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동아 조조전] 700억! Vs 700억? 블레스편.
똑같은 게임 하나를 두고도 게이머들의 평가는 엇갈리기 마련입니다. 이에 게임 동아에서는 같은 게임 하나를 두고도 서로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 설전을 펼치는 기획코너 [게임동아 조조전]을 준비했습니다. '조조전'은 조영준 기자와 조광민 기자가 펼치는 설전의 준말로, 가볍고 편하게 읽으실 수 있도록 대화체로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두 기자는 다양한 게임들을 서로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 비교 분석하며 설전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두 기자가 펼쳐갈 잉여력 배틀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네오위즈게임즈의 야심작 블레스가 오는 1월 27일 공개서비스(이하 OBT)에 돌입한다. '블레스'는 네오위즈가 게임즈가 7년 동안 700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야심작으로 '리니지2'로 유명한 한재갑 PD등 유명 개발진이 참여했다. 게임은 언리얼 엔진3를 활용한 화려한 그래픽과, 한스 짐머의 OST, RvR을 뛰어넘은 RxR, 필드 위의 거의 모든 몬스터를 길들일 수있는 테이밍 콘텐츠 등 기존 게임과 차별화된 장점을 다수 보유한 온라인 MMORPG다.
조광민 : 드디어 조씨 가문의 패업을 이루며 야망인 조조전의 첫 회를 무려 네오위즈의 700억 대작 '블레스'와 함께 시작하니 심장이 벌렁벌렁 하는군요.
조영준 : ㅇㄱㄹㅇ
조광민 : 아니 그래도 ㅇㄱㄹㅇ이 뭐임?
조영준 : 아 딱딱하게 하지 말고 편하게 하자며!
조광민 : 그래도 이거레알은 너무 편한거 아니야?
조영준 :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님. 블레스가 700억 이나 들었다는게 중요하지. 700억 이면 2015년 올해의 게임 위쳐3가 두 개! 모바일 매출 1위 찍은 히트가 7개라고! WOW! 신난다 700억!
조광민 : 나도 500억 수준인 줄 알았는데 얼마전에 공개 서비스 일정 발표하면서 700억 이라고 밝혔더라고. 뭐 일년에 100억 정도? 블레스가 170명 정도가 개발 중인거 감안하면 대충 개발자 연봉에 엔진 비용, 야근비, 식대, 택시비 등등 하면 700억 정도 되지 않을까?
조영준 : 뭐 전부 일에 필요한 필수비용이라고 치는데, 회식비는 왜 뺀거지? 의도적으로 피해간 느낌적인 느낌인데? 7년 만들었다고 해도 처음부터 170명이 만든건 아닐꺼고 처음 50명 팀 꾸린 후에 차차 170까지 늘린 걸로 알고 있는데.
조광민 : "개발비를 전부 회식비로 썼냐?"라는 2011년 테라부터 이어온 식상한 쌍팔년도 드립은 거절한다.
조영준 : 아닌데? 난 회식비도 개발비로 인정하는 너그러운 사람임. 개발자 멘탈 관리도 분명 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 이니까.
조광민 : 여튼 공개된 개발비로만 보면 '블레스'는 국내 MMORPG 중 최다 개발비가 투입된 게임이고, 한국 정통 MMORPG의 희망이라고 볼 수 있지.
조영준 : 근데 정말 700억 중에 회식비는 얼마나 될까? 개발자가 170명이니까 10명씩 가르x비어가서 세트 메뉴 먹는다고 치고, 한달에 두 번씩 만 하면...
조광민 : 그 얘긴 그만하고 본격적으로 시작해보시죠. 먼저 그래픽부터?
조영준 : 일단 블레스 그래픽이 좋은 것은 인정.
조광민 : 올~ 블소도 너무 광원효과 떡칠이라고 뭐라한 양반이 왠 일? 뭐 블레스 그래픽이 좋긴 하지. 지금까지 나온 국산 MMORPG 중 최상급 그래픽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고. 뒤에서 좀 이야기를 하겠지만 언리얼 엔진으로 MMORPG를 개발하며 언리얼 엔진 MMORPG 시대를 연 한재갑 PD가 총괄하는 만큼 언리얼 엔진 3의 능력을 바닥까지 끌어다 쓴 느낌이랄까?
조영준 : 뭐 이거 말고도 다양한 커스터마이징과 몬스터, 필드 배경, 스킬 효과, 던전 등 세세한 부분들도 그래픽이 뛰어난 것은 인정할 만 함. 그리고 특히 19금 장면이 최고! 정말 최고야! 개발자분들 최소 배우신 분.
