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섹' 매력을 뽐내 보자! 오프라인 방탈출 카페 체험기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눈을 떠보니 사방이 어둡고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가느다란 빛 아래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종이 같은 사물만이 놓여있다. 어둠에 적응해 방안을 천천히 둘러보니 다양한 문제로 보이는 것들이 마련돼 있고, 의미를 알 수 없던 단서들을 하나씩 조합해가자 방을 탈출할 수 있는 출구에 다다르게 된다.
이는 폐쇄된 공간에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해 해당 공간을 탈출하는 미스터리 어드벤처 장르 게임의 일반적인 구성이다. 이른바 방탈출 게임이라 불리는 이 장르는 자신의 두뇌를 테스트하고자 하는 게이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마니아층까지 형성될 정도로 깊은 매력을 자랑한다.
이 같은 매력 때문일까? PC나 모바일에서 즐기던 방탈출 장르의 게임이 현실에도 등장했다. 바로 오프라인 방탈출 카페라 불리는 새로운 놀이 공간이다. 강남, 홍대, 신촌, 대학로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에는 방탈출 카페라고 적혀진 배너 광고나 간판을 보지 못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성황이다.
오프라인 방탈출 카페는 방탈출 장르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는 현실에서 방탈출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영화, 밥, 커피로 이어지는 데이트가 식상한 연인들에게는 이색 데이트 장소로 인기를 몰고 있다. 이에 게임동아에서도 방탈출 게임의 재미를 오프라인으로 어떻게 옮겨냈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자 최근 방탈출 카페 마니아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비트포비아'를 찾았다. '비트포비아'는 2007년 일본과 헝가리에서 시작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는 오프라인 방탈출 게임으로, 최근 국내에도 다수의 매장이 들어서고 있다.
기자가 오프라인 방탈출 카페의 체험을 위해 방문한 곳은 최근 새롭게 오픈한 비트포비아 수원점이다. 경찰서 콘셉트로 꾸며진 실내에는 수갑이나 현상수배서, 유치장, 상황판과 같은 소품들이 구현돼 시선을 끌었고, 곳곳에는 깨알 같은 코믹 요소도 마련돼 있었다. 특히 소품들은 실제 제품 못지않은 높은 퀄리티를 자랑했으며, 체험을 위해 함께한 동료 기자의 경우 대기 공간에 마련된 수갑이 장난감인 줄 알고 대수롭지 여기다가 관계자가 풀어주기 전까지 살짝 고생했을 정도다.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수원점에는 4개의 방탈출 게임이 마련됐으며, 오프라인 방탈출 게임을 접해보지 못한 초보부터 정말 어려운 난이도의 방탈출 게임까지 마련됐다고 한다. 특히, 비트포비아의 경우 각 매장마다 마련된 게임이 모두 달라 오프라인 방탈출 게임 마니아의 경우 새로운 방탈출 게임을 즐기기 위해 곳곳에 마련된 매장을 넘나드는 이들도 존재할 정도라고 한다.
본격적인 체험에 앞서서는 방을 탈출하기에 앞서 관계자로부터 안전한 게임 이용에 대한 설명과 게임 진행에 대한 방식 소개를 받았다. 방탈출 게임의 특성상 밀폐된 공간에서 게임을 진행하다 보니 라이터와 같은 인화성 물질의 반입은 금지되며, 혹시 모를 안전 문제를 방지하고자 모든 게임을 진행하는 방 내부에는 CCTV와 소화기, 인터폰 등이 마련됐다. 문이 잠겨있는 공간에서 진행하는 방탈출 게임의 특성상 정전이나 비상상황에서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안전장치도 있었다.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방탈출 카페가 인기를 얻으며 많은 매장이 생겨나고 있지만, 안전에 대한 장치가 미흡한 매장도 더러 있으니 혹시 게임을 즐기러 갈 경우 이점에 유의하라고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오프라인 방탈출 카페는 일반적으로 2명에서 5명 정도 사이의 인원이 즐기기 적당하며, 대부분 예약제로 운영된다. 방을 탈출하는데 주어진 시간은 한 시간으로, 게임에 참여한 순간부터 한 시간 내에 자신이 두뇌를 풀 가동해 방을 탈출해야 한다. 게임을 즐기는 비용은 한 명당 2만 원 안팎으로 대부분의 방탈출 카페가 비슷한 수준의 요금을 책정하고 있다.
