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스티 블러드 "카리스마 넘치는 미녀 누님의 쾌감액션, 지금 느껴보세요."
경기도 성남시 정자역 주변의 한 사무실, 4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개발자 2명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최근 스마일게이트에서 출시한 액션RPG '러스티 블러드'의 개발사 유티플러스의 유태연 대표와 문아일 AD(아트 디렉터) 였다.
서로 인사를 하던 중에, 어딘가 묘하게 낯익은 느낌이 들어 묻다보니 이들이 20년 전쯤 '버추어파이터2'를 하기 위해 대방동의 한 오락실에서 조우했던 분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당시 격투 게임을 통해 피튀기게 대결을 했던 분들을 개발자로 만나자 반가움과 함께 묘한 느낌이 들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윤 대표와 문AD는 그 당시에도 '어쩐지 저녁' 등의 PC 액션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으며, 이후에도 콘솔 게임과 PC온라인 게임을 거치며 꾸준히 개발자 한 길을 걸어왔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동안의 액션 노하우를 총 집결한 신작 모바일 게임 '러스티 블러드'를 내놓았다고 한다.
"그동안 국내에 많은 액션RPG가 등장했습니다. '블레이드''레이븐'을 비롯해 수많은 액션RPG들이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지요. 하지만 저는 늘 아쉬웠습니다. 왜 꼭 저런 마초틱한 캐릭터들이 주인공이어야 하는 걸까. 싶었던 거죠."
유태연 대표는 기존의 액션RPG들도 분명히 매력적이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했다. 거대한 근육질의 남자 캐릭터가 뛰어다니는 것도 좋지만 보다 주인공이 매력적이고 카리스마가 넘치려면 여성 캐릭터여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것.
그러면서 유 대표가 보여준 스마트폰 화면을 보니 다르긴 달랐다. 매끈한 피부를 자랑하는 미녀 캐릭터가 때로는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과감한 몸동작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게이머들을 유혹하는 모습이었다. 일단 미인인데다 꽤나 퀄리티가 높아 관심이 갔다.
"보다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그래픽 기법이 동원되었습니다. 모바일에서 다루기 어려운 여러 효과들을 쓰기위해 최적화 작업과 경량화 작업이 병행되었지요. 피부 질감이나 무드 등도 중시했고, 스킨 시스템을 채용해 다양한 형태의 여성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문아일 AD의 소개에 따라 캐릭터를 보니 교복 캐릭터부터 안경 캐릭터, 섹시 카리스마의 누님 캐릭터까지 종류가 다양했다. 이들 캐릭터들을 게이머들 각자의 취향과 직업에 따라 교체할 수 있게 한 것이 '러스티 블러드'의 강점 중 하나였다. 직업은 아처와 버서커, 어쌔신의 3종류로 구분되는데, 남성 캐릭터는 아처 뿐이고 나머지 두 직업은 여성 캐릭터만 가능했다.
너무 여성 캐릭터를 강조하면 남성 게이머분들만 몰리지 않겠냐는 질문을 해보니 "귀엽고 이쁜 캐릭터들이 많기 때문에 의외로 여성 게이머분들이 많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액션은 기본적으로 경쾌한 느낌을 가지도록 했습니다. 처음에 기획한 것 보다 결과적으로 2배 정도는 빨라진 것 같아요. 타격감도 많은 신경을 썼는데요, 무기 별로 무게감을 주려고 카메라 워크를 준다든지 효과를 줘서 타격감을 살렸습니다."
윤대표가 말하는 만큼 게임의 템포는 생각보다 빨랐다. 그래서 초보자들에겐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조작이 간편하게 되어 있어 액션 초보자들도 무리가 없을 듯 했다. 무기의 감각도 좋았는데, 몇몇 다른 게임에서 느껴지던 플라스틱 망치로 치는 듯한 느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렇게 상쾌한 액션을 살려 던전을 클리어하다 보면 다이아를 얻을 수 있고, 이를 재화로 하여 다양한 강화나 파밍 작업을 해나갈 수 있다고 한다.
길드에서만 나올 수 있는 보상, 그리고 문장이라는 새로운 재화, 스킬을 보강할 수 있는 소울도 소개했는데, 윤대표는 이들이 원활하게 돌 수 있는 '순환구조'에 신경을 썼다고 했다. 가볍게 던전을 도는 것 부터 시작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고급 콘텐츠들을 만날 수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던전을 클리어하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에요. '러스티 블러드'는 실시간으로 다른 게이머들과 어울려 파티를 짜서 즐길 수 있지요. 직업에 따라 딜러와 탱커 등으로 구분이 되어 있는데, 파티 플레이는 '러스티 블러드'의 메인 콘텐츠 중 하나라, 향후 마법사와 같은 새로운 직업을 더 늘려갈 예정입니다."
출시된지 만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러스티 블러드'에는 이미 수백 개의 길드가 만들어져 있었다. 그만큼 게이머들은 역동적이었고 게임의 초반 분위기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준비된 스테이지는 120개 였는데, 이미 유티플러스에서는 추가 업데이트 준비에 한창이라고 했다.
새로운 보스, 새로운 던전, 새로운 캐릭터 스킨, 새로운 콘텐츠...하다못해 귀여운 펫들까지 윤대표와 문AD는 아직 갈길이 멀다며 '이제 시작'이라고 손사레를 쳤다.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이제부터 시작이지요. 저희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이 계신데 어떻게 쉴 수 있겠어요. 보다 재미있는 콘텐츠와 꾸준한 업데이트로 보답할 거에요. 미녀 쾌감 액션 게임, 저희 '러스티 블러드'에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꼭 기억해주세요 '러스티 블러드'."
인터뷰 중엔 몰랐는데, 인터뷰가 끝나고 자세히 보니 두 사람의 눈 밑은 까맣게 물들어 있었다. 숱한 밤을 지새우며 게임의 완성에 매달린 증거이리라.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잠시 한숨돌릴만도 한데, '앞으로 더 강행군이 있다'는 모습에 둘 다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그런 기조 아래 게임의 재미도 보다 빠르게 보강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20여년 전부터 쌓여진 그들의 개발 노하우가 집결된 '러스티 블러드', 이 게임이 가파른 경쟁 상태에 있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낸 게임으로 기록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