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게임업체 전망] 맑거나 더 흐리거나. 와이디온라인, 액토즈소프트, 플레이위드
2015년은 중소 게임사들에게 다양한 숙제를 안겨준 한 해였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거대 게임사 위주로 흘러가며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으며, IP(지적재산권)라는 새로운 방식의 사업 영역이 등장하면서 이에 발맞춰 빠르게 체질을 개선한 게임사들이 다시 주목을 받는 등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시장 흐름에 울고 또 웃었다.
대표적인 국내 중견 게임사로 꼽히는 와이디온라인, 액토즈소프트, 플레이위드 또한 이러한 흐름에 따라 바쁘게 움직이며 숨가쁜 한 해를 보냈다. 웹툰 IP를 사용한 갓오브하이스쿨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은 와이디온라인은 글로벌 진출과 '노블레스'라는 만만찮은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통해 'again 2015'를 재현할 준비를 끝마친 모양새다.
아울러 파이널판타지14(이하 파판14)의 성공적인 런칭과 다양한 모바일게임의 흥행으로 탄력을 받은 듯 했던 액토즈소프트는 다시 전망이 불투명한 2016년을 맞이했고, 씰온라인, 로한 등의 IP를 활용해 신작을 내놓을 준비를 끝마친 플레이위드는 몇 년간 이어진 기나긴 부진의 터널을 벗어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게임사들이 그리는 2016년은 어떤 모습일까?
< 와이디온라인. 글로벌 진출+사업영역 다각화로 2015년 성과 이어간다>
2015년 와이디온라인은 그야말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상반기 네이버의 인기 웹툰 갓오브하이스쿨(이하 갓오하)가 의외의 성공을 거둠과 동시에 괄목한 만한 매출을 올려 2015년 6월 주가 최고치 11,600원을 달성했다. 아울러 하반기 최대 이슈 중 하나인 한빛소프트와의 오디션 분쟁의 경우 비록 계약 종료로 약 100억 원에 이르는 손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지만, 오디션의 중국 서비스를 담당하는 나인유와 기존의 가입자 정보(DB)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로열티를 받는 협상을 이끌어내 손실을 최소화 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힘입어 2015년 3분기 와이디온라인은 전기대비 67% 상승한 매출 156억, 당기 순이익 23억 원을 기록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도 했으며, 4분기 매출 역시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의 전망 역시 나쁘지 않다. 먼저 지난 해 웹툰IP 돌풍의 주역 '갓오하'가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1분기 글로벌 서비스에 돌입한다. 사실 '갓오하'의 경우 유료화 모델과 게임 콘텐츠 그리고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일본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게임이었으나, 국내 시장에서 의외의 성공을 거둔 흔하지 않은 사례. 국내에서 거둔 '갓오하'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름값을 높여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등 한류 문화에 익숙한 시장을 공략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내부 개발작과 웹툰 IP를 활용한 신작 모바일게임들의 출시도 이어진다. 약 3년의 기간 동안 개발된 '천군'과 약 2종에 이르는 내부 개발작이 빠르면 오는 1분기 서비스에 돌입하며, 2016년 하반기 인기 네이버 웹툰 '노블레스'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 출시된다. 특히, 갓오하 못지 않은 대형 IP로 평가 받는 '노블레스' 모바일의 경우 웹툰IP로 제작된 게임 중 가장 큰 성공을 이끌어냈던 와이디온라인에서 개발 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높이고 있으며, 내부 개발작 역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이들 신작 모바일게임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거둔다면, 만만치 않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위메이드로부터 '이카루스', '미르의전설2'. '미르의전설3' 의 서비스 권한을 양도 받아 온라인게임 라인업을 갖췄으며, 이들 온라인게임의 안정화를 통해 지속적인 '캐시카우'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 2016년 와이디온라인의 전략 중 하나다.
다만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붉어지고 있는 회사의 지분 매각 이슈는 큰 변수로 꼽힌다. 와이디온라인의 지분은 미래에셋 계열의 사모펀드 '시니안 유한회사'가 45%가 넘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신상철 대표의 지분은 2%에 불과하다. 투자회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와이디온라인의 지분 구조가 급작스럽게 대격변을 겪을 지 모른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 실제로 '시니안 유한회사'는 지난 해 3월과 7월 경 조회 공시를 통해 '지분 매각에 검토 중 이지만 확정은 아니다'라며 몇 차례 매각에 대해 언급한 바 있으며, "제 값에 팔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치기도 했다. 더욱이 매각을 통해 지분구조가 바뀔 경우 기존 게임 라인업의 대대적인 변경이 이뤄질 수 있으며, 회사 내부의 대규모 자리 이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임사의 목표가 '발전'이 아닌 '지분 매각'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2016년 와이디온라인에서 주목해 봐야 할 이슈다.
