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록스타의 이야기를 찾기 위한 헤비메탈 영웅들의 모험기 '슈퍼 던전 브라더스'
게임명: 슈퍼 던전 브라더스
개발사: THQ 노비딕
유통사: 에이치투 인터랙티브
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4(PS4)
필자명: 구석지기
음악을 소재로 한 게임들은 대 부분은 음악 자체를 즐기는 일종의 '리듬 게임'이라는 장르를 띄고 있다. 춤을 따라 하는 동작인식 게임이나 아니면 내려오는 건반을 맞추는 클래식한 리듬 게임, 또는 특정 장르와 혼합된 방식의 형태들이 대 부분이다.
그래서 사실 '슈퍼 던전 브라더스'라는 PS4 독점 게임이 출시됐을 때 “뭔가 음악을 사용하는 리듬식 액션 게임인가”라는 생각부터 했다. 직접 게임을 해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음악을 장르가 아닌 게임의 소재로 해석한 이 게임은 자막 한글화돼 11월2일 정식 출시됐다.
슈퍼 던전 브라더스는 일명 '헤비메탈 영웅'인 액슬과 라스, 프레디, 오지가 록의 신이 내린 임무를 수행하며 오래 전 잊혀진 전설적인 록스타의 비밀을 찾아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연히 이름만 봐도 록을 즐겨 듣는 팬이라면 한 눈에 그들의 정체를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게임 속 캐릭터는 가십과 화제의 중심 '건스 앤 로지스'의 액슬 로즈와 전설이 되어 버린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 헤비메탈하면 떠오르는 메탈리카의 라스 울리히, 그리고 메탈음악의 대부로 불리는 블랙 사바스의 오지 오스본 등의 이름을 사용했다.
물론 그들의 외모는 저작권 때문에 사용이 어렵겠지만 게임 내에서는 나름 그들의 충실한 성격을 게임 곳곳에 반영하려고 노력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록과 메탈에 관심이 많은 유저들이라면 왠지 모르게 게임 속 주인공들의 독특함이 무엇 때문에 생긴 것인지 알 수 있다.
게임은 록 음악을 테마로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 '록하임'을 장악한 악마 군단을 물리치며 세계를 구원할 전설적인 록스타의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제목답게 이 게임은 지하 복합 던전 크립테임이나 맥주 공장 칠하임, 맹독성 식물이 가득한 정글 보그하임 등 다양한 던전으로 구성됐다.
이 던전들은 인기 게임 '디아블로3' 시리즈처럼 매번 플레이 할 때마다 무작위로 달라진 던전 구성을 게이머에게 선보인다. 던전 설계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 시스템 덕분에 게이머는 자신의 레벨, 파티 구성, 무기, 시간, 상황에 따라 완전히 다른 던전을 만날 수 있다.
아이템을 획득하고 강화하면서 캐릭터를 성장 시키고, 더욱 강한 적들과 싸우는 액션 RPG 특유의 재미는 충실하게 구현돼 있다. 초반에는 다소 어렵다는 느낌이 들고 좀 더 속도감이 빠른 전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는 중반만 가도 충분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화려해진다.
그리고 최대 4인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상황은 혼자서 게임을 즐길 때보다 완전히 다른 상황을 겪게 해준다. 의외로 이 부분은 박진감이 넘친다. 적의 수와 화면 가득한 적들의 장거리 공격 (화살이나 투척 무기) 속을 폴짝 뛰어다니며 피하는 재미는 꽤나 신선하면서도 스릴 넘쳤다.
게임 내 캐릭터는 검과 석궁, 망치, 지팡이 등으로 직업을 구분해 공격 및 스킬을 쓸 수 있다.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액션 자체가 간단하고 성장에 따라 획득하는 다양한 버프 스킬 기능으로 가볍게 즐기는 액션의 재미는 누구나 손쉽고 즐겁게 느끼는 것이 가능했다.
특히 협동을 요구하는 과정은 꽤나 즐겁다. 동료와 합체(?)해서 난사 공격을 쏟아내거나 4명이 서로의 머리에 올라탄 후 점프해서 던지고, 다시 점프해서 던지는 식으로 먼 거리의 도착지에 도착하는 것도 된다. 던전은 이런 요소들을 다양하게 배치해 파고드는 재미를 잘 살려준다.
여기에 주변 환경을 활용해서 적을 격파하는 준 퍼즐식 요소도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로 생각됐다. 간단한 퍼즐을 풀면 아군, 적군 가리지 않고 데미지를 주는 함정이 발동되거나 특정 버프 등을 획득할 수 있다.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찾을 수 있는 중심 임무와 부가 임무는 무기 구매와 액션 중심의 이 게임에서는 큰 역할을 하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소소한 재미, 목적을 주는 양념 역할 면에서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일, 주간 던전은 특별히 더 좋은 보상을 준다. 물론 초반에는 높은 난이도 때문에 쉽게 선택할 수 없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어려운 임무를 깨기 위한 '반복' 플레이 구간으로 충실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여기서 나오는 다양한 전리품과 보상은 게임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좋은 요소다.
게임 자체는 나쁘지 않다. 특히 친구 또는 가족과 함께 즐길 때 재미는 좋다. 하지만 혼자서 즐길 때 이 게임의 재미는 기대보다 조금 많이 부족하다. 귀를 즐겁게 해주는 멋진 사운드 트랙과 독특한 캐릭터들의 입담, 그리고 풍성한 탐험 요소가 존재하지만 혼자 할 땐 맛이 나지 않는다.
혼자 게임을 하는 동안 캐릭터들의 움직임은 너무 느리고 답답하다. 그리고 초반부터 쏟아지듯 나오는 중, 장거리 적들은 화면 가득 탄막을 형성하듯 느린 장거리 공격을 뿌려놓는다. 물론 스킬이나 특정 요소로 없앨 수 있지만 액션성 체험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느낌이다.
그리 큰 매력을 느낄 수 없는 아쉬운 그래픽 수준이나 허공에 휘두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어색한 타격감, 그리고 가끔 과하다는 느낌이 드는 필드 퍼즐 등은 단점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즐길 사람들만 충분하다면 슈퍼 던전 브라더스는 눈과 귀, 손을 즐겁게 만들어줄 좋은 게임이라고 본다.