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게임업체 전망] 엔씨소프트, '변화의 분수령이되는 한 해'
엔씨소프트는 최근 분위기가 좋다. 1월7일 오전을 기준으로 주가는 전일 대비 9500원 상승한 22만2500원을 나타내고 있다. 4분기 영업이익이 718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41.9% 증가한데 따른 효과이며, 매출 역시 3488억 원이 예상되면서 만족스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렇게 지난해를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한 엔씨소프트이지만 올해의 이슈는 약간 다르다. 전통적으로 PC MMORPG에 강세를 보여온 엔씨소프트이기에 새로운 모멘텀이라면 '리니지 이터널'이 1순위인 건 사실이지만, 올해의 키워드는 '모바일'과 'IP의 확장', 그리고 '캐주얼 게임' 이렇게 3개로 좁혀진다. 엔씨소프트 라는 이름으로는 다소 낯선 상황인 것이다.
< MXM의 출격.. 캐주얼 게임 시장 사로잡을까>
엔씨소프트가 올해 출격시킬 타이틀은 'MXM'(Master X Master, 마스터X마스터, 이하 MXM)이다. 상반기 중에 대만, 일본과 함께 국내에 정식 서비스될 예정이다.
그간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고퀄리티 MMORPG를 운영해온 엔씨소프트가 '리니지'의 데스나이트, '아이온'의 크로메데, '블레이드&소울'의 진서연과 포화란 등 올스타들을 한 곳에 모았다.
AOS 장르에 액션을 대폭 가미했고, 2개의 마스터를 조합하여 다양함을 꾀했다. 여느 AOS게임과 견줘도 부족하지 않은 PvP 전투모드, 회피와 막기 등을 지원하는 컨트롤 중심의 플레이 등 e스포츠 종목으로의 가능성도 갖췄다는 평가다.
실적 예상은? 엔씨소프트 측은 서서히 올라가는 동산형 그래프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르가 장르인 만큼 초반부터 극적인 쏠림 현상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계속적인 개선과 서비스로 점유율을 천천히 끌어올려가겠다는 것이 전략이다.
실제로 김형진 상무는 지난해 11월에 있는 발표식에서 "다양하게 놀면서도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게끔 하는 것이 목표이며, 출시 때부터 폭발적인 반응 보다는 몇 번 해보고 주변에 입소문이 나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 역시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하지만, PC방에서 즐기기 좋은 게임이기 때문에 1~2% 정도의 점유율은 충분히 차지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5%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한다면 10위권 정도의 순위에 머물 수 있다.
< 리니지 IP의 확장, 새로운 시대로의 도전>
"새로운 여정의 시작입니다. '리니지'가 어떤 콘텐츠인지 한 장르로 정의내리지 못하는 시대로 도약할 것입니다."
지난해 12월9일, 김택진 대표는 세상을 향해 '리니지 월드'에 대한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스마트TV의 강세와 함께 구글, 애플까지 거실을 장악하려는 미디어 전쟁이 한창이 가운데, '리니지' 역시 PC 플랫폼을 떠나 과감히 확장시키는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었다.
PC 온라인 게임을 모바일 디바이스, TV 뿐만 아니라 온세상으로 확장시키는 전략으로 엔씨소프는 웹툰을 비롯해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 등의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나가겠다고 1차 계획을 내놨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12월22일에는 '리니지'의 캐릭터 10종의 마법 인형 피규어가 쿠팡을 통해 출시되기도 했다.
이처럼 타 콘텐츠로 확장하는 행보는 올해 당장 성과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이나 뮤지컬, 영화 등의 콘텐츠는 그 자체로 생명력이 불길처럼 번질 수 있는 장르이다. 그만큼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며 잘 만들어진다면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도 새로운 동력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모바일 게임의 출격..'늦었지만 진중한 행보'>
엔씨소프트가 국내 선두급 게임업체라는 전제 하에서 모바일 게임 시장 진입은 상당히 늦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초반 발 빠르게 시장을 선점했던 위메이드나 현재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넷마블과 넥슨을 보면 더욱 그런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늦은만큼 엔씨소프트의 올해 모바일 행보는 탄탄하다. '리니지' 원작의 모든 것을 담은 '리니지L'은 그간 모바일 게임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정통 MMORPG로 승부를 보겠다는 야심작이다. 이를 통해 엔씨소프트는 "미들RPG에서 정통 MMORPG로 시장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포부다.
