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정말 보태기, 진짜는 게임성에 있다. PS4 ‘건담 브레이커3’

게임명: 건담 브레이커3
개발사: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유통사: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코리아
사용기기: 플레이스테이션4(PS4)
필자명: 구석지기

필자도 한 동안은 ‘건프라’(건담 프라모델)에 푹 빠져 있었다. 조립하고 완성하는 재미가 주는 즐거움 때문에 주말에 한 번 잡으면 몇 시간을 훌쩍 보낼 정도로 말이다.

건담브레이커3 스크린샷
건담브레이커3 스크린샷

그래서 반다이남코에서 출시했던 ‘건담 브레이커’라는 게임에는 과도한 관심을 보였다. 왠지 이거 하나 사면 실제 건프라를 마구마구 사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출시되자마자 샀다.

그러나 내가 알던 느낌과는 달랐다. 그냥 부품을 조합해 독특한 모빌슈츠를 만들고 정해진 수많은 미션을 완수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리 자극적이지도 않고 신나지도 않았다.

그리고 건담 브레이커2가 나왔고 난 이 시리즈에 대한 관심을 접었다. 건프라를 조립하는 재미가 액션과는 잘 맞지 않았고 복잡하고 난이도 높은 게임성은 나에게 혼란만 안겨줬다.

그래서 (심지어) 자막 한글화로 출시가 되는 건담 브레이커3에 대해서는 PS4용으로 나왔다는 정보를 제외하면 딱히 기대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게임 리뷰도 처음에 포기했다.

근데 무슨 운명의 장난인 듯 이 게임의 리뷰가 필자에게 왔다. 필자는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3’가 하고 싶었지만 권력의 힘에 밀려 이걸 받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디스크를 PS4에 넣고 패치 후 게임에 접속했다. 귀여운 여자아이 미사가 등장해 우리 동네 상권을 살리기 위해 너의 실력이 필요해 라는 말을 했고 게임은 시작됐다.

건담브레이커3 스크린샷
건담브레이커3 스크린샷

- 이건 뭐야? 전작들과 확연히 달라진 게임성.. 이게 진짜였구나!

솔직히 이 말부터 하고 가야겠다. 정말 놀랬다. 1, 2편은 이 게임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절반도 안된다. 액션부터 게임이 주는 손맛, 시각적 즐거움은 시리즈 최고 수준이었다.

제일 놀란 점은 속도감 속에서 액션을 부드럽게 표현한 그래픽에 있었다. 이 게임은 60프레임까지는 아니지만 블러 효과를 적절히 사용해 시각적으로는 매우 안정적인 느낌이 든다.

여기에 손에 착착 감기듯 느껴지는 손맛, 그리고 귀를 즐겁게 해주는 시원한 효과음은 단 한 판만으로 이 게임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건담브레이커3 스크린샷
건담브레이커3 스크린샷

3월에 무슨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필자는 그 전 더 디비전 리뷰를 썼다) 건담 브레이커3가 주는 첫 인상은 시리즈가 아니 하나의 완벽한 신작이었고 그 이상의 몰입까지 느껴졌다.

전작들도 액션은 빨랐다. 그러나 한 개의 기체를 파괴하는 과정에서 오는 피로감이 상당했다. 개발사는 이를 성장으로 해결하길 바랬지만 좋은 아이템은 그리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전투는 길고 늘어졌고 한 판이 주는 피로감은 후반으로 갈수록 심해졌다. 필자가 건담 브레이커 시리즈를 포기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건담 브레이커3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적에게 빠르게 자동 록온 되는 기능은 적이 파괴되자마자 시야 내 다른 적으로 빠르게 옮겨갔다.

심지어 시야 뒤에 있는 적에게도 가기 때문에 빔 라이플 버튼만 연타해도 여러 명의 적을 파괴할 수 있었다. 빔샤벨과 같은 근접 공격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화면 내 등장하는 적이 대폭 늘었다. 많을 때는 10개 이상의 적이 주인공을 향해 신나게 달려든다. 화면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빔과 미사일의 향연은 정말 건담을 보여줬다.

건담브레이커3 스크린샷
건담브레이커3 스크린샷

그래서 게임을 하다 보면 어느 새 파괴의 혼돈 속에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고 더 많은 기체를 파괴하기 위한 ‘그 분’이 온 것과 같은 신들린 플레이가 나온다.

물론 무쌍처럼 록온을 끄고 직접 뉴타입이 될 수 있지만 초반에는 록 온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렇게 한 판이 끝났다.

- 단계별 성장, 자신이 원하는 기체를 더욱 강하게 꾸민다

이 후에는 몇 시간을 정줄 놓고 몰입했다. 자막 한글화 돼 다소 복잡할 수 있었던 요소들은 쉽게 이해가 됐고 성장 및 조합에 대한 개념도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다.

게임은 미사와 함께 건프라 배틀 대회에 나가 우승을 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다. 사이사이 건프라 배틀 외에도 미사 및 주변 인물의 이야기도 진행된다.