오프라인 방탈출 카페가 처음인 기자와 동료 기자는 입문자들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의 난이도의 게임을 추천받았으며, 눈을 안대로 가리고 탈출을 위해 두뇌 운동을 벌여야 하는 공간으로 입장했다. 입장 이후에는 특별한 음악이 흘러나오며 게임이 시작됐음을 알렸고, 안대를 벗는 순간 생각 이상으로 잘 구현된 소품의 세세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프라인 방탈출 게임의 특성상 방 내부에서 진행한 게임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할 수가 없고 사진도 첨부할 수 없지만, 들어간 순간부터 방안의 모든 사물을 탐색해야 하는 것은 물론 곳곳에 마련된 문제를 해결하며 방탈출에 근접할수록 PC나 모바일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다. 모든 문제는 방 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장치가 준비됐으며, 혹시 게임을 어떻게 풀어갈지 막혀있는 상황에서는 방 내에 마련된 인터폰으로 관리자에게 실시간으로 힌트도 요청할 수 있었다.
설명을 조금 덧붙이자면 방탈출 카페마다 규정이 다르지만, 기자가 체험한 매장의 경우 힌트 제공 횟수에 제한을 두고 있었다. 힌트에 제한을 두지 않는 방탈출 카페의 경우에는 탈출에 성공해도 일정 횟수 이상의 힌트를 사용했다면 탈출에 성공한 게이머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등의 방침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기자와 동료 기자의 경우 초반부터 힌트를 마구 쓰며 도전에 임했으나, 이외의 복병을 만나 무릎을 꿇고 결국 탈출에는 실패했다. 처음 도전해 방탈출에 성공하는 비율은 20~30% 정도라고 한다. 자세한 설명은 할 수 없으나 힌트를 조금 주자면 방 내부에는 게임과 상관 없는 물건의 경우 게임과 상관 없는 물건이라고 표시되어 있으니, 이를 제외하고 정말 모든 면을 살펴보길 바란다. 비록 탈출에는 실패했지만, 특별히 방탈출에 성공한 상황을 소개받았으며 실제 PC나 모바일에서 즐기던 방탈출 게임 못지않게 구성해 둔 장치들이 작동하는 모습을 보자 오프라인 방탈출 게임에서 탈출에 성공한 게이머들이 느낄 수 있는 재미와 기쁨이 일부 전해지는 듯했다.
체험 종료 이후에도 설명이 이어졌다. 기자가 체험한 방탈출 카페의 경우 방탈출에 성공한 이들에게 성공의 증표로 팔찌를 선물해주며, 각 매장과 방탈출 게임마다 다른 색의 팔찌가 마련되 이를 수집하러 다니는 방탈출 게임 헌터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이외에도 탈출에 성공한 것을 기념해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장소나 소품도 마련됐다. 아울러 더 나은 게임을 위해 별도의 설문지를 작성하기도 했다.
실제로 즐겨본 오프라인 방탈출 게임은 신선한 경험을 선사해주기에 충분했다. 동료 기자의 경우도 체험해본 방탈출 게임을 몰래 아내와 다시 방문해 자신의 '뇌섹남'의 매력을 자랑해볼까라는 의견을 던지기 했을 정도로 말이다. 밥이나 영화 그리고 커피가 식상한 연인이라면 또는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싶은 '썸' 타는 사이, 친구 또는 가족의 새로운 모습을 확인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오프라인 방탈출 카페에 한 번쯤 방문해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