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아톰이 없었다면, '아톰의 캐치캐치'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올해 모바일 MMORPG '검과마법 for Kakao(이하 검과마법)'를 선보이며 모바일게임 시장의 실력자로 부상한 룽투코리아가 검과마법의 뒤를 이을 야심작으로 '아톰의 캐치캐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게임은 80~90년대에 유년기를 보낸 게이머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인기 만화 캐릭터인 '아톰'과 그의 동생인 '아로미' 그리고 아톰의 캐릭터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테즈카 프로덕션의 또 다른 인기 캐릭터 '밀림의 왕자 레오' 등이 등장하는 모바일 수집형 RPG다.
룽투코리아는 추억의 만화 '우주소년 아톰'의 주제가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해 '아톰의 캐치캐치'의 TV 광고를 준비하기도 했으며, 오는 17일 막을 올리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에서 '아톰의 캐치캐치'는 당당히 룽투코리아가 준비한 전시의 주연을 차지할 전망이다. 룽투코리아가 '아톰의 캐치캐치'를 성공 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로 '아톰'의 추억을 간직한 게이머들 60만 명 이상이 사전예약에 몰리기도 했다.
이처럼 룽투코리아가 공을 들이고 있는 '아톰의 캐치캐치'는 지난달 31일 원스토어를 통해서 사전 오픈에 돌입했고, 기자도 많은 게이머와 함께 우주소년 아톰의 추억을 떠올리며 게임에 접속했다.
결과부터 말하면 사전 오픈을 통해 만나본 '아톰의 캐치캐치'는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히려 '아톰'이라는 이름이 없었다면, 그나마 평가가 나았을 듯하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단어의 조합이나 상품의 이름 등을 만들 때를 살펴보면 주로 앞에 있는 것이 핵심이다. 초코 우유가 초코 맛이 나는 우유이고, 전동 칫솔이 전동 기능이 있는 칫솔인 것처럼 제품의 핵심을 알려줄 수 있는 표현이 앞으로 온다.
하지만, '아톰의 캐치캐치'는 아톰은 들러리에 불과하고, 몬스터를 수집하는 것을 알리는 표현인 '캐치캐치'가 핵심이다. 게임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다양한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 '아톰'은 이름 모를 여러 주인공의 외형 중 하나일 뿐이다. 다른 외형의 캐릭터를 골라도 외형을 제외하면 '아톰'과 차이가 하나도 없다. 아톰이 등장해 그 밋밋한 특유의 몸매로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액션을 선사할 것이라고 기대한 게이머가 있다면 기대를 접어도 좋다. 푸른 하늘 저 멀리 힘차게 날아서 용감하게 싸우는 우주소년 '아톰'은 '아톰의 캐치캐치'에는 없다.
'아톰'이라는 캐릭터를 떼어놓고 보면 제법 즐길거리도 가득하고 아기자기한 그래픽도 장점이지만, 특별히 눈길을 끄는 부분이 없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게임은 다양한 몬스터를 수집하고 육성하는 것이 핵심으로, 시장에 유사한 게임들이 이미 출시됐고, 흥행을 기록한 작품도 있다. 서비스하는 입장에서도 몬스터를 수집하는 것 만으로는 차별화를 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더 '아톰'을 전면에 내세우게 됐다고 본다.
게임은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서 몬스터를 얻기도 하고, 뽑기를 통해서 몬스터를 얻을 수도 있다. 몬스터 육성방식은 도탑전기 스타일에 가까우며, 레벨과 별도로 친밀도를 올려 몬스터의 능력을 올릴 수도 있다. 친밀도와 레벨을 적당히 올리면 진화를 시켜서 더욱 강력한 몬스터로 육성할 수 있어 키우는 맛도 제법 있다.
여기에 몬스터별 속성에 따른 유불리 시스템, 몬스터의 인연 시스템, PvP 콘텐츠, 길드전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됐다. 게임 내 시스템 하나하나가 전투력을 올려주는 중국산 게임 특유의 꽉 들어찬 육성 콘텐츠도 건재하다. 이제는 익숙한 VIP 시스템이나 다양한 보상도 있다. 일반적인 중국산 모바일게임과 비교했을 때 완성도나 즐길거리 면에서 부족한 점은 없다. 마을 시스템이 구현돼 이 마을과 저 마을을 오가는 재미도 있다.
다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아톰의 캐치매치' 만의 차별화 포인트로 부각 돼야 했을 '아톰'이 그저 껍데기만 있는 들러리에 불과한 것이 더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테즈카 프로덕션과의 계약 이후 이미 있었던 수집형 RPG에 '아톰'의 이름을 빌리고자 급하게 아톰을 넣은 듯하다. '검과마법'이라는 모바일 MMORPG로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굵직한 활약을 보여준 룽투코리아가 전면에 내세운 야심작이라는 점에서도 더욱 아쉬운 모습이다.
하지만, 이미 사전 오픈에 돌입한 만큼 게임 내 콘텐츠나 시스템은 크게 변할 수 없을 것이고, 이 모습 그대로 구글 플레이 등에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아톰'이라는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으나, '아톰'이라는 캐릭터의 향기를 맡을 수 없기에 '아톰의 캐치캐치'가 가야할 여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