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015] 절반의 성공 속 폐막..'새로운 과제를 남기다'
11회째를 맞은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2015가 나흘 간의 숨가쁜 일정을 마치고 15일 폐막했다.
참가 기업의 수가 적고 업계의 호응도 적어 행사 시작 전부터 많은 우려가 있었던 것과는 달리, 지스타2015는 결과적으로 약 21만 명(조직위 추정)의 집객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행사 기간 내내 '볼 것 없다'는 푸념도 들려왔지만, 일반인 관람이 본격화되는 토요일과 금요일은 행사장 전부가 일반인 관람객들로 가득차 정상적으로 걸어갈 수 없을 만큼 북적였다. SCEK와 넥슨 등 시연 위주의 부스는 최소 3시간 이상 줄을 서야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고, LG나 삼성의 참가, 인디 게임업체 등 다채로운 기업들의 참가도 과거와 달라진 차별점이라고 할만했다. 결국 지스타2015는 대형 게임업체 몇 곳과 몰려든 관람객 덕분에 '절반의 성공'이라는 합격점을 쟁취할 수 있었다.
<합격점..넥슨과 엔씨, SCEK가 행사를 이끌어>
이번 지스타2015의 최대 공신은 단연 넥슨이었다. 300부스 규모로 자사의 신작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부스를 꾸린 넥슨은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스타2015를 두고 '넥스타'라고 칭하는 게시글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띌 정도였다.
BTC 부스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모습 중에서도 특히 216 대의 스마트폰 시연대와 227대의 PC 시연대는 장관이었는데, 넥슨 측 관계자는 "게임쇼를 찾아온 관람객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새로운 게임을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체험하는 것'"이라며 자사의 부스 컨셉을 소개했다. 이러한 컨셉이 적중했음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엔씨소프트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이하 SCEK)도 관람객 몰이에 한몫 거들었다.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신작 'MXM'을 시연할 수 있게 42대의 PC 시연대를 꾸미는 한편, '블레이드앤소울' 월드 챔피언십과 초대형 뮤지컬을 준비해 관람객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SCEK 역시 자사의 콘솔 게임 플랫폼 PS4를 활용한 VR 게임들로 인하여 거센 관람객들의 물결을 감당해야 했다.
헝그리앱 또한 레이싱 걸을 대거 섭외한 이벤트 존을 통해 인기를 얻었고, 메인스폰서였던 네시삼십삼분(이하 433) 또한 철제 컨테이너로 꾸며진 부스를 통해 게이머들의 관심을 자아냈다. 이들 대형 게임업체들로 인해 올해 지스타2015 게임쇼는 불안한 무사히 안착할 수 있었다.
<게임 외 업체의 참가..다양성의 추구로 이어지다>
참여사가 대폭 줄어 걱정되었었지만 지난해에 진출하지 않았던 메이저 업체들의 참가가 행사의 건재함을 도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LG와 삼성의 참가다.
먼저 LG는 BTC에 대형 부스를 내고 '게임 환경'의 변화에 초점을 둔 홍보 전략을 폈다. 선명한 화질의 모니터를 수십대 이상 배치해 게임 환경이 바뀌고 있음을 시사했다. 가장 인기가 있던 것은 21대9 사이즈의 모니터를 3대 연결한 시연대로, 일반 사람의 시야를 넘어서는 63:9의 가로 3모드 화면으로 펼쳐지는 '파이널판타지' 온라인 게임은 게이머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또 LG는 자사의 간판 라인업 중 하나 인 'OLED TV'를 SCEK와의 제휴를 통해 SCEK 부스에 대거 선보였다. 기존의 TV 보다 뚜렷함이 강점인 만큼 많은 게이머들이 인상깊게 바라봤다는 후문이다.