조광민 : 왜 그 말 안하나 했다. 위쳐3 배드신만 그렇게 돌려 봤다 하더니 쯧쯧. 뭐 사실 스토리라면 단박에 'ESC'키로 스킵하는 대부분 게이머들도 거기서는 정독하지 않았을까? 아무튼 이게 다 뛰어난 그래픽 덕분이지
조영준 : 근데 그 장면이 특정 진영에서만 나오는거라 진영 불균형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 되는군. 아 그리고 블레스의 그래픽이 가진 불안요소는 사실 조금 있음.
조광민 : 그게 뭔데?
조영준 : 대형 MMORPG라며 등장한 게임들 중 다른 게임들도 블레스에 비하면 그래픽 부분에서 아쉬운게 크게 없다는 정도랄까? 이미 2011년에 출시된 테라만 봐도 크게 아쉬운 게 없지.
조광민 : 뭐 어느정도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인데 테라부터 블레이드&소울, 아키에이지, 이카루스, 검은사막까지 대부분 국산 대형 MMORPG들의 그래픽은 합격점을 줄만 했지. 사실 사람 눈은 한계가 있고, 평소 접하는 게임 수준이 중요한 게 사실이야. 한국 게이머들이 그래픽에 그렇게 연연하지 않는 점도 있고. 그래픽 효과가 굉장히 중요한 FPS 게임의 국내 1등이 무려 12년전에 나온 서든어택이라는 점이 그 단적인 예지.
조영준 : 진짜 문제가 그거라고 봐. 지금까지 나온 MMORPG가 이미 만족할만한 수준의 그래픽이고, 사실 블레스를 통해서 진짜 "우와! 이게 영화야 게임이야!"하는 그래픽의 발전을 느끼기는 힘들거든. 그래픽이야 어차피 언리얼엔진3로 만든거고 이게 그렇게 막 엄청난 엔진은 아니다 이거지. 뭐 기존에 있던 그래픽 수준을 바닥까지 긁어서 끌어올린 모습이랄까? 사실 최신게임이 5년 전에 등장한 게임과 그래픽면에서 비교당하면 그게 진짜 문제지. 700억 들였는데 그래픽 구리다는 말 들어봐. 그래픽 쪽 사람들 뒷목 잡는거지.
조광민 : 뭐 이건 대형 MMORPG가 등장할 때 마다 나오는 테라 우주 명작설의 연장선인가?
조광민 : 블레스의 개발진 역량도 주목할만한 부분이지 않나? 리니지2로 유명한 한재갑 PD부터 국내 MMORPG 최고 전문가들로 꾸며진 팀도 모자라, 아예 네오위즈블레스스튜디오라는 회사를 설립해 최고의 작업 환경을 구성했으니, 네오위즈게임즈가 얼마나 기대를 걸고 있는지 볼 수 있는 대목 아닐까? 온라인게임 만들겠다고 아예 자회사 차려서 개발하게 만든 건 국내 최초라고 할 수 있지. 그만큼 엄청난 공을 들였다구.
조영준 : 뭐 개발 자회사까지 만들어가면서 최고의 환경을 구성해 만든 게임이라고는 하는데 그동안 테스트를 보면 상당히 불안 했었지. 1차 테스트에서는 게임 내 모든 지역이 하나의 맵으로 구성된 심리스 방식이라 서버에 큰 무리를 줬고, 게임에서 계속 튕겨서 사실상 게임을 못할 정도였고. 난 그때 "야 라그2 이후로 오랜만에 마우스 던지겠네" 했다니까?
조광민 : 뭐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이후에 진행한 파이널 테스트와 2차 FGT 등에서는 많이 개선돼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거 아닌가.
조영준 : 아니 좋은 평가라기보다는 "그 마나 이전 보다 좀 나아졌네"라는 평가가 맞다고 봐야지 "와 이게임 정말 기대된다" 이건 아니었던 듯. 뭐 다행인건 최악의 모습은 아니라는 정도인데, 누누이 말하지만 이 게임 700억 들였어. 이정도 수준이면 안된다 이거지.
조광민 : 그래도 마지막 테스트에서는 수월한 모습을 보였잖아. 파이널테스트를 하고 또 한번 테스트를 진행할 정도로 공을 들였고. 그때는 호평 일색이었다구? 나도 굉장히 재미있게 했었어.
조영준 : 그건 나도 인정. 굉장히 매끄럽게 이어져서 '야 이 사람들 단단히 각오하고 나갔구나' 했었으니까. 그런데 조금 문제가 1차 테스트에서 인상이 많이 안좋았는데, 게이머들 뇌리 속 블레스는 그때 그 모습이라는 거야. 요즘 게이머들은 게임에 대형 평가를 굉장히 빠르게 내리고 한번 내린 평가를 쉽게 거두지 않는데. 나아진 모습을 어필해서 인식을 바꿀 수 있을까? 그게 걱정이지.
