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준의 게임 히스토리] '25년간 이어온 로봇 외길 인생' 슈로대의 발자취- 2화
-[조영준의 게임 히스토리] '25년간 이어온 로봇 외길 인생' 슈로대의 발자취- 1화는 게임동아 페이지(http://game.donga.com/83572/)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991년부터 시리즈를 책임져온 윙키소프트와의 결별과 닌텐도와 만든 유령 합작회사 마네기에서 벌어진 얽히고섥킨 저작권 문제 등 슈로대 시리즈의 방향성 자체가 흔들린 1999년. 결국 슈로대는 반프레스토가 직접 프로젝트를 맡아 개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며 사업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겪는다.
사실 윙키소프트 시절에 개발된 슈로대 작품부터 반프레스토는 시나리오나 연출 등 게임의 여러 분야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반다이 산하인 유통회사인 반프레스토(자세한 내용은 1화를 참조)의 특성상 개발사를 따로 두어야 하는 상황인지라 다른 개발사를 통해 게임을 선보이고 있던 것이었고, 직접 개발을 위해 새로운 자회사 반프레소프트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게임을 선보이기 시작하니 그 결과 등장한 작품이 바로 2000년 5월 밀레니엄 시대의 돌입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슈퍼로봇대전@’다.
‘슈퍼로봇대전@’(편의상 ‘1차 슈로대 알파’로 표기)는 여러모로 굉장한 발전을 이룬 작품었다. 오리지날 캐릭터 중심으로 재편된 시나리오를 통해 보다 매끄러운 전개를 보여주었고, ‘전투신 ON/OFF 가능’을 통해 게임을 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로딩 속도 역시 굉장히 짧아져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등 같은 플레이스테이션(PS) 기종으로 등장한 ‘신 슈퍼로봇대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혁신적인 시스템과 구성을 선보인 게임이었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최초로 도입된 ‘움.직.이.는’ 전투 애니메이션이었다. 이전까지의 슈로대는 캐릭터가 통째로 움직이는 액션이 전부였지만, ‘1차 슈로대 알파’에서는 기술 마다 다른 액션을 선보였으며, ‘필살기’의 경우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로 화려한 연출을 보여주어 이후 등장한 시리즈의 연출이 점차 화려해지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시뮬레이션 게임의 색이 강했던 슈로대는 ‘1차 슈로대 알파’ 이후로 게임의 연출이 시리즈의 판매량을 좌우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이전까지 슈로대 시리즈를 잘 알지 못했던 팬들도 게임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되어 새로운 팬들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실제로 현재 슈로대를 즐기는 국내의 20~30대 초반 게이머들 중 상당수는 ‘1차 슈로대 알파’를 통해 입문했다고 할 정도.)
이렇듯 시리즈의 방향성을 크게 변화시킨 ‘1차 슈로대 알파’는 역대 시리즈 중 손에 꼽을 만할 많은 판매량을 올린 작품이 되었고, 이후 2001년 8월 PS2의 경쟁 기기였던 드림케스트를 통해 최초의 3D 작품인 ‘슈퍼로봇대전 α for Dreamcast’로 다시 발매된다. 물론, 극악의 로딩시간과 다양한 버그가 게임에 발목을 잡았으며, 무엇보다 그다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콘솔기기인 드림캐스트로 발매된 덕에 큰 반응은 일으키지 못했다.
큰 성공을 거둔 만큼 ‘1차 슈로대 알파’는 이후 다양한 속편을 통해 하나의 시리즈로 발매되었는데, 그 작품만 해도 ‘슈퍼로봇대전 알파 외전’(2001년 3월 발매), ‘제2차 슈퍼로봇대전 알파’(2003년 3월 발매), ‘제3차 슈퍼로봇대전 알파’(2005년 7월 발매) 등 세 작품에 이른다.
이중 ‘제2차 슈퍼로봇대전 알파’은 전작인 1차 슈로대 알파 & 슈로대 알파 외전에서 보여준 연출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해 동영상 만으로도 마니아들의 마음을 들끓게 만들었으며, 이중 용자시리즈로 구분되며 참전 가능성이 낮았던 가오가이거의 경우 원작을 뛰어넘은 극강의 연출을 통해 특유의 뜨거운(열혈)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큰 진보를 이뤘다.
아울러 주연급 기체 이외에 거의 사용되지 않던 서브 유닛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대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했으며, 이를 통해 최종장에서 전 기종 출전이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하며 게임 시스템에 대대적인 변화를 도입한 작품이 바로 ‘제2차 슈퍼로봇대전 알파’였다.(물론 매 스테이지마다 소대를 다시 편성해야하는 불편함 역시 이때부터 시작됐다.)
