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케이드 게임센터의 환골탈태..PC방을 넘는 독보적 진화 '놀랍네'
[게임동아 조학동 기자] 근 2~3년 사이에 일본의 아케이드 게임센터(오락실)에 가본 적이 있는 게이머라면, 국내와 북미 등 타 국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에 적잖이 놀랐을 수 있다.
PC 온라인 게임의 점층적인 보급, 파괴력 있는 모바일 게임의 습격 등 기존의 아케이드 게임센터를 위협하는 요소도 많고 매출도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일본의 아케이드 게임산업은 생존을 위해 독보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의 아케이드 게임센터가 전멸하면서 생명력이 끊겼다고 평가받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일본 시장의 변화는 큰 흥미로움을 자아내고 있다.
<전국을 거친 네트워크..국내 PC방 부럽지 않네>
일본 아케이드 게임센터의 가장 큰 변화점으로는 온라인의 연결을 꼽을 수 있다. 과거에 해당 센터에 찾아온 게이머들끼리만 서로 교류하며 대결을 펼쳤던 방식에서 벗어나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의 수많은 게이머들과 실시간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대전 게임의 경우는 동전을 넣으면 자동적으로 전국에서 혼자 즐기는 다른 게이머와 자동 연결되는데, 예를 들어 '철권'의 최신작을 하려고 자리에 앉으면 언제든지 상대가 부족하지 않게 대결을 할 수 있는 셈이다.
고수들이 많은 인기 게임센터의 경우는 '니코니코동화'와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연결되어 게임영상이 실시간으로 전국으로 방송되기도 한다. 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커뮤니티가 독자적으로 형성되는 점도 인상적이다.
네트워크의 연결 때문인지 게임의 형태도 극적으로 변화했다. 흡사 PC MMORPG의 레이드와 같은 형태로, 타 게이머와 함께 던전으로 들어가 힘을 합쳐서 보스 몬스터를 잡아내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넥슨의 '사이퍼즈'처럼 초능력을 가진 영웅들이 2대2 등 서로 팀을 짜고 대결을 펼치는 방식 등 기존의 아케이드 게임센터에서 보지 못했던 게임들이 센터의 중앙 자리를 가득 메꾸는 모습이 엿보였다.
<조작 체계의 변화.. 카드와 마우스 등 다양화와 거대화>
과거에는 왼쪽에 스틱, 오른쪽에 버튼으로 구성된 게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현재 일본의 아케이드 게임센터는 다양하고 독자적인 조작 방식을 채택한 게임들이 대거 등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카드를 활용한 방식인데, 카드를 판위에 전략적으로 배치하면 실제 게임에 캐릭터들이 배치되어 공격을 하는 식이다. 가챠 시스템과 같은 카드 뽑기 시스템과 플레이를 접목한 이런 형태는 지난 2005년에 등장한 '월드 클럽 챔피언 풋볼'이나 '삼국지대전'의 성공 이후 보편화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외에도 화면을 터치하여 즐기는 게임들도 있었고, 아예 한국의 PC방처럼 마우스와 키보드로 구성되어 있는 게임도 있었다. 실제 PC방처럼 기기 본체는 그대로 두고 게임만 갈아 끼울 수 있도록 변화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또 다른 형태로 흡사 체감형 놀이기구처럼 대형화된 모습도 엿보였다. 가정용과 모바일 등에서 체감할 수 없는 수준의 압도적인 화면 크기와 진동, 바람 등 4D 체감형 기기들이 늘어서는 등 차별화를 고려한 기기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취향에 맞는 게임 골라잡기..과금도 보다 쉽게>
또 하나 일본 아케이드 게임센터의 특징으로는 다양한 게임 중에 하나를 골라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SNK 네오지오(MVS) 게임의 경우 동전을 넣고 '사무라이쇼다운', '킹오브더파이터즈', '메탈슬러그' 등 다양한 게임중에 1개를 골라서 플레이할 수 있는 식으로 바뀌었다.
타입X 기판이나 최신 기판을 활용한 슈팅 게임 등도 이러한 선택적 방식을 활용하고 있었는데, '벌레공주'나 '이카루가' 등 수많은 게임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현지 직원에게 원리를 물어보니 동전을 넣으면 랜선을 통해 곧바로 해당 게임을 다운로드 받아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라는 설명이 돌아왔다.
이외에 과금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예전에는 100엔짜리 동전을 활용해 즐기는 게임이 대부분이었다면, 현재는 교통카드 등을 센서에 가져다 대면 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식 등으로 과금 체계의 개편이 있었다. 이처럼 일본 아케이드 게임센터는 다양한 변화점을 통해 타 국가와 달리 게임센터 시장의 쇄락이 매우 늦춰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일본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아케이드 게임의 종주국과 같은 모습으로 생존을 위한 다양화를 이뤄내고 있다. 향후에도 VR 등의 신기술이 도입되어 생명을 연장해가는 등 독자적인 트렌드를 일궈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