< 소기의 성과 거둔 액토즈소프트. 2016년 전망은 불투명?>
액토즈소프트의 2015년은 그야말로 다사다난 했다. 51%의 지분으로 최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는 중국 샨다게임즈의 대규모 지분 구조 변화의 여파로 액토즈소프트는 물적 분할을 통해 '액토즈소프트'와 '액토즈게임즈' 두 조직으로 변경되었다. 더욱이 '액토즈게임즈'를 모바일에 집중한 아이덴티티모바일과 온라인게임에 집중한 아이덴티티게임즈로 변경하는 조직 개편을 연달아 진행하여 숨가쁜 행보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조직 개편 이후 액토즈소프트는 아이덴티티모바일에서 잇달아 '원더5마스터즈', '그랜드체이스M' 등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준수한 성과를 기록했고, '정액제'라는 많은 우려 속에서 서비스된 '파판14'를 성공적으로 런칭 시킴과 동시에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끌어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2016년 액토즈소프트의 전망은 긍정적인 평가로 가득한 지난 해에 비해 불투명한 상황이다. 모바일게임 분야를 총괄하던 이완수 부사장이 지난해 12월 사임했고, '파판14'의 한국 사업 총괄을 담당하는 등 액토즈소프트의 핵심 인사였던 배성곤 부사장 역시 2016년 새해가 밝음과 동시에 사임의 뜻을 밝혔다. 모바일, 온라인의 사업 계획을 진행할 책임자가 연이어 회사에서 자취를 감춘 셈이다. 이와 함께 야심 차게 추진했던 내부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개발 역시 답보 상태다. 지난해 출시된 '던전스트라이커: 비긴즈'는 한 때 매출 순위 상위권을 기록했지만, 이내 자취를 감췄고, '드래곤네스트'의 IP를 활용한 레전드, 라비린스, 오리진 등의 모바일게임 3종은 출시가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글로벌 성공작인 '파판14'을 비롯해 드래곤네스트, 천년 등의 온라인게임 매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지난해 발표한 모바일게임 라인업 중 기대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이 상반기 출시된다는 소식은 긍정적인 부분. 실제로 조직 개편 이후 아이덴티티모바일에서 출시한 게임 대다수는 매출 순위 20위권에 진입하며 그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더욱이 '드래곤아이드', '프로젝트C' 등의 모바일게임들이 상반기 출시를 확정 지은 상태이며, 드래곤네스트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중 '드래곤네스트: 레전드' 역시 상반기 중 테스트를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꾸준한 온라인게임 라인업 역시 주목할 만하다. 드래곤네스트, 천년 등의 온라인게임은 중국에서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하는 중이며, '파판14'의 경우 대규모 업데이트와 수 많은 패치를 통해 한국 게이머들에게 최적화된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이후 명맥이 끊긴 해외 온라인게임 중 가장 높은 성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 플레이위드, 기나긴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 비상의 날개를 편다>
플레이위드는 한 동안 대중의 관심 속에서 사라진 회사 중 하나였다. 무려 3년간 별다른 기대작도 없이 지냈으며, 지난해에는 심지어 중국의 게임사 룽투와 합병된다는 괴소문으로 진땀을 빼기도 하는 등 긍정적인 이슈가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2016년 플레이위드는 온라인, 모바일을 가리지 않은 대규모 신작 공개와 함께 자사의 IP를 활용해 적극적인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는 등 긴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 새롭게 도약할 준비를 끝마친 상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IP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 계획이다. 장수 온라인게임으로 꼽히는 로한과 씰온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플레이위드는 이 두 게임의 IP를 활용한 신작을 대거 쏟아내겠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플레이위드는 플레이위드 대만, 북미 파트너사인 플레이위드 인터랙티브, 그리고 플레이위드 라틴 아메리카까지 여러 국가에 법인을 두고 있는 것은 물론, 오랜 시간 축적된 현지 런칭 서비스에 대한 경험을 쌓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진출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다른 게임사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모습이다.
신작 역시 다양하다. 로한의 리메이크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로한: 오리진'이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으며, 지난 지스타 2015에서 바이어들에게 큰 주목을 받은 '로한: 강철의 문장' 역시 하반기 테스트를 목표로 담금질 중이다. 중국, 대만 등 중화권에서 인기가 높은 씰온라인의 신작 역시 주목할 만 부분으로, 씰온라인의 IP를 활용한 '씰모바일'은 현재 중국의 게임사 ATME에서 개발 중에 있으며, 대만 진출을 이미 확정 지은 상태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도 '씰온라인'의 IP를 활용한 웹, 모바일게임의 서비스 소식이 이어지는 등 IP를 활용한 직,간접적인 수익 역시 기대해 볼만한 상황이다. 또한, 지난 2015년 새롭게 세팅한 모바일게임 개발팀의 작품 역시 2016년 선을 보일 예정으로, SNG와 RPG의 만남으로 큰 화제가 된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 위플레이’(가칭)이 올 연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며, 퍼블리싱 및 직접 개발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게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우려할 점이라면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회사 조직이 급작스럽게 너무 많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플레이위드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해외 법인 및 파트너 사와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가는 중이며, 해외 개발사들에서 개발한 IP를 활용한 작품들의 출시를 앞두고 있고, 내부 개발팀 역시 가동 중이다. 특히, 글로벌 진출의 경우 해외 파트너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을 해야 하지만, 온라인, 모바일 등 여러 플랫폼의 사업이 연결되어 있어 조금이라도 일정이 틀어지면 자칫 과도한 업무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해외 게임사에서 개발 중인 IP를 활용한 게임의 경우 아직까지 퀄리티나 기대작 반열에 오른 작품은 전무하여 자칫 작품의 성공 이전에 IP가 가진 성장 동력이 먼저 고갈될 우려가 있는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