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애니팡3, '퍼즐 게임의 진화..선데이토즈의 답은 신 기믹과 스토리'
국내에서 모바일 게임을 좀 해봤다 치고 '애니팡'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애니팡'과 '애니팡2'의 누적 다운로드 수를 합치면 자그마치 5천3백만 건을 넘어서고, 이번 '애니팡3' 출시 전에 사전 예약만 156만 명에 이르는 등 '애니팡' 브랜드의 강력함이란 더 강조할 필요가 없다.
때문에 '애니팡2' 이후 1년 반 만에 새로 등장한 '애니팡3'는 필자의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고 처음으로 다운로드 받아 실행하면서 격하게 해갈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 '아하 이런 것이었구나'. 이것이 선데이토즈의 이현우PD가 말한 해결책이구나. 라고 느꼈던 것이다.
< 선데이토즈의 진정한 첫 작품 같은 '애니팡3'>
사실 '애니팡'과 '애니팡2'을 두고 선데이토즈의 게임 기획력에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았다. '비쥬얼드'와 흡사한 '애니팡', '캔디크러시사가'와 흡사한 '애니팡2' 였기에 여기저기서 표절 시비에 휘말렸고 선데이토즈를 제대로 된 개발력이 있는 회사라 평가하는 이 역시 많지 않았다.
하지만 '애니팡3'로 넘어와서 이같은 평가는 다소 불식될 예정이다. '애니팡3'는 확실히 기존 작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만의 색깔을 갖추고 여러가지 창조적 시도를 해온 것이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는 '애니팡3'이 개발중이라는 말을 들었을때, 드래그 형 게임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을 했었다. '프렌즈팝' 식의 드래그 형태가 모바일 게임 퍼즐 시장에서 상당히 선전하고 있었기에 '애니팡3'의 개발 방향을 조심스럽게 그쪽으로 예상했던 것. 하지만 예상을 깨고 '애니팡3'는 동화 속 스토리의 접목과 창조적인 기믹을 들고 스테이지 진행 방식으로 시장에 나왔다.
'모방이 창조를 이뤄낸다'고 했던가..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여러 요소들이 섞여진 '애니팡3'를 보면서 선데이토즈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이제부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새로운 기믹과 스토리, 이것이 선데이토즈의 대답>
'애니팡3'는 세계 명작 동화와의 스토리 라인을 메인 테마로 하고 있다. 기존에 아무 감정이입 없이 무작정 스테이지를 클리어해나가는 건조한 플레이 패턴에 작은 파형을 하나 던진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초반 백설공주부터 주욱 플레이하면서 여전히 스토리에 푹 녹아들지 못하고 건조한 느낌을 받아 부족하다 느껴지긴 하지만, '애니팡3'의 주 고객층인 여성들, 특히 가정주부 이용자들에게 동화 속 내용을 진행하는 것은 유의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동화 속 한 조각씩 얻어가는 데에 대한 동기부여 역시 확실하고, 기존처럼 스테이지 반복이 아니라 테마를 바꿔가면서 오는 친근감도 묵직한 편이기 때문이다.
매 스테이지 별로 캐릭터가 길을 찾아간다는 시스템도 좋다. 회전 레이저포, 폭탄팡 등 기존의 퍼즐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다채로운 기믹들 역시 '애니팡3' 만의 아이덴티티를 살려준다. 한없이 어렵다가도 특수팡 들의 효과적인 사용을 깨닫게 되면 너무도 손쉽게 풀리는 스테이지들. 전략성과 흥미의 지속이라는 2가지 테마에다 묘한 카타르시스를, '애니팡3'는 지속적으로 던져주고 있다.
반면에, 시리즈가 가진 슬픈 속성인 '전문 조작성' 부분에서는 찬반양론이 있다. 신경 쓸 것이 더 많아진 팡 종류들. 특히 회전 레이저포의 타이밍은 주 타겟층인 주부 층이나 노년층에는 잘 맞지 않아 보인다. '어렵다'며 전작으로 회귀하는 어르신들을 많이 보았고, '오히려 타겟이 10대나 20대로 바뀐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 새로운 도전..과금 부분의 한계는 명확>
'애니팡3'가 대단히 잘 만든 게임이라는 부분에 대해 동의하지만, 유료 서비스로 기준을 바꿔보면 물음표가 생기는 부분이 있다.
초반 30스테이지까지는 전혀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100 스테이지 가까이 가면서 몇 번의 고비는 있었지만 과금의 필요가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인지 '애니팡3'는 출시와 동시에 앱 다운로드 1위와 함께 안드로이드와 애플 양 진영에서 인기 게임 1위를 석권했지만 반대로 매출은 49위에 첫 모습을 드러낼 정도로 크게 부각되는 편은 아니었다. 기존의 '애니팡2'가 인기순위 매출순위 모두 상위권에서 시작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여기에 과금 구조를 의식해서인지 '애니팡3'는 후반부 특정 스테이지에서 상당한 난이도가 존재하고, 이용자는 이 허들을 어떻게 넘느냐에 따라 지속적 진행이냐 과금이냐를 선택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어떻게든 매출이 발생시켜야 게임사도 살아남겠지만 과금 부분에 있어 조금 더 세련된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되물을 필요가 있다. 보스전 등 RPG 같은 측면을 도입했기에 그곳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든다.
현재 재미난 점은 '애니팡3'의 출시 후에도 '애니팡'과 '애니팡2'가 여전히 좋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차기작이 나오면 전작들이 훅 떨어지기 마련인데, '애니팡2'가 매출 20위권에서 잘 버텨주고 있는 것을 보고 '애니팡3'가 기존의 유저를 흡수하지 못한 건지, 새롭게 수요층을 늘린 건지 분석중이다.
'애니팡3'가 출시되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선데이토즈가 말하고 싶었던 퍼즐의 진화방법이 올바른 길이었는지 아직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다. 다만 '애니팡3'의 시스템상 후반부로 가야 매출이 발생한다는 부분에서는 어느정도 매출 순위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고, 혹 방향이 다르더라도 선데이토즈 측의 발빠른 대응으로 성공이냐 실패냐는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160스테이지 이후의 업데이트와 선데이토즈의 대응, 묵묵히 지켜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