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벵거 감독의 보물 1호가 이거라면서요?"
[게임동아 조영준 기자] 전세계 축구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유로 2016이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스페인 무적함대의 몰락과 아이슬란드의 눈물겨운 분투, 그리고 개최국 프랑스를 꺾고 수 많은 예상을 뒤로한 채 우승을 차지하며 국가 창립 이래 최초의 유로 타이틀을 차지한 포르투갈의 기적적인 플레이까지 정말 볼 것도 많고 말도 많았던 대회였죠.(축구의 惡신 펠레가 직접 ‘포르투갈은 4강도 힘들다’는 발언을 해 우승을 예견하기도 했습니다.)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공개한 그리즈만의 공식 포스터, ‘앙다문 입이 귀엽다’>
이렇듯 큰 대회가 끝난 이후에는 큰 활약을 한 선수가 주목을 받고 또 스타로 떠오르기 마련인데요. 이번 대회에서 스타로 떠오른 선수는 바로 프랑스의 신예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이었습니다.
딱 봐도 프랑스 사람인 것 같은 이름을 지닌 ‘앙투안 그리즈만’은 이번 유로 2016에서 무려 6골을 넣어 프랑스를 이끌며 최고의 스타로 거듭났습니다. 유로 대회를 통해 세계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셈인데요, 그런데 이 ‘앙투안 그리즈만’의 성공을 이미 예견한 게임이 있다는게 믿기 시나요?
< 지금 이 순간에도 팬티를 뒤집어 입는 게이머들 속출!>
바로 ‘악마의 게임’, ‘유럽의 이혼제조기’로 불리는 풋볼매니저 시리즈(이하 FM)시리즈가 그 주인공입니다. 전세계 축구 선수들을 영입하고 이적시키며 팀을 운영하는 FM 시리즈는 실제 축구 선수들의 세밀한 데이터뿐만 아니라 아직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어린 선수들 즉 ‘유망주’의 스타성(이른바 ‘포텐’)을 미리 예견하는 게임으로도 명성이 자자합니다. 덕분에 현실 축구 감독들이 FM을 하면서 다음에 영입할 선수들을 고르는 것 같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죠. 특히 저렴한 가격으로 유망주를 사들이는 것으로 유명한 EPL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정말 의심이 갑니다.
< 아르센 벵거 감독의 보물 1호는 풋볼매니저? 물론 합성입니다.>
유로 2016에서 스타로 떠오른 1991년생 ‘앙투안 그리즈만’은 이미 2년 전 출시된 ‘FM 2014’에서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었습니다. 당시 스페인의 레알 소시에다드의 신예 축구 스타임에도 능력치가 거의 최고 급에 가까운 포텐을 지니고 있었죠.
< 그리즈만의 ㅎㄷㄷ 한 능력치, 22살에 주목!>
FM에서 포텐은 낮을수록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을 의미하는데요, -10포텐까지 존재하고, 포텐이 클 수록 성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FM 2016’을 플레이했던 게이머는 너나 할 것 없이 ‘그리즈만’을 영입하기 위해 빚을 내서라도 이적료를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 일단 지루형 방출 시키고… 내 위주로 팀을….>
재미있는 것은 게임 내 포텐 가능성이 높은 그리즈만 본인도 FM의 광팬이라는 점인데요. 실제 프랑스 축구 대표팀 유투브에서 그리즈만이 FM을 플레이 하는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팀은 아스날로 골랐고, 자신을 영입한 뒤 같은 축구 대표팀인 올리비에 지루를 팔아버리고 우승을 차지했다고 하네요 ^^
< 당장이라도 맨유를 깔 것 같은 저 당당함.>
같은 프랑스 뢰블레 군단의 일원인 미드필더 ‘폴 포크바’ 역시 FM에서 주목 받은 선수입니다. 2009년 맨유 유망주 였던 ‘포그바’는 이미 ‘FM 2010’에서부터 주목할 만한 유망주로 꼽히고 있었고, 포그바의 폭발로 리그를 우승했다는 게이머도 제법 많았을 정도로 잠재력이 남다른 선수였습니다.
