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김용하PD의 모에론, 'VR을 만나 날개를 달다'
"모에는 모두의 마음 속에 있는 본능입니다."
지난 2014년에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스마일게이트의 김용하PD는 '모에'를 주제로 세션을 진행해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세션에서 김용하PD는 '모에'를 작은 몸집, 큰 눈, 장난기, 애교 등의 유아적 특징인 C회로를 통해 보호 본능을 유발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한 바 있으며, '왜 사람들이 만들어진 캐릭터에 대해 단순한 몰입 이상의 감정을 느끼는지'에 대해 통찰력있게 분석한 바 있다.
또 김용하PD는 단순히 귀여운 것 외에도 목도리, 큰 옷, 모자, 의상 등 분위기가 강조된 의상 등을 통해서도 모에성이 짙어질 수 있다고 봤으며, 모에에 대한 지속적인 자극은 더욱 높거나 새로운 자극을 원하게 하기 때문에 모에의 트랜드 역시 계속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러한 김용하PD의 모에론은 그가 개발한 국내 대표적 모에 게임인 '큐라레'에서 입증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가 개발한 '큐라레'는 카드 배틀 형태의 게임이 사그라들기 시작한 2년 전 모바일 시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고, 더 발전하여 현재 PS4 등 멀티플랫폼을 출시되어 시장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넥슨에서 내놓은 '모에'(마스터오브이터니티), 플레로게임즈에서 서비스하는 '여신의키스' 등으로 국내에는 분명히 모에 테마의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지역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일본에서는 휴대 게임기 PS비타를 통해 '모에로 크로니클' 등 모에를 테마로 한 다수의 게임 타이틀이 출시되면서 모에 시장을 견고하게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VR의 시장이 개화되면서 모에에 대한 가치가 파격적으로 치솟고 있다. 시장의 한 귀퉁이에서 일정 타겟층에게만 어필되던 모에 테마 게임이 VR 시장의 개화 이후 급속도로 몸값을 올리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일제히 VR과 관련한 '모에'에 주목하며 '모에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를 입증하는 것이 일본 남코에서 개발한 '썸머레슨'과 일루젼에서 개발한 'VR 그녀(카노죠)'다. 거의 100만 원 넘는 장비가 들어야 하는 VR 게임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썸머레슨'을 플레이해보고 싶다는 이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기라성 같은 게임들이 즐비한 PS VR 진영에서도 '썸머레슨'에 대한 관심도는 압도적인 수준이다.
완전 성인 게임을 지향하는 일루젼에서도 'VR 카노죠'를 발표하자 넷 상에서 난리가 났다. 이 두 작품 외에도 본격적으로 모에형 VR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 '그 반향이 엄청날 것이다.'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대다수다.
국내에서도 VR과 융합된 모에에 대한 움직임은 있다. '프린세스메이커' 등 모에를 테마로 한 VR 게임들이 개발되고 있고, '스매싱 더 배틀'을 개발한 1인 VR 게임 개발자 한대훈 씨도 차기 프로젝트로 'VR 연애 시뮬레이션' 장르를 검토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모에가 VR 시대에서 관심을 받는 이유로 VR이 한 걸음 캐릭터에게 더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극한의 현실감을 추구하는 VR의 특성상 모에가 더욱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VR과 모에를 융합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썸머레슨' 개발진도 몇 번의 강연을 통해 최적점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는 발표가 있었고, 실제로 개발자들 또한 모에 캐릭터를 VR을 통해 현실감있게 구현하는 부분에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큐라레' 이후 자체적으로 VR 모에 게임을 연구하고 있는 김용하 PD도 이러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용하 PD는 "틈틈이 VR 모에 게임의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는 중."이라며 "VR 환경에서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캐릭터 조형 요소의 고도화 뿐 아니라, 캐릭터성을 가진 애니메이션 표현과 반응 방식 구현이 더 중요한 부분이라 판단하여 중점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다." 라고 말했다.
한편, PS VR은 국내 출시와 동시에 매진이 됐으며, 남코의 '썸머레슨' 한글화 소식과 함께 국내 게임 시장은 한층 모에 게임에 대한 비중이 높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