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스토리] 엔씨소프트 연대기 13화 : '블레이드앤소울'과 '리니지이터널', 'MXM'까지..신화는 계속된다

[게임동아에서는 2015년을 맞이하여 게임 기업의 탄생부터 성숙기까지 더한 연대기형 특집 '기업스토리'를 진행합니다. 첫 번째로 선정된 회사는 엔씨소프트로, 엔씨소프트의 과거와 현재를 비롯하여 정치, 인사, 경제 등 가능한 폭넓은 분야를 토대로 다루어볼 계획입니다. - 기사 내 대화는 당시의 상황을 유추해 각색한 것으로 현실과 다소 다른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아이온'의 성공은 엔씨소프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리니지1'과 '리니지2'가 건재한 가운데, '아이온'이 PC방 순위를 석권하며 안정적인 매출을 일으켜주면서 엔씨소프트는 차기작에 대한 준비를 착착 해나갈 수 있었다.

이전 12화에서 언급한 '길드워2'도, 그리고 이번 화에서 설명할 '블레이드앤소울'도 정확히는 '아이온'의 성공 기반 내에서 기반을 안정적으로 닦을 수 있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만큼 '아이온'의 역할은 지대했다.

이러한 '아이온' 이후 엔씨소프트는 차기작에 대해 고민하면서 2가지의 테마를 잡았다. 첫 째는 기존의 PC 온라인 게임을 뛰어넘는 액션성을 확보하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놀라울 정도의 미려한 그래픽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블레이드앤소울
블레이드앤소울

"전문 콘솔 게임 이상의 퀄리티를 구현해보겠다."

당시 개발 총책임자로 임명된 배재현 개발본부장(현 부사장)의 목표는 그만큼 뚜렷했다.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배재현 본부장은 당시 한국 제일의 일러스트레이터라는 평가를 받고 있던 김형태 AD를 영입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김형태AD는 99년에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템페스트'의 일러스트를 시작으로 '마그나카르타'에 이르기까지 특유의 미려한 질감과 캐릭터성으로 이름을 떨치던 디자이너로,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것을 포함해 이 프로젝트 최고의 적임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김형태
김형태

'리니지2' 시절부터 영입을 타진했으나 실패했던 김형태AD 였지만, 신작 '블레이드앤소울'을 위해 배재현 개발 본부장이 삼고초려 하면서 합류하게 되었고 '블레이드앤소울'은 엔씨소프트의 프리미엄 차기 프로젝트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김형태AD는 무척이나 세심하게 캐릭터의 구현에 신경을 썼고, 때문에 그의 지휘 아래 디자인 팀은 혹독한 작업에 매달려야 했다. 작은 틈 하나 놓치지 않는 김형태AD의 고집과 노력에 의해 '블레이드앤소울'의 등장 캐릭터들은 하나 둘 생명력을 얻어갔다. 특히 언리얼3 엔진이 다듬어지면서 이와 맞물린 캐릭터의 구현은 완성도가 급격히 올라갔다.

블레이드앤소울
블레이드앤소울

"와, 정말로 그 일러스트레이터가 3D로 미려하게 구현되다니." "일러스트가 그대로 살아있는 것 같다. 놀랍다."

미려한 여성 캐릭터가 PC 안에서 움직이자 사내 테스트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액션과 연출 역시도 다른 PC 온라인 게임과는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2008년 7월31일에 엔씨소프트는 '엔씨 미디어데이 2008' 행사를 통해 '블레이드앤소울(Blade&Soul)'을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했다.

김택진 대표 역시 발표장에서 "미래 온라인게임의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발표가 끝나자마자 예상했던대로 게임업계는 온통 '블레이드앤소울'의 이야기로 뒤덮였다. 뛰어난 그래픽과 액션성에 이어 장풍과 내공, 경공 등의 다양한 소재가 발표되었고 무협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의과 협의 이야기 등 스토리 라인이 공개되면서 '블레이드앤소울'의 이야기는 끝날 줄을 몰랐다.

특히 공격과 방어, 파운딩, 반격기, 관절기, 벽타기 등 기존의 MMORPG에서 구현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것들이 대거 공개되면서 '문화적 충격'이라는 표현 마저 곳곳에서 등장할 정도였다.