조광민 : 그래도 블레스가 한국 정통 MMOPRG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않을까? 안 그래도 아키에이지 이후에 정통 MMORPG가 없다시피 한 마당인데. 그게 벌써 4년전인 2013년이야. 만약에.. 진짜 만약에 블레스까지 MMORPG가 안되면 더 이상 국내에서 이정도 규모의 MMORPG가 등장하는건 정말 힘든일이 될꺼라고 생각함.
조영준 : 애스~~커!! 애스~~~~~~~~~~~~~~~커!!
조광민 : ????
조영준 : 왜 있잖아 블레스와 함께 네오위즈게임즈의 쌍두마차가 될 거라고 했던 그 게임. 그 게임 지금 PC방 순위 저 밑에 있다구. 지금 분위기를 보면 블레스도 그러지 말란 법이 없어요 27일로 다가온 공개 서비스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냥 훅 가는 거임. 그럼 네오위즈게임즈도 한방에 그냥 훅…
조광민 : 아니 뭐 그래도 생각해보니 블레스 말고도 MMORPG가 있네. 대한민국 MMORPG 시장의 미래는 아직 밝구나. 아직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뮤온라인'의 후속작과 '로한'의 후속작이 순조롭게 개발 중이라는 얘기도 있고, '리니지 이터널'이랑 '로스트 아크'도 있고
조영준 : 창세기전4는 왜 뺌?
조광민 : 허허 이 양반 ㅋㅋㅋ. 꼭 알면서 물어봐요. 님 생각이 내 생각이에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지. 뭐 이제 콘텐츠 이야기 해봅시다.
조영준 : 콘텐츠야 뭐 다를게 있나. 사실 기존 MMORPG에서 볼 수 있었던 콘텐츠들이 블레스에도 다 있다는 느낌 이랄까? 큰 특색은 없는 듯.
조광민 : 뭐 전체적으로 보면 그럴 수도 있는데 그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잘 버무려서 게임 속에 녹여 냈다고 봐야지.
조영준: RxR이 뭐임? 그냥 RvR이지. 말만 바꾼거 아님? 그냥 한글로 세력전이라고 해.
조광민 : 기존의 RvR과 비슷하긴 한데 블레스가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RxR이라는 용어를 활용해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선택한 한 수라고 해석할 수 있지. 그리고 그 안에는 진영 최고 통치자를 뽑는 정치적인 요소도 마련됐고, 100대 100이라는 진영 간의 대규모 전투도 마련 됐어. 이거 말고도 신성 제국 하이란과 자유연합 우니온의 대격돌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세세하게 다루기 위해 양쪽 진영을 합쳐 10개 종족의 스토리를 모두 구현해 RxR을 부각 시킬 수 있도록 준비한 것도 차별화 요소고. 정말 준비 굉장히 많이 한 티가 팍팍나. 역시 700억!
조영준 : 그런데 요즘 온라인게임의 경쟁 콘텐츠를 보면 두 진영의 구분은 자칫하면 게이머들을 서로 분탕질하고 막 선동하고 그래서 부정적인 요소로 너무 부각 될 것 같아서 그게 걱정이야.
조광민 : 뭐 그래서 대립 구도가 있는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것 아닌가?
조영준 : 그러니까 앞에서는 끌어주고 뒤에서는 밀어주는 그런 훈훈한 분위기 보다는 게이머들끼리 서로 게임 안밖에서 이간질하고 분탕질을 펼치는 모습이 더 많을까봐 그렇지. 얼마전에 모 게임의 경우에는 자기가 먼저 레벨업을 하려고 사냥터에 관해서 일부러 틀린 정보를 흘리기도 하는데 본격적인 대립구도가 있는 게임이라면 얼마나 심할까? 그리고 특히 최근 들어서 온라인게임에 대한 대립이 게임 커뮤니티로도 이어지는 모습이 많은 것 같아서 걱정 되기도 하고.
조광민 : 일정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하는데 그걸 운영으로 풀어내는 것이 네오위즈게임즈의 능력이겠지. 대립도 그냥 대립이 아닌 대륙별 격돌인데 그 정도 준비는 하지 않았겠어?
조영준 : 네오위즈의 운영 능력? 그것도 걱정이지만 이따가 다시 얘기를 하고. 지금 콘텐츠 얘기 하고 있으니 말인데 블레스에 몬스터 테이밍 콘텐츠가 있는데 이거 어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음?