이 시기 슈로대는 이전 시리즈와는 다르게 매 편마다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내며 과거에 못지 않은 전성기를 누렸는데(슈로대 IMPACT는 논외로 하자), 실제로 다양한 작품이 콘솔과 게임보이 어드밴스(GBA),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 닌텐도DS 등의 휴대용기기에 발매되는 등 콘솔기기와 휴대용게임기 양 쪽 시장 모두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이에 고무된 것일까? 반프레스토는 오랜 시간 쌓아온 자신들의 오리지널 기체를 중심으로 제작한 오리지날 제네레이션 이른바 ‘OG 시리즈’를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한다.
사실 반프레스토는 이전부터 오리지널 기체를 중심으로 한 게임을 선보일 계획을 지니고 있었으며, 최초의 오리지널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마장기신 THE LORD OF ELEMENTAL’을 1996년 3월 선보인 바 있었고, 슈로대와 별도의 세계관을 지닌 시리즈로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별도의 시리즈인 마장기신만으로는 매년 쏟아지는 매력적인 주인공과 기체들을 등장시키기 어려웠고, 이에 이전까지 게임에 등장한 오리지널 캐릭터와 기체를 중심으로 시나리오를 새롭게 선보이니 그 첫 작품이 바로 2002년 11월 GBA를 통해 발매된 ‘슈퍼로봇대전 OG’였다.
이 ‘슈퍼로봇대전 OG’는 휴대용 게임기인 GBA를 한계까지 활용한 연출과 박력 있는 BGM을 선보였는데, 다소 빈약한 참전작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의 완성도를 지닌 슈로대’라는 극찬을 받을 정도였다.
이에 반프레스토는 ‘마장기신’과 ‘OG’ 시리즈를 휴대용 기기로 지속적으로 선보였고, 이내 2007년 6월 콘솔기기인 PS2로 ‘슈퍼로봇대전 OG1 & OG2’를 리메이크 한 ‘슈퍼로봇대전 OGs’ 선보이며, 본격적인 시리즈 구성에 나선다.
이 OG 시리즈는 게임 이외에도 애니메이션 ‘슈퍼로봇대전 OG 디바인 워즈’로도 발매되어 일본 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2000년대 이후 별다른 로봇 애니메이션이 등장하지 않던 상황에서 수 많은 기종이 등장하는 OG 시리즈는 그야말로 매력적인 애니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또한, 타 회사에서 제작한 작품들이 대거 참전하는 슈로대 본편에 비해 오리지널 기체로만 이뤄진 ‘OG 시리즈’는 저작권 논쟁에서부터 자유로웠고, 이내 북미, 아시아 등 슈로대 최초로 글로벌 발매를 기록한 게임이었으며, 한국에도 정식 발매되어 많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물론 매뉴얼만 한글화 되어 큰 아쉬움 만을 남겼으나 오랜 염원 끝에 자막 한글화로 돌아왔다)
그리고 2008년 발매된 ‘슈퍼로봇대전Z’를 마지막으로 반프레스토는 이제 PS3로 대표되는 3세대 콘솔기기 시장으로 진입하게 된다. 2010년 반프레스토는 휴대용 기기와 콘솔기기 양 플랫폼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게임을 선보이기 시작하는데, 상당수가 PSP, 닌텐도DS 등의 휴대용 기기에 집중되어 있어 보다 화려한 연출을 기대한 게이머들에게 의구심을 안겨주기도 했다.
사실 이는 반프레스토의 개발력 논란과 연결되는 부분으로, 이전부터 슈로대는 다양한 로봇이 등장하는 재미를 주기는 했지만 이미 3D 시대로 접어든지 오래인 지금의 게임시장에서 계속 2D 그래픽을 고수하고 있으며, 개발 스펙이 압도적으로 높아진 새로운 콘솔 시장에 걸맞지 않은 연출을 보여줘 개발력에 한계가 온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이미 3D로 개발되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동종 장르인 ‘SD 건담 G제네레이션’ 비해 이미 그래픽 상당수를 ‘백터이미지’로 전환한 지금까지도 슈로대의 연출과 그래픽은 이미 옛날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3D로 개발된 작품은 전부 기대 이하의 수준으로 출시되어 큰 비난을 받기도 했을 정도였다.
더욱이 시리즈의 판매량이 점차 줄고 있다는 소식 역시 여기저기에서 들리고 있어 향후 앞날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 최근 슈로대의 평가 중 하나다.
그리고 2016년 병신년. PS4 최초의 슈로대 시리즈 '슈퍼로봇대전 OG 문 드웰러즈'가 발매를 앞두고 있다. OG 시리즈의 정수를 모아 개발 중이라는 ‘OG 문 드웰러즈’는 차세대 게임기 PS4의 스펙을 십분 활용한 다양한 연출과 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작품으로, 지난 2월 13일.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의 한글화 대폭발 이벤트에서 시리즈 최초의 한글화가 공개되어 많은 국내 슈로대 마니아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과연 2010년 이후 지속되어 온 기술력, 매출 저하 논란에 휩싸인 슈로대 시리즈를, 시리즈 25주년 기념작이자 최초의 로컬 자막화를 진행한 신작 ‘OG 문 드웰러즈’가 어떤 수준 높은 작품으로 반전시킬지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