통해 세계 게임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중국 게임시장의 현주소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그리고 성공적인 중국 게임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기획이 정글과도 같은 중국 게임시장에 진출하려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게임산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중국 기업이 있다. 텐센트가(Tencent)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를 중국에 서비스 중인 기업, 아니면 리그오브레전드를 개발한 라이엇게임즈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기업 혹은 카카오톡의 지분 13.3%를 소유하고 있는 바로 그 기업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사례들은 텐센트의 단편적인 면모에 불과하다. 텐센트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거대한 기업이며, 오랜 이력을 가지고 있고,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지난 1998년, 마화텅과 장지동, 두 명의 프로그래머의 손에 만들어졌다. 창립 자금은 120만 달러. 이 기업이 16년 후에 159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1998년에는 ICQ 메신저 서비스가 IT 이용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었다. 마화텅과 장지동은 이에 착안해 OICQ라는 인터넷 메신저 서비스를 선보인다. OICQ는 첫 등장 당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 했지만 무료 다운로드를 제공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꾼 이후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첫 출시 2달간 20만 명이 다운로드 하는 것에 그쳤던 OICQ는 3년 후인 2001년에 5천만 명이 이용하는 대형 서비스로 자리잡게 됐다.

하지만 OICQ를 기반으로 잘 나가던 텐센트에게 제동이 걸린다. ICQ를 인수한 미국의 통신기업 AOL이 텐센트에게 자사의 ICQ와 텐센트의 OICQ가 상표가 유사하다며 소송을 걸었다.

텐센트
로고
텐센트 로고

소송에서 패소하게 된 텐센트는 OICQ 서비스의 명칭을 QQ로 변경한다. 이미 중국 내에서 이용자들이 OICQ를 QQ라는 별칭으로 부르고 있던 터였기 때문에 바뀐 이름을 대중들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에 이른다. 지금의 텐센트를 잊게 한 QQ 플랫폼이 탄생한 것이다. QQ는 현재 월간 사용자가 8억 명을 넘어서는 세계 최대의 메신저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이 시기에 텐센트는 상표권 문제는 해결했지만 여전히 자금문제로 발목을 잡힌 상태였다. 이용자 수는 나날이 증가해 서버 비용은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비해 이렇다 할 수익모델이 만들어진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홍콩잉커와 IDG에게 총 22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자 받았지만 이로는 역부족인 상황. 여기서 텐센트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미디어 그룹 나스퍼스의 전문 투자 자회사인 MIH가 텐센트에 투자 의사를 밝혀온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이 마냥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텐센트는 40% 이상의 지분을 매각할 생각이 없었다.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MIH는 창업자인 마화텅과 장지동의 뒤를 이어 텐센트의 2대 주주가 되기를 원했고 이러한 실리를 두고 두 세력은 한동안 힘싸움을 벌이게 된다.

하지만 결국 MIH는 텐센트의 2대 주주가 되는 데 성공한다. 당시 텐센트에 지분을 갖고 있던 홍콩잉커가 홍콩전신과 합병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해졌고, 결국 이를 위해 자사가 갖고 있던 텐센트의 지분 20%를 1,260만 달러에 MIG에게 양도한 것이다. MIH는 또한 IDG가 소유하고 있는 지분 12.8%를 매입하며 총 32.8%의 지분으로 텐센트의 2대 주주에 이르게 된다.

이후 내부 정리 기간을 거치고 2004년 6월에 텐센트는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을 하게 된다. 3.70 홍콩달러로 발행된 텐센트의 주식은 장이 끝날 시점에는 4.15 홍콩달러의 주가를 기록했으며, 이날 하루 홍콩 주식시장에서는 총 19억 홍콩달러 규모의 텐센트 주식이 거래됐다. 텐센트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반영된 결과였다.

MIH의 투자로 자금력을,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QQ 플랫폼으로 이용자 풀을 갖춘 텐센트가 다방면에 걸쳐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은 바로 이때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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