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를 넘는 재미가 있다, '원더택틱스'

실시간 액션이 부각되는 최근 롤플레잉 모바일게임의 유행과 비교하면 적과 아군이 서로 차례를 주고받으면서 싸우는 턴제 시스템이 시시해 보일지 모른다. 3D 그래픽으로 재현된 등신대 비율의 캐릭터를 두고 2등신 2D 그래픽 캐릭터가 성에 차지 않는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게이머가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과 성공시켰을 때의 재미는 결코 다른 게임에 밀리지 않는다. 컴투스에서 개발 및 서비스 중인 롤플레잉 모바일게임 '원더택틱스'의 이야기다.

원더택틱스리뷰05
원더택틱스리뷰05

'원더택틱스'는 가로 3칸, 세로 3칸으로 구성된 공간에 최대 5명의 영웅을 배치해 턴제 시스템으로 적과 싸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캐릭터는 공격형, 방어형, 지원형 등 세 가지의 타입과 불, 물, 나무, 빛, 어둠 다섯 종류의 중 하나를 갖췄으며, 이에 따라 기본적으로 두 가지의 전투 스킬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전투 스킬의 유효 범위가 최소 1칸부터 최대 9칸까지 제각각이어서 적과 아군의 위치에 맞춰 적합한 스킬을 선택하는 것이 '원더택틱스' 전투의 핵심이다.

기본 공격의 대상 선택과 발동, 전투 스킬의 사용 타이밍은 자동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게이머는 스테이지 입장 전 최대한 적의 공격 유효 범위에서 벗어나게 캐릭터를 배치하고, 최대한 넓은 공격 범위를 확보해야 전투가 수월해진다. 유효 범위가 3칸 이하인 전투 스킬의 경우, 적합한 대상이 있다는 조건하에 제한적으로 상하좌우로 범위가 변경돼 이를 고려한 스킬 발동 선택 역시 중요하다. 반대로 십자 형태의 5칸 유효 스킬처럼 사각이 존재하는 스킬은 경우에 따라 무용지물이 된다.

원더택틱스리뷰03
원더택틱스리뷰03

아울러 여러 종류의 상태 이상, 공격 판정, 상성 관계도 전투 중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대미지를 1회 무효화하는 가호나 각종 능력치 상승 등의 이로운 혜택부터 수면, 기절, 독, 침묵 등 전투력을 떨어트리는 상태 이상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하고, 치명타 혹은 빗맞음에 의한 대미지 차이나 상성으로 결정되는 대미지 증감, 방어력 관통 등의 특수 효과도 무시하기 어렵다. 특히, 비슷한 수준의 레벨, 등급 캐릭터를 갖춘 상대와 PvP를 즐기거나 공격 1회 차이로 캐릭터의 생사가 결정되는 박빙의 상황에선 이러한 전략 요소의 비중이 더욱 커진다.

전투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가 많아 진입 장벽이 높다고 여길 수 있겠으나 실제로 플레이하면 1배수에서 3배수까지 지원하는 배속 조정 기능과 화려한 공격 연출, 이를 지켜보면서 발동 타이밍을 살피다가 기다렸던 순간에 스킬을 쓰는 스릴을 만끽하면서 즐길 수 있다. 또한, 초반에는 캐릭터들의 특색이 옅어 '원더택틱스'의 기본 시스템에 집중하면 되고, 아군과 적의 등급, 종류가 늘어나면서 차근차근 게이머가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나는 방식이어서 게이머는 계단을 밟듯이 단계별로 게임을 알아간다.

원더택틱스리뷰04
원더택틱스리뷰04

이는 전투 외 시스템에도 마찬가지다. 게이머가 '원더택틱스'에서 확인할 수 있는 캐릭터 육성, 아이템 수집 수단은 십 수 가지에 이른다. 노말 던전을 7단계까지 클리어해야 대부분 콘텐츠가 개방될 만큼 게이머레벨의 상승 속도가 느려서 금방 체감하기 어려우나 캐릭터 및 장비 강화부터 보석 조합 및 장착, 장비와 보석에 의한 캐릭터 고유 강화 효과 등 게이머가 신경 써야 할 요소가 많다.

이에 함께 몬스터 조각 등의 특수 던전 보상, 명예 점수를 비롯해 별도의 포인트로 구입하는 육성 재료, 캐릭터를 일정 시간 보내는 원정에 이르기까지 하루 이틀 사이에 숙지할 만한 콘텐츠 분량이 아니다. '원더택틱스'의 전략 요소도 종류가 다양하나 강화 및 아이템 수집에 비할 바는 아니며, 과금 없이 즐기는 게이머라면 '이걸 대체 언제 다 도전하나' 싶은 생각도 들 것이다.

원더택틱스리뷰06
원더택틱스리뷰06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넓게 바라볼 필요는 없다. 초반엔 적은 비용으로 3~4회 강화한 아이템만 교체해도 막혔던 구간을 쉽게 넘길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강화용 몬스터를 확보해 차근차근 캐릭터의 강화도를 높이면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조급한 마음만 버리면 3성 캐릭터를 5성 이상으로 진화시킬 걱정이나 향후 아이템 교체하기 아깝다고 처음부터 높은 등급의 장비에 목매느라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상당 부분 줄어든다.

이 밖에 게이머에 따라선 각종 유료 상품을 구매해 빠르게 돌파하는 방법도 쓸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진도를 나가면서 롤플레잉게임으로서의 성장하는 재미가 완성된다.

원더택틱스리뷰02
원더택틱스리뷰02

문제는 '원더택틱스'의 재미를 직관적으로 느낄 만한 별도의 장치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징과 장점을 파악하기 전에 단점부터 두드러진다. 당장 3성 평가를 받기 전까지 풀오토 전투 기능이 막혀 스테이지 내 전투단계마다 게이머가 첫 턴의 스킬을 직접 선택해야 하는 과정부터 번거롭고, 공간이 자주 모자라 과금을 통해 확장을 유도하는 창고, PvP에 몇 번 참가하면 금방 체감하는 캐릭터의 밸런스 불균형, 답답한 콘텐츠 해금 및 게이머레벨 상승 속도 등 게이머의 인내를 시험하는 요소가 많다.

원더택틱스리뷰01
원더택틱스리뷰01

이 고비를 넘겨서 보람을 느끼는 것 또한 '원더택틱스'를 즐기는 게이머의 특권이라고 해석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을 참고 계속 게임을 즐겨줄 '아량이 넓은' 게이머가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낙관하기가 어렵다. '원더택틱스'를 플레이하는 동기이자 약점이기도 한 이 양날의 검 같은 요소를 개발진들이 앞으로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향후 게이머의 호불호가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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