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은 물론 게임 마니아들까지 사로 잡는 명작, 최고를 보여준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옛날 옛적, 머나먼 은하계에서는..)
위의 문구로 시작되는 '스타워즈'(STARWARS)는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전설이자 세계 SF 영화의 신화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선과 악의 대립이라는 정형적인 이야기지만 신화적인 주제와 거대한 우주 스케일, 뛰어난 퀄리티의 특수 효과와 연출, 독특한 설정으로 화제를 받아왔다.
특히 존 월리엄스 음악 감독의 스타워즈 OST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1977년 영화인 '스타워즈 에피소드4'가 약 3억7백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한 이후 스타워즈는 SF 영화의 교본이자 수많은 마니아들을 양성하는 바이블이 됐다.
이런 인기는 스타워즈 게임화로 연결됐고 수많은 명작과 실패작을 내놓으며 팬들을 웃고 울게 만들었다. 그 중에서도 큰 화제를 모으며 수많은 마니아들의 이목을 사로 잡은 게임이 있다. 바로 '배틀프론트'가 그것이다.
2003년 출시된 배틀프론트는 '제다이'나 X윙, 타이파이터 등 영화에서 중심이 되던 요소들 대신 한 병의 평범한 보병이 돼 스타워즈의 유명 전투에 참전한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 후 2005년 제다이나 영웅을 선택하는 요소가 더해진 후속작이 나오며 인기 시리즈가 됐다.
그러나 2편 이후 추가 시리즈는 등장하지 못했다. 개발사 및 여러 문제가 겹치면서 시리즈의 명맥 자체가 끊어지게 된 것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사람들은 시리즈가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2013년 가장 믿음직한 조력자가 등장하며 상황은 바뀌게 된다.
2013년 EA와 디즈니가 향후 10년간 스타워즈 게임의 개발을 맡게 된 것. 이 계약을 통해 디즈니는 AA급 이상의 스타워즈 타이틀을 기대할 수 있게 됐고 EA는 엄청난 마니아를 보유한 대형 프랜차이즈의 지적재산권을 확보, 라인업 경쟁에서 타사보다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이 계약으로 탄생한 작품이 바로 이번에 리뷰 할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다. 기존 배틀프론트 시리즈의 후속작 개념이 아닌 원작의 리부트 형태로 제작된 이번 게임은 한 명의 병사가 돼 스타워즈의 유명 전투는 물론 다양한 지역 내에서 생긴 가상에 전투에 참여해 활약하는 내용을 담았다.
배틀프론트의 전통과 압도적인 FPS 게임 개발력을 가진 다이스(DICE)가 결합돼 리부트 된 신작 은 뛰어난 비주얼과 완벽하게 재현된 전장과 캐릭터 등으로 단번에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여기에 다양한 게임 모드까지 더해지면서 모두가 기다리던 재미를 이끌어냈다.
이 게임은 영화 클래식 시리즈이자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4, 5, 6의 저항연합과 은하제국간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스타워즈 캐넌의 수많은 설정 등이 더해져서 그 동안 나온 어떠한 스타워즈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구성을 자랑한다.
스타워즈 캐넌은 2014년 확장 세계관 리부트 도입 이후 루카스필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영화와 영화의 배경이 된 은하계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설정과 소설,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등을 뜻한다. 새롭게 개봉할 영화 에피소드 7편도 공식 캐넌에 포함된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싱글 콘텐츠를 최소화하고 배틀프론트 시리즈의 전통인 멀티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게이머의 찬반이 갈리긴 하지만 필자 입장에서는 괜찮은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그만큼 멀티플레이의 재미는 뛰어나고 탄탄하기 때문이다.
20명 대 20명이 탑승장비와 영웅 유닛(제다이, 다스베이더 등)을 활용해 대립하는 '워커 습격'과 '점령전', 유명 전투기를 활용해 대립하는 '전투기 편대', 팀 데스매치 개념의 '블라스트', 전통의 깃발 뺏기의 '카고', 투하된 포드를 수습하는 '드롭 존' 등 9개의 모드를 가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워커 습격과 영웅 대 악당, 그리고 어느 맵에서도 재미있는 블라스트다. 워커 습격은 게이머가 공격 입장의 제국군 또는 방어 입장의 저항군 중의 한 명이 되어 아군의 목표를 하나씩 달성, 승리하는 게임으로 배틀프론트 시리즈의 가장 상징적인 모드다.
특히 '베타 외곽기지'(Outpost Beta)는 원작 제국의 역습에서 나와 마니아들에게 친숙한 '호스 전투'를 재현한 맵으로 이 시리즈의 가장 대표적이고 잘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제국국은 AT-AT를 호위하며 전진해야 하고 저항군은 이들의 공격을 막으며 AT-AT를 모두 파괴해야 한다.