조광민 : 아놔 이 양반 그냥 슬쩍 넘어갈려고 했는데 가만히 두질 않네. 쓸데없이 생각이 많어. 물론, 이 시스템은 '이카루스'의 펠로우 콘텐츠와 닮았다고 봐야지.
조영준 : 흡사? 똑 같은 거 아님? 뭐가 다름?
조광민 : 이럴 줄 알고 슬쩍 넘어 갈려고 한 건데. 블레스는 사실상 필드에 존재하는 타고 다닐만한 거의 모든 몬스터를 길들일 수 있어. 때문에 테스트에서도 같은 몬스터를 타고 다니는 이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몬스터를 길들이는 부분에서 높은 자유도를 보여줬고, 시스템 자체가 제법 괜찮게 준비돼서 "나는 이런 몬스터를 타고 다녀"라는 일종의 과시욕을 충족 시킬 수 있었지. 공개 서비스하면서 다른 콘텐츠들이 탄탄하게 뒷받침 해주면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조영준 : 크으… 이카루스…. 하늘 나는 말 잡다가 진짜 하늘로 갔지. 그나저나 어디선가 본듯한 것 말고 '블레스'만의 특화 콘텐츠 없나?
조광민 : 그래서 정통 MMORPG라고 하는 거지. 정통에는 꼭 필요한 요소들이 있는 것처럼 마치 전통 간장, 고추장이 맛이 그렇게 차이는 없지만 누가 담궜나에 따라 깊은 맛이 난다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블레스의 다양한 부가요소는 정통 MMORPG의 재미를 뒷받침 해줄 뿐. 아 개인적으로는 OST계의 마이클잭슨! 한스 짐머의 음악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음.
조영준 : 차별 점 얘기해달라니까 한스 짐머라니… 한스 짐머 포트폴리오만 강화하는 게임이 되는거 아닐까 모르겠어. "저 700억 짜리 MMORPG 사운드 제작함 ㅎㅎ"하고 말이지.
조광민 : 전투 얘기 해봅시다. 진짜 이 부분은 블레스 인정해줘야 하는거 아닌가? 아니 할 수 밖에 없다고 봐. 인정해 쫌. 태클만 걸지 말고.
조영준 : 뭐? 논 타겟이 랑 타겟 방식 둘다 준비한 거?
조광민 : 그렇지 이제 좀 얘기가 되네. 블레스에서 게이머는 취향에 따라 논타겟과 타겟 중 하나를 골라서 전투를 진행할 수 있고, 논타겟 방식의 경우 액션의 재미를 더욱 키워주고 타겟형의 경우에는 정통 MMORPG의 조작체계 그대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조영준 : 아니 그건 그냥. 이도 저도 아니니까 둘다 넣어보자 이거 아니야? 마치 "너희들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모두 준비했어" 이거랑 뭐가 달라. 그리고 논타겟 방식은 사실 영 별로 던데 완전 논타겟 전투로 무장한 '테라'에 비해면 블레스의 논타겟 전투가 좀 떨어진다고 봐야하지 않나?
조광민 : 뭐 특정 캐릭터가 아니면 논타겟이 밋밋할 수도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거 때문에 논타겟과 타겟 모두 준비한 노력을 폄하할 이유는 없다고 봐. 그리고 사실 논타겟 방식의 전투가 재밌기는 한데 전투 피로도가 확실히 너무 높다는 문제는 있고. 전에 테라할 때 보면 던전 몇 개 돌면 지쳐서 하기 힘들더라고, '블레스'가 논타겟과 타겟형 조작 방식을 모두 제공하는 것은 아주 환영할만한 요소 아닌가? MMORPG를 플레이 하다 보면 손 맛이 그리울 때가 있고, 손맛에 집중하다 보면 굉장히 피로할 때도 있으니 취향이나 그 때 그때 상황에 따라 번갈아가면 하면 OK! OK?
조영준 : OK는 개뿔이 OK. MMORPG의 주 고객 층이 어차피 '아재'들인데 굳이 논타겟까지 구현할 필요가 있었을까? 어차피 기본설정을 크게 바꾸지 않는 것이 사람이고 이게 통계적으로나 현실만 봐도 팩트인데 논타겟과 타겟이라는 선택지를 주면 결정 장애가 폭풍처럼 밀려와서 처음부터 혼란을 준다고. 님도 노트북 살 때 1년 걸렸잖아.
조광민 : 뭐 이거 가지고 결정 장애까지야. 근데 기본설정을 안 바꾸는게 팩트라고?