이어 '레드 나이츠'는 '리니지'의 감성을 이어받은 액션RPG로 '리니지'의 캐릭터들이 SD로 귀엽게 등장해 액션을 펼친다. 두 게임 모두 5개국 언어로 상반기 중에 출시하게 되는데, 어느 정도의 실적을 낼지에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외에도 엔씨소프트 내부에서는 '블레이드&소울'과 '아이온' 등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들이 출시시기를 조율하며 줄줄이 대기중인 상황이며 이들 게임 역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10위권 안쪽을 선점할 수 있는 게임으로 지목되고 있다.
< 기존 서비스 작들도 '탄탄대로'>
사실 지금은 엔씨소프트에서 서비스 중인 MMORPG의 전망을 논하기엔 다소 이른 시기다. 엔씨소프트는 모든 평가의 기준이 3월 말에 이루어진다. 겨울 시즌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그 결과까지 포함하여 3월이 되어야 올해 계획이 완전히 짜여지기 때문에 현재 구체화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게임 별로 올 한해를 가늠해보면 큰 줄기는 있다. '리니지'의 경우는 전투만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별도의 모바일 앱을 통해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현재 PC방 순위 5위에 랭크되어 있지만 편의성 확대로 인해 더 상위로 도약할 수 있을지가 주 관심 대상이다.
'아이온'은 지난해 11월에 진행된 '아이온 5.0 업데이트'로 달아오른 상태다. 하이데바 진화, 3종의 신규 직업 등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기 때문에 이 분위기를 잘 살려 활성화 시켜 나가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
'블레이드앤소울' 역시 지난 12월16일에 '위대한 여정' 업데이트를 시작하면서 바쁜 걸음을 하고 있다. 새로운 '기권사'는 주술사 이후 1년만에 공개된 9번째 신규 직업으로 인기가 좋다. 여기에 '블레이드앤소울'은 오는 19일 북미 서비스가 예정되어 있어 성공 유무에 따라 올해 실적이 크게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리니지2'는 지난 12월9일에 '구원자들'의 콘텐츠 업데이트로 클래식 서버에 힘을 실어주는 등 클래식 서버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이며, '리니지 이터널'은 연내에 1차 비공개시범서비스(CBT)의 진행이 계획되어 있다.
< 올 한해의 리스크와 주가 변동 요소는 무엇?>
엔씨소프트에게 올해 행보의 가장 큰 리스크라면 '리니지 이터널'을 꼽을 수 있다. 프리미엄 차기작 라인업의 출시가 늦어지는 것은 늘 있던 일이지만 '리니지 이터널'은 올해는 정말 비공개 서비스 등의 행보를 보여줄 때가 됐다. 서비스 시기 마저 올해를 넘긴다면 차세대 신작 모멘텀에 대해 안좋은 평가가 줄을 이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주가 역시 자체적인 요소는 탄탄하지만 넷마블과의 주식 교환이 있었던 만큼 넷마블과의 상호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근 넥슨의 '히트'가 1위를 선점했지만 넷마블의 차기작 '콘'을 비롯한 올해의 실적이 엔씨소프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급진적인 변화가 있다면 모두가 다 변수다.
마지막으로 3월에 있을 주총은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 변수가 제거된 상태에서 4분기 실적이 좋아 편안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큰 변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서비스 중인 MMORPG들이 대형 업데이트를 통해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과 캐주얼 게임, IP확장 등의 도전을 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2016년이야 말로 엔씨소프트의 발전을 위한 분수령이 되는 해라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