삼성 또한 BTB에 부스를 내고 자사의 스마트TV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삼성 스마트TV는 클라우드 방식으로 유명 콘솔 게임들을 대거 탑재했으며, 다운로드 방식으로 다양한 게임들을 서비스하고 있다. 삼성 스마트TV는 현재 43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삼성 측에서는 좋은 개발업체들과 제휴하기 위해 지스타 게임쇼를 찾게 됐다고 한다.
이외에도 엔비디아가 게임 랙을 대폭 줄여주는 G싱크를 시연하는 등 게이머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고, 저작권 위원회와 김&장 법률 사무소 등의 기업들이 BTB 부스에서 게임업체들을 지원하는 등 향후 게임업계에서의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고질적으로 부족한 BTC 콘텐츠.. 해답은 묘연>
이렇게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의 대형 업체와 LG나 삼성과 같은 신규 입점업체들의 참가로 인해 행사는 무사히 봉합되었지만, 관람객에게 제공할 콘텐츠가 부족한 문제는 여전히 고질적인 부분으로 남았다. 특히 컴투스와 게임빌, 넷마블 게임즈와 카카오, 위메이드와 네오위즈 등 대형 게임업체들이 일제히 지스타에 등을 돌린 것은 큰 문제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게임이 지스타 게임쇼와 같은 전시행사에서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수익을 최우선시 하는 게임업체들 입장에서는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지스타 참여를 거부한 것은 이러한 고민에 기반이 있었을 것이라며 두둔하는 움직임도 분명히 있다. 이번 행사에서 넥슨이 비교적 해답을 제시하긴 했지만, 여전히 조직위나 게임업체 모두 모바일과 전시회의 융합은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반면에 정부의 지원이나 조직위의 시선이 너무 BTB에 쏠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시점의 차이겠지만, 게임쇼의 메인 행사는 역시 BTC다. 현재 모든 지원을 BTB로 초점을 맞추는 상황에서 당연히 엇박자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BTC의 활성화가 부족하다는 불만이 무게를 얻는 이유다.
그외에 BTB 관의 불편한 동선 문제, BTC 관의 일관성 없는 출입 통제도 단골 불편사항으로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BTB의 출입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오히려 BTB에 입점한 게임업체가 바이어들을 만나러 행사장 밖으로 나가야 하는 등 아리송한 모습도 개선을 고려해야만 하는 부분으로 꼽힌다.
<오는 지스타2016..조직위는 '할일이 태산'>
지스타2015가 충분한 모객을 확보한 체 마무리된 가운데, 내년에 개최될 지스타2016에 게임업계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먼저 '레이븐'으로 게임대상을 받은 넷마블게임즈에 대한 지스타 참가 압박은 이미 상당히 강해진 상황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 순위 10위 안에 5~6개 이상의 게임을 넣어 싹쓸이 하고 있는 넷마블게임즈 입장에서는 비참가에 대한 별다른 명분이 없다. 참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별다른 타격을 입지는 않겠지만, "돈만 밝히는 회사, 게이머들과 소통하지 않는 회사"라는 낙인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엔씨소프트나 넥슨은 또 다시 이번처럼 힘을 내준다는 보장이 없다. SCEK나 433도 미지수다. 여기에 승승장구하던 BTB관 역시 정체기에 머문 것은 조직위를 더욱 위협하는 요소로 다가온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조직위가 '모바일 게임과의 효과적 융합''BTC 콘텐츠의 확충''대형 게임업체들의 참가 독려''행사의 다양화 추구' 등 넘어야 할 산이 최소 4개 이상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최소 내년 1분기부터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도 제시되고 있다.
이처럼 지스타 게임쇼를 지켜본 한 관계자는 "21만 명의 집객이 모였다는 것은 그만큼 게임업계와 소통하고 싶은 목마른 고객들이 많다는 뜻."이라며 "집객이 확실한 만큼 국내 게임업체들도 힘들겠지만 행사 진행에 동참해주어 지스타 게임쇼의 위상을 세계 3대 게임쇼로 올려놓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