워커 습격은 여러 조건들을 달성하면서 상대 팀을 압도하는 팀 전략 모드이다 보니 초보자에게는 다소 높은 난이도를 제공하지만 방식에 적응하면 타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압도적인 재미를 체험하게 해준다. 가장 웅장하면서도 탄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영웅 대 악당 모드도 매력적이다. 6명 대 6명으로 싸우는 소수 형태의 모드이지만 에피소드 4, 5, 6에 등장했던 영웅과 악당이 나와 대결을 펼치는 과정은 아주 신난다. 특히 영웅들이 가진 다양한 스킬을 조합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난전은 배틀프론트의 가치를 드높여준다.
초보자들에게 재미를 주는 보병전 블라스트도 인기 모드 중 하나다. 이 모드는 영웅이나 탑승 장비 없이 보병들의 각자 장비로 40명의 게이머가 난전을 펼친다. 개인 장비 여부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만들어낼 수 있고 맵에 따라 주는 재미의 차이도 크다.
게임 배틀필드 시리즈의 '컨퀘스트' 또는 도미네이션 모드와 흡사한 점령전은 다양한 유닛들이 주요 포인트를 점령하면서 우위를 점해 승리하는 모드다. 워커 습격 모드가 어려운 게이머라면 이 모드에서 적응한 후 넘어가면 좋다. 전체적으로 뛰어난 밸런스로 탄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 모드들은 영화 속 영웅들과 탑승 장비, 그리고 캐넌 속 설정 등이 더해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특히 완벽하게 제작된 다스베이더와 루크 스카이 워크, 한솔로 등의 모습은 고화질로 재현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게이머에게 느끼게 만든다.
그러나 이런 다양한 게임 모드와 완벽한 스타워즈의 재현보다 더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바로 게임의 진입장벽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다이스의 배틀필드 시리즈는 높은 난이도와 탑승장비마다 다른 복잡한 조작 등을 요구했다.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는 이와 다르게 굉장히 가볍고 낮은 진입장벽을 내세워 누구나 튜토리얼이나 준비돼 있는 간단한 싱글플레이로 적응할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FPS 게임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블라스트나 점령전 등에서 손쉽게 킬 수를 올릴 수 있다.
워커 습격이나 점령전 등도 아군들과 함께 운용하는 분대원 기능을 적극 활용하면 좀 더 많은 승리 기여 및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물론 플레이어 중에는 엄청난 플레이로 압도적인 학살을 유도하는 게이머가 있긴 하지만 타 게임에 비해 받는 스트레스는 적은 편이다.
여기에 뛰어난 그래픽과 화려한 사운드가 더해져 영화 이상의 재미를 게임에서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그야말로 스타워즈 팬이라면 무조건 해봐야 하는 꼭 즐겨야 하는 게임이 아닐까 싶다. 정말 작은 부분도 세세하게 제작돼 있기 때문에 스타워즈 팬은 그냥 보고 있어도 즐겁다.
탄탄한 재미를 제공하는 게임이지만 그래도 아쉬운 부분은 있다. 먼저 게임의 볼륨이 조금 작다는 점이다. 타투인, 호스, 엔도, 설러스트 등 4개의 테마와 곧 무료로 제공될 '자쿠'까지 포함해도 총 5개 밖에 없다. 이 단점은 여러 모드가 보강해주지만 부족하다는 느낌은 어쩔 수 없다.
물론 무료 및 유료 DLC 등이 계속적으로 제공돼 볼륨은 꾸준히 증가하겠지만 가격대에 비해 전체적 볼륨이 적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게이머 입장에서 구입을 망설이게 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게임의 향후 평가와 성과는 EA와 다이스의 운영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도그 파이팅 부분에서 오는 단순한 조작성은 적응은 쉽지만 그만큼 단조로운 형태로 인해 적의 패턴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제공권을 빼앗긴 팀이 다시 제공권을 찾기가 너무 어렵다. 특히 점령전과 워커 습격 등 주요 모드에서 생긴 문제라 더 아쉽다.
그래도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는 정말 재미있다. 다양한 게임 모드는 게이머의 수준에 맞춰 단계별로 선택할 수 있고 수많은 무기와 꾸미기 외형 요소들도 만족스럽다. 그래픽이 안겨주는 멋진 풍경은 보고 또 봐도 아름답다. 이런 명작을 몇 개의 핑계로 놓치기엔 너무 아쉽지 않을까.
글=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