< FM 2012의 포그바, 이미 피지컬은 완성되어 있다>
이후 ‘FM 2011’에서는 명실공히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만큼 덩달아 올라간 이적료였는데요. ‘FM 2012’부터는 거의 리그 최고 수준의 이적료와 연봉을 주지 않으면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그런 선수가 되어 버렸죠. 때문에 포그바의 팀인 유벤투스로 게임을 시작하는 게이머도 많을 정도였습니다.(사실 FM 마니아 중에는 세리아 A가 세계를 호령하던 시절 입덕.. 아니 플레이한 게이머가 많아서 유벤투스의 인지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 첼시의 주전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아자르!, ‘아지르’ 아닙니다 ‘아자르’ 입니다 >
이번 유로 대회에서 아쉽게 8강에 머무른 벨기에는 대표팀 연령이 평균 20대인 그야말로 황금 세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그 중심에 있는 미드필더 ‘에당 아자르’는 FM 게이머들에게 “무서우니까 영입해야 하는” 선수로 악명이 높았죠. 좌우 날개를 가리지 않고 미칠 듯한 질주로 수비 라인을 붕괴시키는 아자르의 플레이에 “저거 어떻게 막냐?”라는 질문이 계속 올라오고는 했습니다.
< FM 2015의 ‘아자르’, 왼쪽 라인을 붕괴시킬 저 엄청난 능력치에 주목>
때문에 당시 아자르 선수의 팀이었던 프랑스의 ‘릴 OSC’는 ‘FM 2010’에서 챔피언스 리그에 단골로 16강을 통과하는 팀이었습니다. 더욱이 스타 플레이어 치고는 저렴한 300억(..)이라는 이적료 때문에 맨유나, 맨시티 같은 부유한 구단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이적시장에 1순위로 뽑혔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첼시가 ‘아자르’의 영입을 발표했을 때 많은 게이머들이 “첼시 스카우터들이 FM 하는 것 아니냐?”라고 수근거리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기량이 많이 저하됐는데, 26살이 지나면 기량이 떨어진다는 FM 게이머들의 평가가 귀신 같이 맞아 떨어진 것도 함께 수근거림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 명실공히 아스날의 핵심 스트라이커로 군림하고 있는 산체스!>
지금은 세계 최고의 선수로 평가 받고 있고, 이번 코파아메리카에서 칠레의 2연속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아스날의 ‘알렉시스 센체스’도 이미 FM의 간택(?)을 받은 선수였습니다. ‘산체스’는 이탈리아의 축구팀 우디네세 시절부터 ‘FM 2008’ 최고의 유망주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성장이 빠를 뿐만 아니라 우디네세라는 중소팀에 있어 싸게 영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덕분에 일단 게임을 시작하면 무조건 우선 영입해야 하는 선수 1순위로 꼽혔습니다. 물론 자주 다치는 유리몸이라는 지적이 있기는 했지만, 일단 말도 안 되는 주력과 돌파력 그리고 높은 침착함으로 골을 넣는 능력은 그야말로 ‘저비용 고효율’의 대표 주자로 꼽히기에 충분했죠.
< 능력치를 최고로 올렸을 때의 산체스. 그냥 리그를 씹어먹는 수준이네요>
산체스는 실제로 어린 선수들을 영입해 팀을 꾸리길 좋아하는 ‘현실판 FM 감독’ 아스날의 뱅거 감독의 선택을 받아 높은 이적료로 아스날로 이적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그리고 여전히 클럽은 4강에 간신히 턱걸이 하고 있습니다. 국대에서는 아르헨을 두 번이나 꺾고 우승을 2회나 차지 했건만…)
< 이 환한 미소를 또 볼 수 있기를….>
마지막으로 포텐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바로 바로 우리 한국의 손흥민 선수입니다! 지난해 토트넘으로 2,200만 파운드(약 335억 원)에 이적한 손흥민 선수는 FM을 플레이 하는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명실공히 FM 최고의 유망주였습니다.
양 발을 자유자제로 쓰는 플레이와 높은 골 결정력 그리고 빠른 주력과 뛰어난 멘탈까지 유망주가 성장하기 위해 거의 모든 요소를 갖춘 손흥민 선수는 FM 2009부터 잘 키우면 반디스텔루이 급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 FM 2013의 손흥민 데이터. 떡밥 부터 남다르다>
물론, 현재는 토트넘으로 이적해 몸 값이 굉장히 비싸졌고, 군대(FM에서 한국 선수가 군대를 가면 그냥 없어집니다!! 2년 동안!!!)를 가야 한다는 문제도 있을 뿐더러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아 많은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와일드 카드로 뽑힌 손흥민 선수가 좋은 플레이를 펼쳐 이런 우려를 불식 시켜 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