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준의 게임 히스토리] 10주년 맞은 NDC, 게임산업의 금기를 허물다

1996년 한국 게임 시장에 온라인게임이라는 장르의 신호탄을 쏜 넥슨의 바람의 나라가 서비스가 된지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역사를 지닌 한국의 게임 산업은 약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그 어떤 산업군 보다 빠르게 성장해 지난 2015년 해외 수출액 3조 4,154억에 이를 정도로 국가의 중추적인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 발전해 왔다.

이처럼 급속한 성장을 거둔 게임산업이지만, “과연 게임이라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 사람이 기획, 디자인, 개발까지 책임지는 과정 속에 개발된 게임이 상당했을 정도였으며, 모바일 게임이 대세로 자리잡은 2010년 이후에는 게임의 영역이 점차 복잡해지고 다양해져 기존의 시스템을 고수한 게임의 성공 사례가 확연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NDC 로고
NDC 로고

이렇듯 단순한 오락을 넘어 하나의 문화 활동으로 발전한 게임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고, 이에 2010년부터 게임업계에는 개발, 디자인, 사운드, 퍼블리싱, 경영에 이르기까지 서로간의 이해를 높이고, 경험을 공유하는 학술발표회 이른바 ‘컨퍼런스’가 게임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게 된다.

이번 히스토리의 주제인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이하 NDC)는 이렇듯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게임산업의 트렌드를 산업 종사자과 게임 꿈나무를 꿈꾸는 이들에게 다양한 주제로 게임의 키워드를 소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개발자 컨퍼런스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NDC는 프로그래밍, 비주얼아트와 사운드, 프로덕션, 사업마케팅과 경영관리에 이르기까지 국내 최고 수준의 강연이 열려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으며, 매년 꾸준히 세션을 확대해 현재 200여 명에 달하는 발표자들이 100여 개의 세션을 진행하기에 이를 정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국내 유수의 게임사들부터 블리자드 등의 해외 거대 게임사들까지 게임업계의 유명인사들이 참여한 거대 컨퍼런스로 자리잡은 ‘NDC’는 사실 넥슨 내부의 사내 정보 공유를 위해 진행되는 일종의 사내 미팅에서 시작됐다.

다수의 계열사와 수 많은 내부 개발팀을 지닌 넥슨은 각 팀 별로 서로간의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일종의 정보 공유 사내 행사를 진행했는데, 이 행사가 점차 확대된 것이 NDC의 시작이었다.

국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컨퍼런스 중 NDC가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바로 넥슨이라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업의 지원과 개발자들 간의 성역 없는 정보공유 세션 때문이었다.

사실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게임사 간의 교류는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 거의 진행되지 않았고, 한 회사의 핵심 개발자가 공식적으로 다른 회사에 방문하는 일은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였다.

하지만 NDC는 이러한 벽을 넘어 국내 유명 게임사들의 개발팀이 참가해 자신들의 노하우를 전달하고, 공유하는 일종의 정보 공유의 장으로 자리를 잡아나갔다. 물론, 이러한 과정 속에는 수많은 계열사들과 개발팀의 핵심 인재들의 강연을 적극적으로 후원해준 넥슨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NDC 강연자
NDC 강연자

역대 NDC의 시작을 연 기조 연설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본격적인 국제 컨퍼런스로 거듭나기 시작한 ‘NDC 2011’에서는 ‘SHARE’ 즉 공유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워 성역 없는 정보공유의 장을 만들기로 천명했다.

아울러 넥슨의 김동건 본부장, ‘록맨’의 아버지로 불리는 일본의 유명 개발자 이나후네 케이지 그리고 ‘바람의나라’, ‘리니지’를 개발한 국내 대표 개발자 엑스엘게임즈의 송재경 대표가 기조 강연자로 나서 구세대와 신세대 개발자의 현실과 게임의 글로벌 진출, MMORPG의 개발과정까지 다양한 주제로 강연을 진행해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또한. ‘GO together’를 슬로건으로 내건 NDC 2012에서는 임진록, 영웅의군단 등 패키지부터 온라인, 모바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 김태곤 전 엔도어즈 상무(현 엔드림 상무)가 기조 연설자로 나서 스마트폰 시대의 PC 온라인게임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NDC 13’에 이르러서는 게임 이외의 엔터테인먼트 영역에 까지 주제를 넓혀 식객, 관상, 타짜 등의 작품을 선보인 만화가 허영만과 넥슨의 서민 전 대표가 무대에 올라 게임의 미래에 대한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NDC 강연자
NDC 강연자

특히, ‘NDC 2014’에서는 한국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전길남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직접 인터넷의 시작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는 ‘Internet- Past and Future’ 강연을 진행해 현장을 방문한 게임 꿈나무들과 산업 종사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이러한 강연들 속에 NDC의 참가자들의 수는 매년 급증하여 2011년 7천여 명에서 2012년 1만 7천명, 2015년 1만 9천명에 이르고 있으며, NDC 2016에서는 최초로 참가자 2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NDC는 게임을 단순한 놀이로 취급하는 것에서 벗어나 보다 전문적이고, 복합적으로 게임을 다루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국내 최대의 게임 컨퍼런스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이제는 VR이라는 거대한 변화를 겪고 있는 게임산업. 이번 NDC 2016에서 급변하는 게임산업의 모습을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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