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게임업체 전망] 국내 모바일 시장을 점령한 넷마블, 글로벌 시장 석권을 논하다
'ㅋㅋ 넷마블'
모바일게임을 좀 즐겨본 게이머라면 손에 쥔 스마트폰에서 이 소리가 울려 퍼진 경험이 한번 쯤은 있을 것이다. 지난 2013년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 이하 넷마블)가 새롭게 공개한 친근한 이미지형태의 공룡 캐릭터와 함께 흘러나오는 이 소리는 이제 넷마블표 모바일게임의 상징이 됐다.
2012년 12월 31일 출시한 '다함께차차차'로 2013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성공 신화를 일군 넷마블은 2013년에도 '모두의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등 히트작을 탄생시켰으며, 2014년에도 '세븐나이츠'를 성공시키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섰다.
그리고 2015년에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앞서 큰 성공을 거둔 게임들의 장기 흥행과 99일 만에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레이븐', 대형 신작 '이데아'는 물론 수입게임인 '백발백중' 등이 연달아 성공을 거뒀다. 해외에선 '마블 퓨처파이트'가 좋은 성과를 일궈냈다. 전문가들은 넷마블이 이 같은 모바일게임들의 위력에 힘입어 2015년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넷마블은 2015년 3분기까지 7,290억 원의 누적 매출을 달성했으며, 4분기에 약 3,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선 넷마블은 2016년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며 국내 최고의 모바일게임사를 넘어 글로벌 게임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이를 위한 강력한 게임 라인업이 다수 준비된 것은 물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개인맞춤형 게임서비스 엔진(AI game service engine) '콜럼버스'를 준비했다. 올 한해가 넷마블의 계획대로만 흘러간다면 전세계에서 'ㅋㅋ 넷마블'이 울리는 것도 머지않다.
< 2016년 글로벌 게임기업으로의 도약 위한 발판 준비 완료 >
넷마블은 올해 해외 현지 법인 및 파트너사와 적극적인 협업은 물론 유명 IP를 활용한 신작 등을 통해 글로벌 게임 기업을 향한 본격 행보에 나선다. 이미 북미, 일본, 중국,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을 마련했다. 다수의 해외 지사들의 경우에는 이미 모바일 중심으로 체제 재편도 완료됐다.
또한, 2015년 7월에는 미국 유명 모바일 게임사 에스지앤(SGN: Social Gaming Network)에 약 1,500억 원(1억 3,000만 달러)을 투자하는 등 글로벌 퍼블리싱을 위한 체계를 구축해 왔다. 에스지앤은 캐주얼 퍼즐게임 '쿠키잼' 등의 소셜 게임 시리즈로 많은 이용자층을 보유한 회사로, 올해 넷마블과의 본격적인 시너지가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넷마블은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이자 게임 기업인 텐센트와도 탄탄한 관계를 구축해놔 중화권 시장에서의 성적도 기대해볼 만하다.
이와 함께 차기 시장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터키 및 메나(MENA, 중동, 북아프리카)지역의 모바일 앱과 모바일게임 스타트업을 발굴해 각종 지원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터키 및 메나 지역에서도 발 빠르게 넷마블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둔 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넷마블은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마블 퓨처파이트' 등 글로벌 성과와 '레이븐', '이데아' 등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 11월 전세계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중 구글플레이 기준으로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2015년 1월부터 11월까지 연속으로 글로벌 매출 퍼블리셔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에 대한 노하우를 착실히 쌓아오는 동시에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넷마블은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순차적으로 출시해 국내 모바일게임 강자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함과 동시에 글로벌 매출 비중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 글로벌 시장 공략 위한 2016년 주요 라인업은?>
넷마블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환경을 구축하는 동시에 강력한 게임 라인업도 준비했다. 작년 7월 넷마블의 미래 전략을 발표하는 첫 NTP(넷마블 투게더 위트 프레스) 행사에서 2015년 하반기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30여 종 이상의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출시가 이뤄질 전망이다.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의 유명 MMORPG인 '리니지2'부터 전세계인의 인기 캐릭터를 보유한 디즈니와 마블 등의 IP(지적새산권)를 확보했고, 전세계에서 2억 명 이상의 이용자가 경험하고 특히 중화권에서 강력한 위력을 보여준 게임 '스톤에이지'의 IP도 사들였다. 서구권과 중화권 모두에서 경쟁력 있는 IP를 다수 확보한 만큼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준비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올해 주요 라인업의 면모를 살펴봐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흥행을 기대해볼 만하다. 먼저 2015년 넷마블의 모바일 RPG를 대표하는 작품인 '레이븐'과 '이데아'를 이을 모바일 기대작 RPG '콘(Knights Of Night, KON)'이 출격한다. '콘'은 2016년 벽두부터 넷마블 RPG의 위력을 보여줄 작품으로 화려한 스킬과 스페셜 액션, 캐릭터 소환을 통한 듀얼 액션으로 무장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 받은 '모두의마블'도 디즈니 IP를 입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모두의마블'은 2013년 6월 첫 선을 보인 이후 국내를 비롯해 중국, 터키, 대만, 태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도 서비스를 진행해 누적 다운로드 2억 건을 돌파했으며, 작년 11월에는 누적 매출 5,000억 원을 달성했다. 특히, '모두의마블'의 경우 출시하는 국가마다 고르게 좋은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디즈니의 강력한 IP가 더해진 '모두의마블 디즈니(가칭)'는 올해 넷마블의 글로벌 영향력을 가장 확대해줄 작품 중 하나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아울러 작년 2월 엔씨소프트와의 상호 지분투자를 밝힌 현장에서 엔씨소프트의 MMORPG를 모바일로 재탄생시키는 것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방준혁 의장의 야심이 담긴 '프로젝트S'가 '리니지2'의 핵심 요소를 그대로 담아 넷마블네오의 손을 통해 개발 중에 있다.