조영준 : 어딘가에서 조사를 했는데 뭐 보나마나 영국의 무슨 대학교겠지. 아무튼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본 설정을 바꾸지 않고 쓴다고 하더라고, 광민 기자도 지금 휴대폰 벨소리 기본 아님?
조광민 : 헐… 기본임 심지어 배경도…
조영준 : 이래서 확실히 기본설정을 만들어서 전해주는 것이 중요해. 사람들은 자유를 원하면서도 틀에 박힌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니까. 우리나라 사람들 자유도 자유도 그렇게 부르짖으면서도 막상 자유도 주면 결국 국민 템트리 생기는거 잘 알잖아?
조영준 : 근데 블레스 이야기를 쭉하다보니까 네오위즈게임즈는 한때 3N이라 불리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게임사로 불린적도 있는데 성공한 MMORPG가 하나도 없네? 걱정을 안 할래야 안할 수가 없구만.
조광민 : 물론 네오위즈게임즈가 MMORPG 부분에서 약했던 것은 인정하는데 '피파온라인2', '스페셜포스' 등 히트게임 등을 운영해온 경험이 있어서 많은 블레스 운영에는 많은 도임이 되지 않을까? 개발진 자체도 화려하고 말이야. 여기에 인력도 충분하고.
조영준 : 오호 '피파온라인2'를 들먹이셨어? 그래서 그거 어떻게 됐음? '피파온라인3'가 나오자마자 시원하게 서비스를 종료해서 800만 피온2 게이머들은 순식간에 난민 신세가 됐었던 거 아님? '늦기 전에 갈아타세요~' 이벤트 얼마나 빵빵하게 했어. 뭐 나도 그래서 즐라탄 먹었지만.
조광민 : 과거에 그런 일이 있긴 했지. 근데 이 얘기는 왜 나옴?
조영준 : 그만큼 네오위즈게임즈가 MMORPG에 약하다는 거지. 전에도 하드 코어 MMORPG를 표방하며 야심 차게 서비스한 '에이지 오브 코난'도 서비스 종료, 지스타에 모습을 드러내며 기대를 모았던 '아인'은 그냥 행방불명 된 아이가 됐고, '블레스'와 함께 네오위즈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 '애스커'도 잠깐 반짝 하더니 PC방 순위 저 밑에서 놀고 있잖아. 네오위즈랑 RPG랑 그냥 안 맞는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드는게 당연하지.
조광민 : 그래도 자회사까지 만들어가며 게임을 개발할 정도로 최상의 환경을 구축했는데, 운영 미숙이나 역량 부족으로 게임이 미끄러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겠지, 앞서 분명 안좋은 사례가 있긴 했지만, 블레스가 네오위즈의 사활을 걸 정로도 중요한 게임인 만큼 이번에는 믿어봐도 좋지 않을까? 님 같으면 700억 들인 게임 그냥 허투루 운영 하겠어? 눈에 불을 켜고 "내가 이 게임 띄운다" 하고 람머스 궁 켜듯이 달려들지.
조광민 : 그럼 어찌 됐든 마무리는 해야하지 한번 본인 생각을 읊어 보시죠. 구구절절하게.
조영준 : 뭐 어찌됐든 '블레스'가 MMORPG 최대 기대작이라는 것은 인정. 때문에 더 걱정도 되고, 불안했던 테스트 상황 때문에 발생한 게이머들의 부정적인 인식. MMORPG 성공 DNA가 없는 네오위즈게임즈의 역량에 기대야 하는 부분. 그리고 사실상 올해에는 경쟁작이라 불릴만한 게임이 없어 너무 많은 기대를 받고 있기에 사소한 문제들이 게임을 갉아 먹을 수 있다고 봐. 물론 옆집에 '활활 타오르고 있는 나무'만큼은 아니겠지.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너무 큰 기대는 사소한 부분에서만 실망을 줘도 더 큰 실망으로 이어지기 마련이지.
조광민 : 사실상 올해 경쟁작이 없어 보이는 초대형 MMORPG고 몬스터 테이밍요소와 대규모 RxR과 거대한 게임의 스케일, 게임에 더욱 가치를 더해주는 한스 짐머의 게임 OST 참여 등 긍정적인 요소들이 가득차 있고, 정통 MMORPG가 가져야할 재미 요소들을 튀는 것 없이 잘 버무려낸 것이 '블레스'라고 하는 것에 큰 이견이 없을 거라고 봐. 뭐 한마디로 결정을 내려보자면 "그 동안 정통 MMORPG에 목말랐던 게이머라면 '블레스'에 한번 걸어볼 만 하다"로 정리 할 수 있겠네.
[글 = 조영준 기자 june@gamedonga.co.kr, 조광민 기자 jgm21@gamedong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