배재현
배재현

발표 후 1년, 엔씨소프트는 새로운 직업과 캐릭터를 하나씩 공개하면서 조금씩 '블레이드앤소울'의 기대감을 높여가기 시작했다. 2009년 11월에 엔씨소프트는 지스타에서 '블레이드앤소울'의 신 동영상을 공개했고, 2010년 6월에는 공식 사이트를 통해 현재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작업 중인 아이디어 시안 5종을 공개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엔씨 지스타
엔씨 지스타

2010년 지스타 게임쇼 때 튜토리얼부터 30분 정도 분량의 시연 버전을 공개하고, 이듬해인 2011년 5월에 '블레이드앤소울'의 테스트가 시작되면서 게임시장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당시 인기를 얻었던 MMORPG들은 일제히 순위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대작 '블레이드앤소울'의 시대가 왔음을 직감해야 했다. 중국의 최대 게임사이트인 '17173.com' 에서도 가장 기대되는 게임으로 '블레이드앤소울'이 오르는 등 한 껏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블레이드앤소울 이미지
블레이드앤소울 이미지

이후 또 다시 1년의 담금질 기간이 지나가고, '블레이드앤소울'은 2012년 6월21일에 드디어 시범 공개 서비스(이하 OBT)를 진행하게 된다. 개발비 500억 원, 5년 여의 개발기간을 거친 또 다른 대작의 시작이었다.

"동시 접속자 20만 명에 근접, PC방 순위 3위"

OBT 다음날인 6월22일, '블레이드앤소울'은 기라성같은 게임들을 일제히 제치며 파격적인 성적을 내놓았다. 서버 역시 15대에서 29대로 늘렸고, 최대 동시접속자 15만 명을 훨씬 넘는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 6월30일에 '블레이드앤소울'은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를 압도하고 PC방 점유율 1위를 탈환했으며, 21일부터 PC방 점유율이 9.55%에서 17.93%로, 또 20%를 돌파하는 등 파죽지세의 모습을 보였다.

반면에 라이벌 게임으로 지목됐던 '디아블로3'는 22%에서 17.74%로 곤두박질 치며 점유율이 하락하며 왕좌를 내줘야만 했다.

OBT 10일 만에 상용화 방식도 공개되었는데, 월 정액제 방식이며 월정액 금액은 2만3000원으로 책정됐다. '30일간 무제한 이용'이 원칙으로 '아이온'의 1만9800원보다 소폭 상승한 모습이었지만 시장에서 큰 거부감은 없었다. 또한 '블레이드앤소울'은 2012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함으로써 엔씨소프트에 4번째 대상의 영예를 안겨주기도 했다.

김택진 엔씨
김택진 엔씨

이어 엔씨소프트는 '수월평원' 업데이트를 시작으로 발빠른 행보를 시작했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업데이트를 통해 현재까지 8~9위권에 PC방 순위를 유지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블레이드앤소울'의 중국 서비스 역시 2013년 11월28일 중국 최대의 퍼블리셔인 텐센트를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2016년 1월에는 북미와 유럽에도 서비스가 잡혀있는 등 글로벌 날개짓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블레이드앤소울'에 이어 엔씨소프트의 신규 게임 도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 지스타 게임쇼에서 '블레이드앤소울'에 이은 프리미엄 차기작 '리니지 이터널'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또 다시 화제에 오른 바 있다. 쿼터뷰 시점으로 핵앤슬래시를 표방하는 '리니지 이터널'은 몇 번의 시연버전을 통해 타격감과 재미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고, 2016년 말에는 그 거대한 위용을 뽐낼 수 있을 예정이다.

지스타mxm15111302
지스타mxm15111302

엔씨소프트지스타151109
엔씨소프트지스타151109

신작 온라인 팀대전액션 게임 'MXM'도 절찬리에 개발중이다. 과거 '리니지2' 시절부터 중책을 맡았던 김형진PD가 총괄하고 있는 'MXM'은 2016년 상반기 내에 OBT가 잡혀있으며 한국, 일본, 대만 게이머가 동시에 즐길 수 있을 예정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국내 PC방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와 대비해 어느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이외에도 엔씨소프트는 야구단 설립, 타 게임사와의 상호 지분 매입, 모바일로의 체질 전환 등 빠른 세상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 왔다. 다음 14화에서는 관련 내용을 다루게 될 예정이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