이외에도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해 콘솔 게임급의 퀄리티를 담은 '프로젝트P(가칭)', 전세계 2억 명이 즐긴 애니메이션 RPG 스톤에이지 IP를 확보해 만든 프로젝트 '스톤에이지 비긴즈(가칭)', 차세대 전략 RPG의 패러다임을 제시할 '데스티니6', 감성 어드벤처 RPG '프로젝트 글린다' 등의 RPG 라인업은 물론 캐주얼 퍼즐, 스포츠, 슈팅 액션, 전략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출격한다.
< 새로운 성장동력 '콜럼버스'...지는 동력 온라인게임 >
넷마블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비밀 병기는 개인맞춤형 게임서비스 엔진(AI game service engine)인 '콜럼버스'다. 2016년 넷마블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콜럼버스'는 이용자의 수와 성향이 다각화되고 있는 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통해 만족스러운 게임 경험을 주고자 하는 것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 성향, 행동 패턴에 대응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위한 센터의 설립이 이뤄진 것은 물론 관련 인력에 대한 대규모 채용도 진행되고 있으며, 넷마블 내에서는 넷마블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는 것은 물론 한국 게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넷마블은 2016년부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해 순차적으로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에 '콜럼버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콜럼버스'가 적용되기 시작하면 게이머마다 다르기 마련인 게임 이탈 시점에 적절한 팁이나 가이드 제공 등을 통해 게이머의 한계 극복을 이끌어낼 수 있어 게이머 이탈율을 최소화하고 매출 신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환경과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인 '콜럼버스'까지 준비 중인 모바일게임에 비해 온라인게임 전망은 어둡다. 이미 지난해에 'SD건담캡슐파이터', '그렌드체이스', '마계촌온라인' 등의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다크에덴'은 넷마블 포털 내의 서비스를 종료하며, 개발사인 소프톤엔터테인먼트로 서비스를 이관했다.
넷마블이 지난해 1월 기자 간담회를 통해 안되면 온라인게임 퍼블리싱은 끝이라는 각오로 배수진을 치며 공개한 작품들인 '엘로아'와 '파이러츠: 트레저헌터'의 사정도 나은편은 아니다. 2015년 1월 서비스에 돌입한 '엘로아'는 서비스 초반 PC방 순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으나, 현재는 한 달에 두 차례 유지 보수 수준의 업데이트만 이뤄지고 있다. '파이러츠: 트레저헌터'는 지난해 4월 종료 된 사전 공개 테스트 이후 곧 돌아온다던 시즌1이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다.
넷마블이 지난해 4분기에 벌어들인 것으로 예상되는 3,000억 원 중 90% 이상이 모바일게임 매출이며, 280억 원 정도를 유지하던 온라인게임을 포함을 포함한 기타 매출이 지난해 2분기를 기점으로 축소된 바 있어 앞으로도 온라인게임에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넷마블의 온라인 게임 포털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온라인게임은 웹보드 게임류를 제외하면 '엘로아', '마구마구', '클럽엠스타', '스페셜포스2', '하운즈: 리로드', '대항해시대 온라인', '모두의마블' 등으로 열손가락 안에 꼽힌다.
< 올해 넷마블 위험 요소는? 그리고 게임 외 이슈는? >
올 한해 넷마블의 가장 큰 위험요소로는 모바일게임 시장이 가진 특성을 꼽을 수 있다.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몬스터 길들이기' 등이 장기간 히트하고 있지만, 아직은 그 생명력을 온라인게임에 견줄만한 수준은 아니다. 모바일게임의 선구자로 꼽혔던 '앵그리버드'의 로비오마저 섣부른 사업 확장과 규모 대형화 등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기술의 발전이 빠른 모바일게임의 특성상 계속해서 신선하고 재미있는 히트작을 생산해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치열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치열한 경쟁도 넷마블의 위험요소 중 하나다. 작년만 해도 넥슨이 '히트'로 강력한 카운터를 한방 날린 바 있으며, 넥슨의 2016년 모바일게임 라인업은 넷마블에 견줘도 충분할 정도로 강력하다. 여기에 상호지분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협력에 힘을 모으기로한 엔씨소프트도 엔씨소프트를 대표하는 IP인 '리니지'를 활용해 모바일게임 시장에 전면적으로 나선다. 웃어야할지 울어야 할지 애매한 상황이다. 이 외에도 네시삼십삼분이라는 방심할 수 없는 실력자와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모바일게임 시장이기에 언제든지 등장할 수 있는 신데렐라와 같은 게임사도 숨어 있다. 넷마블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처럼 해외 게임사도 국내 게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올해 국내 시장만 살펴봐도 결코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넷마블은 올해 게임 외에도 다양한 이슈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먼저 지난해 예고한 넷마블몬스터, 넷마블엔투, 넷마블넥서스 등 개발 자회사들의 IPO(기업공개)가 올해 내에 본격적으로 진행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지난해 7월 진행된 NTP의 두 번째 행사도 올해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넷마블에 복귀할 당시 방준혁 의장은 2016년까지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임사를 목표로 세웠으나 2015년 1조원 달성이 확실시되는 만큼, 2회 행사를 통해 넷마블의 새로운 목표와 비전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마블은 국내 게임사 중 역대 두 번째로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등 지난해 최고의 일 년을 보냈다”라며, “올해는 넷마블이 치열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게임사로 자리매김 하기 위한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