그러면서 게임 내 주요 요소들은 차근차근 배우고, 자신의 건프라를 성장 시켜나가게 된다. 전작처럼 단순히 좋은 아이템을 찾는 과정은 아니다. 필요하면 실력과 노력, 근성으로 극복할 수 있다.

건담브레이커3 스크린샷
건담브레이커3 스크린샷

이번 건담 브레이커3의 성장 시스템이 제일 좋았던 점은 게이머의 개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성장을 최고 수준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예전에는 해당 부품을 뽑기 위해 상점에 가거나 럭키 코인을 남발해 해당 스테이지를 죽어라 돌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낮은 등급도 올릴 수 있고, 성장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합성 기능들이 다채로워 진 점은 자신이 원하는 건담을 만든다는 이 게임의 취지를 아주 잘 살려준다. 4가지로 지원되는 합성 기능을 잘 이용하면 누구나 최고가 될 수 있다.

단독 합성은 두 개의 부품을 더해 강화 시키는 형태고 일괄 합성은 원하는 부품의 단순 성장을 할 때 필요하다. 플라스틱 합성은 부품으로 빠른 성장을, 파생은 능력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를 활용하면 자신이 원하는 부품에 원하는 능력을 넣어 높은 랭크로 성장 시킬 수 있다. 몇몇 랭크는 변화하지 않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원하는 수준만큼 성장 시킬 수 있다.

여기에 추가된 빌더즈 파츠 기능은 기체를 성장 시키고 꾸미는 재미를 더욱 높여줬다. 빌더즈 파츠는 건프라의 부위에 무장 또는 장식을 추가하는 기능이다.

건담브레이커3 스크린샷
건담브레이커3 스크린샷

이를 장착하면 콤보 공격 시에 강력한 한 방을 넣거나 기체 자체의 성능을 한 단계 높일 수도 있다. 초반에는 이 기능 정도만 잘 더해도 웬만한 적들을 손쉽게 물리칠 수 있다.

제일 좋은 점은 이 과정이 너무 쉽고 편하다는 점이다. 몇몇 조작은 독특하긴 하지만 익숙해지면 탁탁 몇 번 조작으로 자신이 원하는 걸 얻게 된다.

- 조립이 전부가 아니다, 최고를 향한 여정이 남아 있다

미사와 함께 팀을 이뤄 최고를 향해 가는 스토리 모드 외에도 게임 내에는 아레나와 챌린지 모드, 멀티플레이 모드 등이 지원된다.

아레나 모드는 건담 브레이커3를 즐긴 유저들이 올려놓은 기체들을 제압하는 모드다. 정말 다양한 기체가 있고 파괴에 따라 다양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 모드는 꽤나 재미있다. 등급별로 다양한 게이머들의 기체를 만날 수도 있고 이를 파괴할 때는 괜찮은 확률로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션만 반복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성장에 필요한 GP부터 아이템까지 획득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체가 완성됐다 싶으면 이 모드로 더욱 탄탄한 기체로 성장 시키면 된다.

건담브레이커3 스크린샷
건담브레이커3 스크린샷

스토리와 아레나가 어느 정도 질리면 ‘무모한 도전’에 들어가면 된다. 챌린지 모드는 자신의 기체 성능과 노력, 근성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모드다.

시작하자마자 PG 등급의 거대한 기체가 다가와 자신의 기체를 날리고 10여개의 기체가 몰려와 난사를 한다. 이 곳에서 살아남고 적을 물리치면 등급에 따른 보상을 받게 된다.

멀티플레이는 기본이다. 스토리 진행에 따라 꾸준히 동료가 늘어나지만 결국은 멀티플레이에 있는 유저가 최고다. 협력과 대전 등 다양한 조건이 있기 때문에 입맛에 맞춰 들어가자.

- 편견은 깨라고 있는 것, 건담 브레이커3는 자신을 또 한 번 넘었다

건담 브레이커3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 자신에 대해 먼저 반성한다. 그리고 수많은 건프라 마니아들에게 사죄한다. 이 게임은 정말 재미있다.

상쾌함을 극대화 시킨 공투 액션이라는 점도 완전히 딱 맞다. 화면 내내 뿌려지는 건프라들의 부품을 보고 있으면 절로 근성이 발휘된다. 한 판 한 판 참으로 신나게 했다.

또한 성장 및 자신만의 기체를 만드는 과정의 편함과 부드러운 멀티플레이, 다양한 게임 모드 지원 등도 마음에 들었다. 전체적 구성으로 단점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유일한 단점이라고 한다면 전작들보다 좋은 아이템이 등장할 확률이 너무 낮아졌다는 점이다. 물론 필요에 따라 합성, 성장 시키면 되지만 그래도 전작보다 확률이 낮아진 건 아쉽다.

액션은 쉽고 빠르고 즐겁게, 그리고 성장 및 꾸미기는 많은 노력과 시간을 쓰도록 잘 구현된 게임성에 정말 만족감을 느낀다. 한글은 정말 거들 뿐, 이 게임은 게임성이 진짜다.

더 디비전이나 다른 게임 때문에 혹시 포기했다면 지금이라도 건담 브레이커3를 해보자. 스트레스를 확실하게 날려주는 진짜 재미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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